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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근황이라기엔 오래된 이야기들 - 차 2022.10.14 PM 06:21
꽤 오랫동안 근황 이야기를 쓰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궁금해하지 않겠지만 누군가는 궁금해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원래 이런 글을 쓰는 것들을 좋아했었는데... 최근에 글을 정말 안 쓰긴 안 쓴다. 반성하는 의미에서 근황이라기엔 오래된 이야기들을 하나씩 써 본다.
차를 바꿨다. 올 봄에.
지금과 비교하니 완전 선녀네... 지금은 광택도 없고, 이렇게 깨끗하지도 않다;
음…. 좋지만 좋지 않다. 좋지 않지만 좋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좋은 점과 나쁜 점들을 짧게 써 본다.
좋은 점
1. 자율주행
아직 완전 자율주행이 되진 않는다. 고속도로 등에서는 JC도 타고 하지만, 미리 차선 변경도 해 줘야 하고 후술하겠지만 네비가 너무 상태가 좋지 않아 그냥 직선 주행에서만 된다고 생각하는 게 편하다. 신호등을 인식하지 못(안 하는 게 맞는 듯) 해 시내 주행에서는 맘 놓고 쓰기 불편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우 편하다. 특히 고속도로나 장거리 주행할 때엔 신세계일 정도로 편하다. 정말 몇 년 안에 운전으로 밥 먹고 사는 사람들은 생계걱정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ㄹㅇ 신세계.
2. 기름값
그 전에 타던 차(IG)는 차를 그리 많이 타는 편이 아니었는데도 한 달에 기름을 두어 번은 넣었어야 했다. 기름값이 오르기 전에도 한 번에 10만 원씩 들어갔었으니까… 기름값만 한 달 평균으로 내면 25만 원 선. 지금은 그전보다 훨씬 더 많이 타는데도 한 달 토탈 5만 원이 안 든다. 리터당 얼마, 리터당 몇 키로로 계산할 순 없지만 체감 연료비는 1/7~ 1/8 수준.
3. 하차감
차 디자인도 그렇고 테슬라라는 브랜드 자체가 조금 고급스러운 이미지.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라고 해야 하나… 여튼 꽤 좋다.
나쁜 점.
1. 충전
진짜 겁나 불편함. 일상생활에서는 어느 정도 루틴화도 되었고, 어디 가면 전용충전소가 있는지 알기도 하니 충전 자체가 조금 불편한 정도지만 일상에서 벗어나게 되면 차가 아니라 아주 상전이다. 어딜 가든 차 충전소를 고려하여 루트를 짜야 한다. 올여름엔 강원랜드로 휴가를 다녀왔는데, 가장 가까운 충전소가 100km밖에 있었다. 일반적으로 길에 있는 충전소, 고속도로에 있는 충전소는 얘랑 호환이 안 된다. 그걸 쓰려면 뭘 사고 뭘 설정하고 해야 하는데… 구찮다. 그냥 동선을 잘 짜야지.
2. UI
UX라고 하는게 맞을까? 어떤 용어가 정확히 맞을지 모르겠지만 대충 넘어가자. 차에 뭔 UI냐 할 수 있지만 이게 생각보다 불편하다. 운전석에도 뭐가 없다. 있는 건 오직 터치스크린 뿐. 터치스크린으로 트렁크도, 프렁크도 열어야 하고, 사이드 미러도 조절하고, 글러브박스(다찌방)도 열어야 한다. 운전 중에 사이드 미러를 조절해야 한다면? 터치스크린을 열고 사이드미러 메뉴를 찾은 다음 조절해야 한다. 모든 것이 터치스크린을 통해서만 진행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익숙해지게 되지만, 익숙해진 후에도 여러 번 메뉴를 찾아 들어가는 것은 여전히 번거롭고, 주행 중에 하기는 그리 안전하지 않다. 음성인식이 도입되어야 할 듯.
3. 승차감
운전석보다는 뒷좌석 쪽의 이야기이긴 한데, 서스가 단단하게 셋팅되어 있어서 조그만 턱을 넘어갈 때도 좀 많이 통통 튀는 느낌. 세단 느낌은 아니다. 패밀리카로는 그리 좋지 않다. 특히 승차인원들 나이가 많을수록.
4. 네비
다른 단점들은 애교로 생각할수 있을만큼 네비는 심각하다. 네비만 생각하면 욕부터 박고 시작해야 할 것 같은데, 테슬라의 내장 네비는 정말 최악이다. 여러 가지 단점 중에 가장 최악인 것은, 카메라를 안 알려준다. 모르는 길 갈 땐 티맵을 같이 켜고 가야 한다. 그나마도 차량에 있는 스크린에는 안 띄워준다. 티맵을 보려면 무릎 근처에 있는 핸드폰 거치하는 자리까지 눈을 힐끔거려야 한다. 기존에 차를 3년 끄는 동안 한 번도 신호위반, 과속 딱지를 뗀 적이 없었는데, 이 차로는 시간문제일 듯… 추가로 고속도로 등에서 출구를 너무 늦게 알려준다. 최하 1키로나 5백 미터 전엔 알려줘야지 백미터 전에 알려주면 어쩌냐고 - -… 고속도로에서 출구를 놓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매번 티맵을 같이 켜기도 귀찮고… 차에 거치할 곳도 마땅치 않아 핸드폰이 있는 곳엔 눈도 잘 안 간다. 네비는 ㄹㅇ 환장.
5. 백미러
백미러도 불편한 느낌. 시야각이 좁다. 솔더체크를 잘 하는 편이라 전에 타던 차는 백미러만으로도 운전이 문제가 없었는데 백미러만으로 운전하면 불안하다. 근데 얘는 사이드에 달린 카메라가 운전석 앞에 뜨는 게 아니라, 차 가운데에 있는 스크린에 뜬다. 차선 변경을 하려면 운전석 기준으로 좌우를 다 쳐다봐야 하는데 꽤 불편하다. 자율주행으로 많은 부분 상쇄되지만 불편한 건 불편한 것.
6. 세차.
세차가 꽤 번거로워졌다. 이런저런 장비들을 사서 직접 차를 닦으며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은 아니라 차를 처음 끌 때부터 항상 주유하고 난 후 자동세차에 넣곤 했는데 기름을 넣질 않으니 제동 세차를 할 일도 없다. 별로 의식하지 않고도 한 달에 두어번씩은 하던 세차를 지금은 의식해서, 시간을 내서 해야 한다. 돈도 꽤 든다.
7. 졸려…
원래 운전대만 잡으면 하품을 많이 하는 편이었다. 운전대만 잡으면 편한가…? 한 시간 이상 운전해야 할 것 같을 때엔 출발 전에 몬스터 같은 음료를 항상 마시고 출발했었는데, 이 차를 운전하고 나서부터는 훨씬 더 심하다. 부릉거리는 엔진 소리도 없고, 고속도로에서는 정말 내가 할 일이 없는 수준이라 운전대를 잡으면 정말 심각하게 졸리다. 테슬라 운전자들은 핸들에 무게추를 달아놓고 장거리 뛸 때엔 아예 앞을 안 보는 경우도 많다던데 정말 그걸 고려할 만큼 졸리다.
예전 차. 가끔은 그립다.
단점을 길게 썼지만 차 자체는 좋다. 주행감 자체가 차를 운전한다는 느낌보다는 전자기기가 나를 태우고 움직인다는 느낌에 가깝지만 차 없는 거리에서 풀 악셀 땡길때 머리가 뒤로 젖혀지는 느낌은 몇 번을 해도 즐겁다.
짧게 쓰려고 했는데 쓰다 보니 꽤 길어졌다. 글 자체를 여기서 끊고, 다른 소재들은 다른 글로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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