• [책을보며 나를본다] 멋진 신세계 2020.02.10 PM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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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나같은 반골 기질이 충만한 놈이라고 해도, 많은 사람들이 재밌다 재밌다 명작이다 

이런 소리를 하면 한번은 관심이 더 가게 된다. 근데 이 책은 뭐 한번 두번 접한것도 아니고 

정말 여러번 반복해서 다양한 경로로 최근 2개월 사이에 내게 너무 많이 다가왔다 

마치 세상이 읽어봐. 읽어봐. 아직 안읽어봤어? 한번 읽어 보지? 읽어보라고!!! 읽으란말이야!!! 

라는 정도의 느낌. 

 

책읽어드립니다 로 시작해서 여기저기서 본 명대사 나는 불행할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한다

에서부터 최근에 읽은 책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도 이 책을 소개한다. 21세기 

제언에서 봤나? 이 책을 철학적으로 완벽한 책이라고 소개를 했는데 이부분에선 내가 음...

동의하긴 어렵다. 아니다 뭐 철학적으로는 완벽한 책일 수 있겠지. 철학적으로는 완벽 할 

수 있겠지만 다른 부분이 내겐 완벽하지 않아 그런 철학적인 메세지를 이해할 수 없는걸지도. 

 

디스토피아 소설 3대장이라고 하면 멋진 신세계, 1984, 우리들 세 권을 보통 이야기 하는데 

우리들은 내가 아직 읽어보지 못했으니 제외하고, 1984와 비교하게 되는데... 1984와 비교하면

굉장히 내가 공감하기 어렵다는 느낌? 그 설정 자체를 내가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과학이 

발전해서 뭐 난자 하나에서 96명의 생명이 태어난다거나 각 계급별로 인간을 태어나게 하는 

과정에서부터 생리조절과 인공적인 영양 조절을 통해 철저한 계급 사회를 만들고 심지어 각 

계급이 각자의 계급에 만족하게 하는 설정 모두 감탄할 만 했다. 내가 와닿지 않는 부분은 

그 부분,... 다른 사람을 오래 만나는 그런 개인적잉 애정이 없는 사회. 다른 사람은 오직 

사회가 돌아가는 부품이나 가벼운 만남의 상대, 정욕을 풀기위한 도구로만 존재하는 사회 

그 부분 때문에 내가 소설에 몰입하는데 굉장한 방해가 됐다. 책의 핵심적인 부분이기도 했고.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적절한... 아주 적절한 세뇌를 한다고 해도 사람이 그렇게 다른사람을 

갈망하지 않을 수 있을까? 누군가와 함께 있다보면 당연히 그 누군가와 오래 함꼐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 이 사회는 출산과 가족을 이루는 모든 개념이 절제되어있는 사회지만 

그렇다고 해서 순수하게 사람을 좋아하는 감정 자체를 그렇게 절제.. 라기보다는 그 감정 자체를 

사람에게서 적출 해 낼수 있는 것인가? 에 대해 굉장히....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이런 설정에 동의하거나 공감하기 어려운 것과는 별개로, 나는 이 멋진 신세계에서는 한번쯤 

살아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아마 꽤 잘 살 거다. 나를 위한 세계라고 생각할 정도로. 그 세계에는

책임도 절제도 없다. 불만족이라는 개념이 없다. 실제로 누군가를 좋아하고 함께하고 싶은 마음 

자체를 그렇게 적출 해 낼수 있다면 그런 세상에 사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개인의 직업에 만족하고, 개인의 삶에 불만을 가지지 않는 사회, 개인에게 꽤 만족스러운 삶이 

제공되며 작품의 밖에서 보는 우리가 보기엔 그들은 그리 자유롭지 않지만, 작품의 안에서 사는 

사람은 자유롭지 않다는 자각조차 없는 세계. 개인은 정치적, 사회적인 고민을 할 필요조차 없고 

그저 오늘은 누구랑 자지? 잘 상대도 어렵지 않게 고를수 있는 그런 세계. 철저하게 그런 세계 

안에서 사는 사람이, 그 세계 안에서 만족스럽게 사는 사람이 삶에 별 불만이 없이 개인의 직업에 

개인의 삶에 개인이 누릴 수 있는 것에 만족하는 사람이, 개인들이 누리는 것 외에는 아예 존재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불행함이라는 개념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이 과연 불쌍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생활이 안정되고 질병도 없는, 개인의 성취에 만족하고 본인의 계급에 만족하며 다른 계급을 적당리

무시할수 있는 사회. 나는 아마 꽤 잘 살거다. 사회가 준비해놓은 틀에 맞추어. 

 

 주인공은 이런 세계에 맞서서 불행할 권리를 주장한다. 이 주인공과 총통이 나누는 대화가 이 소설의

핵심 내용이고 클라이막스인데, 주인공은 계속 오셀로나 세익스피어, 성경등을 인용하며 대화를 

한다. 그런 문장들은 훌륭하더하도, 그 주인공의 대사들에 내가 너무 공감을 못하겠는거다 이게. 

내가 세익스피어를 보지 않아서 그런건지, 아니면 1940년대의 감성에 공감을 못하는건지는  

나는 이미 마음 속으로는 어느 정도 총통의 편을 들고 있어서 그런건지 몰라도 주인공의 대사들이 

뜬구름 잡는 이야기들처럼 들리고, 그 대사들이 내 안에서 전혀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그리고 주인공은 결국 그 불행할 권리를 주장하며 이 만들어진 세계에서 탈락한다. 자신의 의지로. 

 

 내가 도덕적으로, 철학적으로 굉장히 망가진 사람이라 이렇게 생각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내 최근의 결핍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는 것 인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이 책은 그냥... 그저그런 

공감하기 어려운 소설 중의 하나로 남을 것 같다. 그냥 읽으면서 플룻만 따라가는 그저그런 

소설들과는 다르게 생각할 것은 많이 던져주었지만... ㅎㅎ

철학적인 메세지를 담고 있는 것은 잘 알겠으나, 소설의 재미나 몰입감 등으로는 그리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댓글 : 4 개
아,,, 난 썩었어,,, 성인웹툰을 떠올렸어,,ㅠㅠ 제목이 똑같아..
ㅋㅋㅋㅋㅋㅋ 그런가요 ㅋㅋㅋㅋ
저도 1984랑 멋진 신세계 참 좋아하는데 디스토피아 좋아하시는분들은 만약 안읽으셨다면 화씨 451이랑 맥카시에 더 로드도 강추합니다!
특별히 좋아하는 장르는 아니지만, 일단 메모해 놓겠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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