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보며 나를본다]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 피터 린치 2021.12.22 PM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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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유명한 전설적인 투자자 피터린치의 주식 책. 이 책 외에도 몇 권의 책을 더 썼으나 이 책이 가장 유명하다. 주식을 시작한지 대략 10년이 다 되어가고(중간중간 텀을 두면서 해 오는 바람에 시장에 참여한 기간보다는 참여하지 않던 기간이 더 길지만) 주식에 대한 책, 투자와 재테크에 대한 책들도 숱하게 읽었으나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도 있는 이 책을 읽지 않았었다. 이유는 뭐 별거 없다… 그놈에 반골 기질 떄문에… 다른 사람들의 경우는 잘 모르겠으나, 나의 경우에 이 반골 기질은 확실히 삶에 마이너스다. 남들이 좋다는걸 무조건 좋아하거나 맹신할 필요는 없으나 남들이 좋아하는 것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특히 장시간 사랑을 받은 경우에는.

피터린치의 이 책은 1989년에 출간한 것으로, 내가 열 살도 되기 전에 발간된 책이다. 이 책은 어떤 기술에 대한 책이라기보다는 행동 지침, 개론에 관한 책으로 책 내용 자체가 딱딱하거나 어렵지 않다. 특정한 분야에서 특출한 탤런트를 발휘하여 어떤 경지에 오른 사람인만큼, 글 자체에서 어떤 여유로움도 충분히 느껴진다. 자기를 낮추며 하는 센스있는 위트, 상황에 대한 농담들… 책의 내용을 보지 않고 초입부분만 읽더라도 글 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얼추 그림이 그려진다.

책 내용 자체도 굉장히 훌륭한데, 문체는 더 훌륭하다. 훌륭한 번역가의 덕인지 원래 그렇게 쓰여있는지는 원서를 읽지 않아(않은거임, 못한거 아님. 않은거임) 알 수 없으나 책 전체에 걸쳐 굉장히 기분좋은 톤으로 글이 쓰여있다. 어떤 경지에 이른 집안 으른이 잔소리처럼 들리지 않게 편안하게 자기 이야기, 자기가 해줄 수 있는 이야기, 자기가 해 주고 싶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 이런 톤의 문장들을 읽는 것 자체로 굉장한 힐링이 된다. 다만 단점은 으른이 말씀이 좀 기시다. 종이책 원본 488페이지. 근데 또 긴 그 말이 끝나가는게 아쉽다. 나중에 몇 번 더 읽는 걸로 이 아쉬움을 달래야겠다.

주식을 처음 시작할 시기에 읽었던 책들이 몇 권 기억이 난다. 이 책이 아닌 다른 책들로 시작했지만 운 좋게도 이 책과 비슷한 톤으로 쓰여진 책들을 몇 권 읽으면서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꽤 도움되는 책도, 그렇지 않은 책도 있었으나 몇권 책을 읽은 것이 굉장히 나의 투자 철학을 정립하는데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됐었다. 철학이라기엔 알량하고, 마음이 앞서 그 철학을 항상 지키지는 못 하기도 하지만 그때 읽은 책들이 많이 도움이 됐다. 그러나 그때 그 책들이 아니라 이 책 한권을 여러번 읽었으면 더 좋을뻔 했다.

책이 쓰여진지 30년도 훌쩍 넘은 책이라 세세하게 따지고 들어가면 현재 상황과 맞지 않는 내용도 다소 있겠으나, 내가 읽어본 투자에 관한 책들 중에는 이 책에 준하는 책은 몇 권 있더라도 이 책보다 훌륭하다고 말할수 있는 책은 없다. 특히 18장의 내용이 굉장히 와 닿는 부분이 있었다. 이미 시장에서 꽤 많이 닳았다고 생각했는데도 일정 부분 뜨끔하게 만드는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주식 투자라는 것이 이런 책 몇 권 읽었다고 성공할 수 있는 것이라면 세상에 돈 잃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내 나름대로 고르고 골라서 산 내 종목들도 올해 이런 저런 이유로 많이 맞아서 시퍼렇게 멍이 많이 들었다. 시장의 주먹이 많이 매웠다. 올 초와 중간중간에 이런 저런 종목들로 수익을 꽤 봐 결론적으로는 수익 구간에 있지만, 지금 이 순간 나의 계좌 수익율은 마이너스 10%를 훨씬 넘어간다. 이런 책들을 보고 어렵지않게 돈을 꾸준히 벌 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접는 것이 좋다. 심지어 린치가 운용한 마젤란 펀드에 투자하고서도 돈을 잃은 투자가가 부지기수다. 수익율이 높아지면 펀드에 가입하고, 수익율이 낮아지면 환매하는 단기 대응을 하면, 연평균 29프로를 먹은 마젤란 펀드에서도 돈을 꼻을 수 있고 실제로 그런 사람도 부지기수였다. 우상향의 길은 평탄하지 않다.

피터 린치가 한 굉장히 와닿는 명언으로 글을 맺는다.
’수익을 당연하게 여기는 생각은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 확실히 치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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