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보며 나를본다] 백조와 박쥐 - 히거시노 게이고 2021.12.13 PM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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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독에 필요한 시간이 꽤 긺에도 불구하고 월등한 완독율. 


히가시노 게이고의 최신작. 8월에 발매 되었다. 구매는 발매와 비슷한 시기에 한 것 같은데 왠지 손이 안 가서 그냥 책장에 꽃혀있었다. 뭐 볼거 없나 밀리를 뒤적거리다가 눈에 띄어 그냥 읽었다. 처음엔 이런 케이스가 매우 아깝다는 느낌이 들었었는데, 이제는 많이 닳은 것인지 아깝지도 않다. 리디셀렉트에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땐 읽을 생각이 딱히 안 들었었다. 읽는 행위 자체가 종이책보다 전자책이 월등히 편하다. 


 리디셀렉트와는 달리 밀리는 조금 가벼운 책 위주로 많이 읽게 하는 느낌이다. 추천도서의 목록들을 보면 대부분이 스테디 셀러 아니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나 소설등인데, 책읽기를 멈추지 않을 수 있도록 권하는 듯한 목록이다. 진도가 나가지 않는 책을 잡게 되면 한 권을 일주일 이주일씩 읽기도 하고, 심하면 한달 이상 책을 읽지 않기도 하니까. 그것을 최소화하는 듯한 가벼운 목록들. 나는 독서 자체를 좀 경건하다고 할까, 그런 마인드로 볼 때도 많은데 밀리의 추천목록은 내가 바라는것과 맞지 않을 때가 많다. 지식이나 고찰을 위한 책의 목록을 찾는것 조차 어렵다. 그렇다고 개별적으로 읽고 싶은 책을 검색하면 또 거의 없단 말이지... 취향 참 까다롭다. 까다롭지만 확실한 이 취향이 씁쓸... 하다.

빛과 어둠에 각각 대응대는 제목. 책을 1/3쯤 읽었을 때, 이런 페이스로 진행되면 책이 너무 빨리 끝날것 같은데...? 하는 생각을 했으나 진실을 쫓아가는 주인공들을 한챕터 한챕터 홀린듯 따라가다보면 어느덧 꽤 두꺼운 책의 끝까지 읽게 된다. 이 책에서 다룬 소재는 작가의 다른 책 '공허한 십자가'에서 어느정도 차용한 듯한 느낌인데... 자가복제된 느낌이라고 하는게 맞을수도 있겠다. 다만 이 책에선 좀 더 '연좌제'에 집중해서 쓴 느낌. 주인공들이 '피해자' 와 '가해자'의 가족들이라 그런지 그런 부분이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묘사되어있다. 이정도까지 하나...? 싶은 생각이 들지만 불행하게도 세상엔 합리적인 사람들이 있는 만큼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나도 어떤 부분에서는 통상적으로 말하는 '합리적'이란 것에서 꽤 멀리 떨어져 있기도 할 터다.

제목 자체가 주는 느낌이 작가의 다른 책 '백야행'과 비슷하지....만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읽다가 지나가는 듯한 등장인물의 대사로 알아차렸다. 굉장히 즐겁게 쇼킹한 느낌이었는데, 이런식으로 은근히 다른 책을 어필하는것이 굉장히 즐겁다. 추리의 즐거움도 주제에 대한 생각할 거리도, 반전도 모두 좋았고, 히가시노 특유의 따뜻함도 좋았다. 결말이 다른 방향이었으면 조금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의 내용을 언급하지 않고 소설의 독후감을 쓰는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문장이 점점 궁색해진다. 다른 사람들에게 어렵지 않게 권할 수 있을 만큼 즐겁게 봤다. 일독을 권한다.

댓글 : 1 개
한때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 오쿠다 히데오 소설을 한참 즐겨봤었습니다. 그런데 어느순간 굳이 신작을 찾아보지 않게됐는데요. 그 이유중에 하나가 쓰신것 처럼 작가들의 글이 참신함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할까요. 자기복제처럼 글의 구조나 서사가 비슷비슷하다보니 분명 다른 주제인데 어디서 본듯한 기시감과 쉽게말해 재미가 떨어지더라구요. 요즘은 스티븐킹 작품을 다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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