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보며 나를본다] 용의자X의 헌신 2021.06.01 AM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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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일 새벽에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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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추장거리는 겉표지는 바로 벗겨버리시고... 읽은 책 중엔 겉표지나 띠지가 남아있는 책이 없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용의자 X의 헌신. 녹나무의 파수꾼, 나미야 잡화점에 이어 세 번째로 나에게 온 그의 책이다. 소설책을 그리 즐겨읽지 않는 나... 지만 그의 책들은 언제나 굉장한 흡인력을 보여주며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든다. 책을 읽은 순서가 조금 헷갈리는데, 그의 책 중에 녹나무의 파수꾼을 처음으로 읽었었나... 녹나무의 파수꾼이 내게 오게 된 그 우연한 계기에 감사하게 된다. 동명으로 영상화도 되었고, 대충 보니 한 중 일 3국에서 모두 영화화가 되었다고 하는데, 일본판이 가장 재미있다고 하니 언젠가 넷플릭스에 올라오면 한 번은 볼 듯... 글 쓰면서 찾아보니 한국과 중국판만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다. 일본판을 보고 싶은데... 그 와중에 얀센 백신 예약 왜 안되냐.. 서버 터졌나.... 인증이 안되네 - _ -... 


 녹나무의 파수꾼을 읽을 때에도 느꼈는데(나미야 잡화점도 이럴까 싶지만 그 책은 전자책으로 읽음) 종이가 꽤 까칠하고 가볍다. 까칠하려고 가벼운 것인가 가벼우려다 보니 까칠해진 것인가. 아니면 책의 원가를 낮추려다 보니 까칠하고 가벼워진 것인가. 어느 쪽이든 종이의 질 자체가 그리 만족스럽진 않다. 거의 외국 책들의 그... 갱지 비슷한 느낌. 녹나무를 읽을 떄엔 종이에 돌가루를 섞은 것인가 했었는데, 그냥 단가를 낮추려고 한 것 같다. 이 책의 제본 방식인 양장본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생각해 보니 녹나무의 파수꾼도 하드커버였군. 난 하드커버보다는 (이렇게 부르는 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소프트커버 쪽이 좋다. 들고 읽기도 편하고 양장본은 오래 보관하면 책이 좀 주저 않는다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이 있어서 선호하지 않는다. 책장에 꽂혀있을 때 기깔나긴 하지만 그뿐. 내가 느끼기엔 그 외에 거의 모든 점에서 양장본의 매력을 느끼지는 못하고 있다. 애초에 기깔내는게 목적이라면 확 돈을 써서 가죽 표지로 해달란 말이지... 어차피 책값 말도안되게 비싼 거 몇천원 비싸진다고 티도 안날 테니까. 책 사면서 가격표 안 보고 산다는 마리야.... - _ -.... 


책 내용으로 돌아와서, 이 책을 어떤 장르라고 해야 할지 조금 헷갈린다. 추리소설이라고는 하는데 나에겐 그리 추리 소설로 와닿진 않는다는 말이지.. 마지막 반전이 굉장히 짜릿하긴 했지만 책의 전체에서 오는 분위기는... 로맨스 소설...이라기엔 또 좀 애매하긴 하지.... 어느 정도 초현실적인 이야기가 들어가는 내가 읽은 그의 다른 이야기들 과는 달리 현실에서 있을 수 없는 소재는 일절 들어가지 않아 더 좋았다. 물론 그의 에전 책들도 매우 매우 좋았지만, 이 책은 그런 이유로 더 좋았다는 이야기. 추리의 난이도 자체는 그리 높지 않고 복선도 앞에서 꽤 많이 깔아 놓지만, 추리의 난도 나 트릭 같은 것보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책 제목처럼 주인공의 헌신이다. 무조건적인 헌신. 이렇게까지 할 수 있구나 하는 헌신. 아름다울 정도의 헌신. 살인을 소재로 한 이야기이지만 어떤 이야기보다도 더 따뜻한 이야기. 논리와 숫자로 세상을 보던 주인공들의 논리와 숫자로는 계산할수 없는 감정에 대한 이야기. 


아홉시 언저리에 펼친 책을 세 시간여에 걸쳐 완전히 집중해서 다 읽었다. 다른 소설을 읽을 때엔 이 정도로 집중해서 읽진 못하는데.. 이 작가의 책들은 감정묘사도, 상황이나 인물의 생김새 묘사가 과하지 않고, 오로지 담백하게 이야기만 풀어 내려가는데 어떻게 이렇게 분량을 뽑는 건지도 신기하다. 책 전체에 걸쳐 이야기가 루즈하다거나 읽기 힘들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아예 없다. 정말 음... 완벽한 소설책을 읽은 듯한 느낌. 책을 한 번도 놓지 않고 한 번에 읽은 책은 참 오랜만이다. 작가의 다른 책들... 옛날에 내가 죽은 집이라던가... 하는 책들도 읽어보고 싶다. 종이의 질이 나쁘지 않길 바란다... 아예 전자책으로 그냥 읽어버릴까. 그리고 얀센 예약에 성공했다 6월 10일 오전 9시... 그날 연차를 내야 하려나. 서버가 맛이 간 게 아니라 서버는 정상이었지만, iOS와의 호환성에 문제가 있었다. 핸드폰으로 본인인증을 해야 하는데 내가 가진 기기 3종...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에서 모두 안 되길래, 사무실 컴에 원격접속해서 IE로 진행했더니 한 번에 성공... 예약 못할뻔했네 젠장. 백신 맞고 나면 가을쯤엔 자전거도 타고 골프도 치고 야외활동 할 수 있을 듯. 이든이형 땡큐 쏘머치.

댓글 : 7 개
제목이 애매하네요 띄어쓰기를 잘해야 할듯
이 댓글에 제목 다시 봤다는...ㅋㅋㅋㅋㅋㅋ
영화로 봐도 괜찮았습니다.
원래 이것이 시리즈물 입니다
원작소설 이름은 기억이 안나는데 갈릴레오 라는 일본드라마 가 있는데
그쪽이랑 세계관이 같을겁니다 드라마 시리즈로 시즌1,2가 나왔고 드라마 스페셜판 또 외전격 스핀오프
영화도 여러편 나온걸로 아는데 용의자X의 헌신도 그중에 하나죠
용의자X 자체도 그렇게 엄청 재미있는건 아닌데다가
시리즈 전반의 이해없이 이것만 딱 떼놓고 보면 더더욱 그럴겁니다
물론 스토리가 이어지고 연결되어 있고 그런건 아닙니다
내용물이 딱딱할 거 같습니다.
윗분 말씀처럼 '용의자 X의 헌신'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기본적으로 '탐정 갈릴레오'의 주인공인 '유카와 마나부'가 활약하는 추리물 시리즈이지요.

필수적인건 아니지만, '탐정 갈릴레오'를 읽어보시면 등장 캐릭터 등 시리즈의 기본적인 설정 등에 대해서 이해하기 쉬우실 겁니다.

('탐정 갈릴레오'는 원래 '실제로 있을 수 없는 것 같은' 방법으로 사건이 발생하고,
이를 천재 물리학자인 유카와 교수가 이를 최신 과학기술과 과학원리를 통해 해결하는 컨셉입니다.
'용의자 X의 헌신'이나 '성녀의 구제' 같은 장편물은 시리즈의 컨셉에서 조금 떨어져 있긴 합니다.)

이런 장르가 '추리'...에 해당하는지는 의문이 있을 수 있으나,
'히가시노 게이고'가 '비밀(히로스에 료코 주연의 영화로도 나온)'로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받은 것을 보면,
'추리'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넓은 개념으로 받아들여지는 모양입니다.
글을 잘 읽기게 술술 잘 쓰는 작가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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