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언가의 리뷰] 히든 피겨스 2021.04.15 AM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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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봉 당시 굉장히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개봉 당시엔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이런 저런 핑계로 보러 가지 못했고 바로 몇일 전에 넷플릭스에 업데이트가 돼서 업데이트가 된걸 확인한 당일에 봤다. 선잠을 자고 난 직후 새벽에 보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잔잔한 이야기를 보다 보면 잠이 들만 한데도 잠들지 않고 끝까지 한번에 봤다. 굉장히 좋아하는 배우인 짐 파슨스(빅뱅이론의 쉘든)가 나오기도 하고, 소재 자체도 굉장히 와 닿아서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었는데... 역시 넷플릭스는 최고다. 얼마 전에 본 '42'도 그렇고 이런 차별에 관한 영화들은 내가 겪어본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뭔가 가슴을 울리게 하는 뭔가가 있다. 이 영화는 42만큼 격정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지만, 42보다 더 열정적일수도 있는 이야기다. 


 미국과 소련이 우주 경쟁을 한창 하던 시기, 그 중에도 초기 미국이 소련에 뒤쳐지던 시기. 아직 달에 사람을 보내지 못하던 시기의 나사에 관련된 이야기라 전체적인 분위기 자체는 어느정도 다운된 톤으로 진행된다. 이야기의 말미에 원하던 것에 성공하긴 하지만 그 성공한 시점을 기준으로 봐도 소련과의 경쟁에선 지고있는 중이니까. 그런 환경에서 재능있는 흑인인 여성 세 명이 고군분투 하는 이야기다. 나사같은 엘리트 조직에서 두 가지 차별적인 요소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 '흑인'과 '여성'. 요즘으로 따지면... 성소수자면서 장애인인 주인공 정도 되려나. 성소수자는 일부러 알리고 다니지 않는 한 겉으로 표시가 잘 안 나니까... 뭐가 적절한 예가 뭐가 있으려나... 걸스캔두애니씽이란 프린팅이 된 티를 입고 숏컷을 한 여자 정도...가 예로 비슷하나... 그렇다고 보기엔 그것은 또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저것에 비교하긴 애매하고... 흠. 이 주제는 여기서 패스.  


 이야기 내내 참... 이런것까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꼼꼼하게 차별을 한다. 씁쓸하다. 이야기 내에서 같은 흑인들을 제외하면 공정한 눈으로 주인공들을 바라보는 사람은 몇명 되지 않는다. 비중있는 사람들로 따지면 두 명 정도일까. 지금이라면 당연할 승진, 유색인종 전용 화장실, 정말 어이없는 커피포트, 유색인종 전용 섹션이 있는 도서관, 유색인종은 들어갈수 있는 학교, 업무상 매우 관련 있는 자리의 출입권한에서부터 분리된 버스 자리까지... 정말 작은것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에서부터 그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하는 아주 작은 소품하나에까지 차별을 해 댄다. 그러나 이런 영화의 주인공들이 으레 그렇듯이 그런 역경들을 이겨내고 결국엔 원하는 바를 이루어 낸다. 못 했으면 영화로 만들어지진 못 했겠지... 짐 파슨스같은 좋아하는 배우와 커스틴 던스트같은 반가운 배우들이 선한역으로 나오지 않아 섭섭했지만... 커스틴 던스트는 왠지 꽤... 그런 재수없는 역이 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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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들의 능력이 너무나 출중했던 탓일까 아니면 의도적으로 다소 가볍게 그리려 했던 것일까. 그들의 겪어야 했던 성차별, 인종차별적인 이슈는 그리 크게 보이지 않는다는게 영화의 문제라면 문제랄까. 세상의 수많은 다른 요소들, 심지어는 그들과 아주 가까운 사람들조차도 그들의 성공을 바라지 않는 듯 원래의 자리로 끌어 내리려 하지만 그녀들은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존재감을 뿜뿜하며 앞에 펼쳐진 시련들을 그리 많이 어려워보이지는 않게 부숴 나간다. 주인공이 셋이라 이야기를 분산시키기 위해서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을지도. 


그래서 그랬을까, 기승전결이 바라던것보다는 조금 뚜렷하지 못했다는 것을 제외하면 흠잡을 데 없는 영화였다. 배우들 연기도 좋았고, 영상미도, 무겁게 표현되지 않은 이야기도 아쉽긴 했지만 되려 좋았다. 그런데 흑인들의 원래 체형이 그런건지, 그때엔 일부러 그렇게 하고 다녀서 고증에 신경을 쓴 건지는 몰라도 여성들의 가슴과 엉덩이 부분이 조금 과장됐다 싶을 정도로 굉장히 존재감을 뿜뿜하는데, 영화에 성적인 흥분을 불러 일으키는 사람은 없었지만 여튼 나쁘지 않고 좋았다. 굉장히 탄력있고 찰져 보여서 스팽정도는 해보고 싶은 그런 빵디. 


여튼, 때려 부수고 하는 히어로물보다 이게 훨씬 더 오락영화에 가까울 듯 싶다.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볼 수 있다. 얼마 전에 원더우먼도 봤는데 진짜 형편없어서 실소를 여러번 하면서 봤거든... 

댓글 : 6 개
영화 처음 나올떄 주인공을 백인에서 흑인으로 세탁한다든지 PC가 묻었네 뭐네 해서 걱정 많았는데
막상 영화 보고 나면 나사 팀장(케빈코스트너)이 능력만을 보고 남녀 차별 없이 대하고 흑인 차별에 대해서 걍 깨부수는 겁나 진취적이고 개방적인 상사로 나와서 그간 걱정거리 다날려버리고 소문보다 볼만한 영화였어서 좋았죠
그 역이 굉장히 좋았어요 ㅎㅎㅎ
초반에 화장실 에피소드 부분이 엄청 기억에 남네요.
전 커피포트.... ㅎㅎ
그린북도 한번 보세요.. 영화 정말 재미있어요
진짜 잼있죠..말씀하신 모든 부분에 공감합니다.
특히 케빈 코스트너가 화장실 간판 부수면서 우린 나사라고 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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