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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보며 나를본다] 센 강의 이름 모를 여인 - 기욤 뮈소 2022.07.26 AM 09:25
거의 넉달정도나 새 글이 없었다. 어떤 글을 업로드 하지도 않았고, 남들이 볼 수 없는 개인적인 공간에도 어떤 형식을 갖춘 긴 글은 쓰지 않았다. 대선 즈음이 마지막 글이었으니 최근 넉달 넘는 시간동안 글도 쓰지않고, 책도 보지 않고 살았다. 어떤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이런 것들보다 재밌는 일이 많이 생겼다. 책을 보지 않고 글을 쓰지 않는 동안 개인적으로 굉장히 많은 일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심적으로는 정말 편하게 살았다. 여태 하지 않았던 일도 해보고, 여태 했던 일들도 더 재미있게 했다. 최근 5년 정도는 확실히 그렇고, 10년 정도를 통틀어도 이리 스트레스 없게 산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편하게 살았다. 몸은 건강하지 않았었지만… 따로 만나는 누군가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다시 생각해보니 어쩌면 그래서 이렇게 편했는지도 모르겠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러지 않을까 싶지만, 그동안의 삶의 관성은 다시 나를 책 앞으로, 글을 쓰던 자판 앞으로 데려다 놓았다. 다른 재미있는것이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것도, 이렇게 시시콜콜하게 글을 쓰는것도 여전히 즐겁다.
책과 글쓰기를 멀리했던 이유중에 아주 작은 일부
이 책으로 세번째인지 네번째인지 모르겠지만, 여튼 그 전 책들을 꽤 즐겁게 읽었던 기욤 뮈소의 책이다. 그 전에 읽었던 책들은 굉장히 재미있게 보았으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그다지…? 하는 정도였다.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해야할까. 뭔가 정말 생각지도 못한 반전을 던져주긴 하는데 그 결말이 그리 맛깔나지 않다. 너무 뜬금없다고 해야 할까. ‘핍진성이 매우 떨어진다’ 라고까지 말 하긴 어렵지만… 개인적으로 납득하긴 어려운 결말이었다. 아니면 이 작가의 스타일이 이미 식상해져 버린 걸지도 모르겠다. 화자가 여러번 바뀌면서 진행이 되는데, 이 점 또한 불만스럽다. 누가 말하고 있는건지 몇 페이지나 넘기고 나서야 알아채기도 했다. 1인칭과 3인칭을 넘나들기도 하는데 문체에 변화가 크지 않은 부분도 아쉽다. 그러나 이 부분은 작가의 문제라고 하기 보다는 번역상의 한계일 수도 있겠다. 엄밀히 말하면 나는 작가가 쓴 글이 아니라, 번역가라는 필터를 한번 거쳐진, 번역가의 글을 보는 것이니까.
초반의 이야기는 굉장히 흥미롭게 진행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아직 회수되지 않은 떡밥에 비해 책의 두꼐가 너무 얇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이 생각은 책이 얇아질수록 점점 심해지다가 급기야는 책을 덮고 나서 어…? 이렇게 끝난다고…? 하는 생각이 들게했다. 내가 책에 초집중하고 긴 시간 집중해서 본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 끊어 읽는 지점이 많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이야기의 맛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나는 그렇게 흥미롭지 못하게 읽은 책이지만, 기욤 뮈소의 팬이라면 한번 읽어 보는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옮긴이의 말에 따르면 기존에 작가의 책에서 등장했던 여러 등장인물들이 나와서, 생각외의 즐거움을 줄 수 있다고 하는데 나는 그런 즐거움까지 느낄만큼 이 작가의 책을 애정있게 보진 않은 듯 하다. 기욤 뮈소의 책들은 한 세계관에서 일어난다는 설정으로, 등장인물들이 원래 얽혀있기는 하지만 옮긴이의 말로 봐서는 이 책에는 조금 더 많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오랫만에 읽은 책이 그리 만족스럽지 않아 실망스러웠지만, 책을 읽는 것 자체가 역시 즐거웠다. 다음 글은 시간이 이렇게 오래 걸리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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