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20.07.11 AM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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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믿지 못했다. 

아니 이사람이 왜? 

죽을 이유가 없는 사람인데 왜? 

그리고 연이어 날아오는 찌라시들 

시신발견, 성추행 고발 

시신이 발견됐다는 이야기는 곧 루머로 밝혀졌지만 

성추행 고발건을 듣고나서는 그냥... 알았다. 

이미 죽었겠구나 

 

그의 죽음으로 인한 공소권없음으로 사건은 종결되었으나 

사건과 별개로... 이쪽의 도덕성에 흠결을 낼 목적으로 

그의 무덤은 파헤쳐지며 여러번 언급될거라 생각한다. 

지금 현 상황에서 고발내용에 대해

사실일거라고 생각하냐 아니라고 생각하냐... 고 내게 묻는다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사실이니까 죽었을거라고. 

 

언론의 얘기를 굉장히 믿지 않는 편이지만, 

여러번 반복됐고 오래됐다는 얘기도 믿는다. 

안희정 때와는 달리... 사랑했냐 안했냐 다툴 여지가 없었을거라고 생각한다. 

사실이니까 그런 선택을 했겠지. 저쪽 자들과는 다르게 사람이니까. 부끄러우니까. 

 

그러나.... 참 아쉽다. 

왜 죽기까지 해야 했을까. 

왜 죽어야만 했을까. 

왜 이쪽 사람들은 문제가 생기면 그냥 죽고 보는 사람이 있는걸까. 

노회찬이 진하게 오버랩된다. 

결은 많이 다르지만 안희정도. 

(난 그 모든 사건을 지나고 난 뒤에도 안희정을지지하고, 

지금도 위력에 의한 성폭력은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그를 참 많은 사람들이 쉽게 비난하고 있다. 

평소의 사상을 단 몇 줄의 댓글만으로 알 수는 없지만 참 많은 사람들이 그를.. 비난한다. 

그의 죽음을 그런 자들은 마치 잘 걸렸다는듯이 조리돌림하며 

그의 삶 전체를 깍아내리고 그의 인격, 그의 가족을 모욕하고 있다. 

나 개인적으로는 그런자들에게 품격있게 대응하기는 어려워 그저 눈을 돌리고 만다.  

 

공과 과가 갈리지 않고 인생 모든일에 잘한사람, 잘못한사람이 존재할 수 있겠냐만은 

고발건이 사실이든 사실이 아니든 이 잘못 하나를 가지고 

그의 삶 전체가 무의미했다고말하거나 인격적으로 모독하는 말들은 

반대의 경우를 적용해보면 얼마나 어이없는 말인지 쉽게 알 수 있다. 

평생을 손가락질 받으며 살다가도 말년에 개과천선하여 살았다고 하여 

그런 삶을 본받을만하다거나 의미있는 삶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니. 


일단... 지금까지는 고발한 분이 언론등에

고발한 부분에 대해 가타부타 말씀하지 않는부분에... 작은 감사함을 느낀다. 

지금 신원을 밝히며 인터뷰라도 하면 정말 큰 돈 떙길수도 있을텐데. 


그는 내가 딱히 지지하지는 않는 사람이었다. 

경선에서 이기고 내 표를 받을 기회가 되면 당연히 한 표 주겠으나 

표를 주겠냐 안주겠냐의 차원이 아니라 

좋아하냐 좋아하지않냐 물으면 그를 좋아하지 않는 편에 가까웠다. 

인터넷에서 흔히 쓰이던 그의 짤들을 보고 웃은적은 많았으나 

정치적인 행보나 언행은 내가 좋아하긴 어려웠다. 

 

털어서 먼지 하나 나오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은 

그는 참 먼지 안나오는 사람이었다. 

한번도 하기 힘든 서울시장을 세번이나 할 만큼. 

야인에 가깝던 그가 안철수의 양보를 받고 서울시장에 당선될 때 

이렇게 오래 서울시장을 할 것이나 

몇년째 대선주자 순위에 꾸준히 이름을 올릴거라 예상한사람은 거의 없을거다. 

그는 청렴함과 행정력을 기반으로, 

입문한 첫 시기 외에는 지금 자리를 온전히 자신만의 힘으로 이뤄냈다. 

 

이런 일이 있고 나서야 다시 알려진 사실이지만, 

굉장히 아이러니 하게도 그는 국내 첫 직장내 성희롱 사건의 변호사였다.  

시정에서도 여성정책을 강조하며 구체적인 개별 정책에 별 관심없는 나도 아는 

몇 개의 정책을 추진하며 여성인권을 강조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마.... 자신의 행동을 잘 알고 있었을 거다.

나도 딱히 도덕적으로 사는 것은 아니지만 

앎이란 것에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댓글 : 2 개
엊그제 저녁 6시쯤? 처음 실종 접수되었다는 뉴스보고 '설마 미투사건?' 이란 생각을 했어요.아무리 생각해도 정치적으로는 이슈를 찾기 힘들었거든요. 몇 안되는 좋아하는 공직자였는데... 무책임하다 생각도 들고 안타깝기도 하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Durak
  • 2020/07/11 AM 10:43
죽을 것 까지는 없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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