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보며 나를본다] 역사의 쓸모2020.08.22 AM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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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디북스로 읽음.


학교다닐 때 역사를 좋아한 사람은 몇 없을 거다. 나도 꽤 싫어하는 과목이었다. 나는 거의 모든 과목을 싫어해긴 했지만. 똑같은 내용을 배우더라도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들은 정말 어쩜 이럴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신기하게 재미없었다. 내가하는 말들은 모두 핑계에 불과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내 때 학교에서 가르치던 방식은 죽은 지식들을 학생들에게 그저 주입시키는 방식이었던 것 같다. 간혹 그렇지 않은 선생님들도 있긴 했지만. 국사 시간에 졸지 않는 것은 학창시절 전체를 더듬어 봐도 모두 힘들었고, 국사같은 과목은 학교에서 선생님 수업을 듣는 것 보다 나중에 문제집같은것을 보고 중요한 내용들만 슥슥 풀어보며 설명 읽어보는것이 더 경제적으로 시간을 쓸 수 있는 방법이었다. 물론 나는 그런 공부도 하지 않았었지만. 국사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예쁜선생님이 담당하실 때 말고는 전혀 내 관심사가 아니었다. 모든 학생들이 좋아하던 선생님이 담당하실 때 말고는. 


꿈은 동사여야 한다. 최태성이 이 책에서 한 말이고 굉장히 공감되었다. 나는 평소에도 꿈은 직업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문장을 훨씬 세련되고 압축적으로 설명한 문장이 저 것이라고 생각한다. 꿈은 동사여야한다. 판사가 될 것이다 검사가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판검사중에는 우병우도 있고, 전광훈을 풀어준 판사도있다. 꿈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여야 한다. 꿈은 직업이 아니라,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겠다는 것이어야 한다. 이 책에서 조국이라는 단어가 참 많이도 등장하고, 작가에게 그런 의도가 있던 없던 간에 조국이라는 단어가 나에겐 하나의 ‘명사’라기보다는 ‘동사’에 가깝게 느껴지는 것 처럼. 


 학교에서 배우는 국사는 동사보다는 명사에 치중되어있다. 시험을 보려면 어쩔 수 없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학생들이 역사는 지루하고 따분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당연할 수 있다. 태정태세문단세 예성연중인명선... 을 끝까지 외지 못하는 고등학생은 많지 않겠지만 역사에서 중요한 것은 순간이 아니라 흐름이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역사는, 적어도 내 때에는 순간순간에 맞추어 예송논쟁이 왜 발생했느냐, 동인과 서인이 왜 발생했느냐가 아닌 그 사건들에 대해서만 수박 겉핥듯 스쳐 지나가다보니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에 관심을 가지기가 어렵다. 신라가 나당 연합을 결성한 이유, 약체였던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고 당나라까지 밀어낸 흐름보다는 그저 사건에만 집중한 교육들. 그 둘 사이의 간극을 메워주는 훌륭한 책이다. 흥미 위주로도, 교육적으로도 아주 훌륭한 책. 

댓글 : 2 개
고등학교 은사님이네요. 같이 금강산관광 아직 열려있을때 같이 다녀옴. 실제로 진중하면서 유쾌하신 분. 같이 여행가면 계획도 짜주시고 운전에 가이드 역할까지 해주셨음. 바다도 같이 감.
굉장히 즐거운 여행이셨겠군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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