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동모음◈] 시아버지 모시는 며느리2011.07.17 AM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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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33살먹은 주부이구요..
32살때 시집와서 남편이랑 분가해서 살았구요

남편이 어머님 돌아가시고 혼자 계신 아버님 모시자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어느누가 좋다고 할 수있겠어요..
그 일로 남편이랑 많이 싸웠어요..

위에 형님도 있으신데 왜 우리가 모시냐고..
아주버님이 대기업 다니셔서 형편이 정말 좋아요...
그 일로 남편과 싸우고 볶고 거의 매일을 싸웠어요..

하루는 남편이 술먹고 울면서 말을 하더군요...
뭐든 다른거는 하자는 데로 다 할테니까

제발 이번 만은 부탁좀 들어달라구..

그러면서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남편이 어릴적 엄청 개구쟁이였데요..
매일 사고치고 다니고 해서 아버님께서 매번 뒷수습하러 다니셨다고 하더라구요..
남편이 어릴 때 골목에서 놀고 있는데 지나가던 트럭에(큰거 말고 중간크기요)받힐뻔 한걸
아버님이 보시고 남편 대신 부딪히셨는데 그 것때문에 지금도 오른쪽 어깨를 잘 못쓰신데요..

그리고 아버님 하시던 일이 노가다 였는데
남편이 군 제대하고도 26살때쯤 까지 놀고 먹었더랍니다..
아버님이 남편을 늦게 낳으셔서 지금 아버님 연세가 68세되세요..남편은 33살이구요..
60세 넘으셨을때도 노가다 (막노동) 하시면서 가족들 먹여 살리고 고생만 하셨다네요...

노가다를 오래하면 시멘트 독이라고 하나...

하여튼 그거 때문에 손도 쩍쩍 갈라지셔서
겨울만 되면 많이 아파하신다고 하더라구요..

평생 모아오신 재산으로 마련하셨던 조그만한 집도

아주버님이랑 남편 결혼할 때

집 장만해 주신다고 팔으시고 지금 전세 사신다고 하구요...

그런데 어머님까지 돌아가시고 혼자 계신거 보니
마음이 아파서 눈물이 자주 난다고 하더라구요...

저희요..전 살림하고 남편 혼자 버는데 한달에 150 정도 벌어와요..
근데 그걸로 아버님 오시면 아무래도 반찬도 신경써야 하고 여러가지로 힘들거 같더라구요..
그때 임신도 해서 애가 3개월인데...
형님은 절대 못 모신다고 못 박으셨고 아주버님도 그럴 생각이 없다라고..
남편이 말을 하더라구요..


어떡합니까..저렇게 까지 남편이 말하는데...
그래서 네달전 부터 모시기로 하고 아버님 모셔 왔습니다..

첨에 아버님 오지 않으시려고 자꾸 거절 하시더라구요..
늙은이 가봐야 짐만 되고 눈치 보인다면서요..

남편이 우겨서 모셔왔습니다..
모셔온 첫 날부터 여러모로 정말 신경이 쓰이더라구요...

그런데 우리아버님...
매번 반찬 신경써서 정성껏 차려드리면...
그걸 드시면서도 엄청 미안해 하십니다..

가끔씩 고기반찬이나 맛있는거 해드리면

안먹고 두셨다가 남편오면 먹이더라구요...
그리고 저 먹으라고 일부로 드시지도 않구요..

거기다가 하루는 장보고 집에왔는데

걸레질을 하고 있으신거 보고 놀라서
걸레 뺐으려고 했더니 괜찮다고 하시면서 끝까지 다 청소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식사하시면 바로 들고 가셔서 설겆이도 하십니다...
아버님께 하지 말라고 몇 번 말씀드리고 뺏어도 보지만 그게 편하시답니다..아버님은...

제가 왜 모르겠어요...

이못난 며느리 눈치 보이시니 그렇게 행동하시는거 압니다..저도...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픕니다...

남편이 몰래 아버님 용돈을 드려도

그거 안쓰고 모아두었다가 제 용돈하라고 주십니다...

어제는 정말 슬퍼서 펑펑 울었어요...
아버님께 죄인이라도 된 듯해서 눈물이 왈칵 나오는데 참을수가 없더라구요...

한달전쯤 부터 아버님께서 아침에 나가시면 저녁 때쯤 들어 오시더라구요..
어디 놀러라도 가시는거 같아서 용돈을 드려도 받으시지도 않고
웃으면서 다녀올께 하시면서 매일 나가셨습니다..

어제 아래층 주인 아주머니께서 말씀 하시더라구요..
"오다가 이집 할아버지 봤는데 유모차에 박스 실어서 가던데~
이말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네..그래요..아버님 아들집에 살면서 돈 한푼 못버시는게 마음에 걸리셨는지
불편한 몸 이끌고 하루하루 그렇게 박스 주우시면서 돈 버셨더라구요..
그 이야기 듣고 밖으로 뛰쳐 나갔습니다...

아버님 찾으려고 이리저리 돌아다녀도 안보이시더라구요...

너무 죄송해서 엉엉 울었습니다...
남편한테 전화해서 상황 말하니 남편도 아무말이 없더군요..
저녁 5시 조금 넘어서 남편이 평소보다 일찍 들어왔어요..
남편도 마음이 정말 안 좋은지 아버님 찾으로 나간다고 하곤 바로 나갔어요...

제가 바보였어요..진작 알았어야 하는데..
몇일 전부터 아버님께서 저 먹으라고 봉지에 들려주시던 과일과 과자들이
아버님께서 어떻게 일해서 사오신 것인지를...

못난 며느리 눈치 안보셔도 되는데

그게 불편하셨던지 아들집 오셔서도 편하게 못 지내시고
눈치만 보시다가 불편하신 몸 이끌고 그렇게 일하고 있으셨다니...

친정의 우리 아빠도 고생만 하시다가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신 아빠 생각도 나고 해서 한참을 펑펑 울었습니다...
우리 아빠도 고생만 하시다가 돌아가셨는데...

그 날따라 아버님 웃으실때

얼굴에 많은 주름과 손목에서 갈라진 피부가 자꾸 생각나면서
너무 죄송해서 남편이 아버님이랑 들어올 때까지 엉엉 울고 있었습니다..

남편 나가고 한시간 좀 넘어서 남편이 아버님이랑 들어 오더라구요...
아버님 오시면서도 제 눈치 보시면서

뒤에 끌고오던 유모차를 숨기시는 모습이
왜 그리 마음이 아플까요...오히려 죄송해야 할건 저인데요...

왜 그렇게 아버님의 그런 모습이 가슴에 남아서

지금도 이렇게 마음이 아플까요...
달려가서 아버님께 죄송하다며 손 꼭잡고 또 엉엉 울었습니다...

아버님께서 매일 나 때문에 내가 미안하다면서
제 얼굴을 보면서 말씀하시는데 눈물이 멈추지 않았어요...

아버님 손 첨 만져 봤지만요...
심하게 갈라지신 손등과 굳은살 베인 손에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방안에 모시고 가서도

죄송하다며 그렇게 펑펑 울었습니다...
아버님 식사 챙겨드리려고 부엌에 와서도 눈물이 왜 그리 그치지 않던지...

남편이 아버님께 그런 일 하지말라고..
제가 더 열심히 일해서 벌면 되니까
그런 일 하시지 말라고 아버님께 확답을 받아낸후

세명 모여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밥먹는데도 아버님 손을 보면서 자꾸 가슴이 아프더라구요...

오늘 남편이 노는 날이라 아버님 모시고 시내 나가서

날이 좀 쌀쌀해져서 아버님 잠바하나랑 신발을 샀습니다..

한사코 괜찮다고 하시던 아버님께 제가 말씀드렸어요..
"자꾸 그러시면 제가 아버님 눈치 보여서 힘들어요!!"
이렇게 말씀 드렸더니 고맙다고 하시며서 받으시더라구요..

그리고 집에아버님 심심하실까봐 케이블 TV도 신청했구요...
아버님께서 스포츠를 좋아하시는데
오늘 야구 방송이랑 낚시 방송보시면서 너무 즐거워 하시더라구요...

조용히 다가가서 아버님 어깨를 만져 드리는데...
보기보다 정말 왜소하시더라구요...
제가 꽉 잡아도 부서질 것만 같은 그런 아버님의 어깨...

지금까지 고생만 하시고..
자식들 뒷바라지 하시느라 평생 헌신하시며서 살아오셨던

아버님의 그런 자취들이 느껴지면서 마음이 또 아팠네요..

남편한테 말 했어요..

저 평생 아버님 정말 친아버지처럼 모신다고 ...
비록 지금은 아버님께서 불편해 하시지만..
언젠가는 친딸처럼 생각하시면서 대해주실 때까지 정말 잘 할거라구요..

마지막으로 아버님...
저 눈치 안보셔도 되요...제가 그렇게 나쁜 며느리 아니잖아요 ..

아버님의 힘드신 희생이 없으셨다면 지금의 남편도 없잖아요..
그랬다면 지금의 저와 뱃속의 사랑스러운 손자도 없을거에요..

저 아버님 싫어하지 않고 정말 사랑해요 아버님...
그러니 항상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사셔야되요..
그리고 두번 다시 그렇게 일 안하셔도되요

저 허리띠 쫄라매고 알뜰하게 살께요

사랑합니다. 아버님.

댓글 : 23 개
큰아들 부부가 문제군..
눈물이 ㅠㅠ. 잘보고갑니다.
처음엔 썅룐 이야긴줄 알았는대 아니내
부럽다...
장남이 개새끼네요
대기업다니는 30대 중반이면 못받아도 월300~400일텐데...
월150 버는 동생이 아버지 모시면 생활비라도 대줘야지
할아버님 손자 손녀 결혼하고 아들딸 낳아서 사는거 보실때까지
건강하시고 행복하셨으면 좋겠네요
며느님 가족들도 행복하게 사셨으면 하구요
아 맨날 이런거 보고 울면 주책같은데 눈물난다
  • YUI!?
  • 2011/07/17 PM 12:01
저렇게 옳바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 존재하다니...
신기할정도.
얼마나 요즘 미쳐돌아가면 저런 사람들을 보기가 힘듬?..;;
형이 개쌍놈이구만
30대 중반에 대기업에 남아있으면 300-400이 아니라 상여금까지 포함하면 연봉 7000은 되죠.....

그냥 장남이 개새끼 달에 50만 보내도 아버지 호강하며 살텐데
남편분이 부럽습니다.
원래 부부라 해도 상대방 부모 살같이 모시기 정말 힘듭니다.
이걸 현실이라 인정하고 현실을 감내하는 분들에 대해 칭찬 드려야죠.
내 부모 모시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장인 장모 모시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역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글엔 없지만 형이란 인간이 생각이란게 좀 있으면
아버지 모시라고 돈은 보태주겠죠.
하여튼 능력있는 것들이 더 개념이 없어
어제는 어느 커플글 보고 감동어서 여친데리고 백화점가서 선물하나 해줬는데
아.. 오늘은 부모님 맛난거라도 사드려야겠네 ㅠㅜ
아... 정말 오랜만에 이런글 보는것 같내요...
제가 이상황이면 대기업다니는 잘난 가족들한태 생활비 달라고 함니다... 자기를 낳아주신 부모 고려장하는거랑 뭐가 다른지...
70평생 고생만 하셧다면 짧게 남은 인생이라도 행복하게 지내시다 가시는게 자식으로써의 도리 아님니까....
지금 글을 올린 가정이 아버지를 모심으로써 금전적으로는
부담이 될지 몰라도... 그 금전보다 더한걸 얻고 있다고 생각합니다..ㅠ..ㅠ...부디 이가정에 행운이 찾아오길 빌어봄니다..
35인 대기업 다니는 내친구녀석 연봉이 작년에 1억이 넘었다던데,, 월150에 어떻게 자식새끼에 부모님까지 모시는지..아오~더 울컥합니다
못쓸놈 대기업 다니면서 하다못해 생활비라도 보태주던가 더구나 형이 돼가지고 아우만도 못하네 있는샛이들이 더하다 라는건가 ?
아... 울었다... ㅠㅠ 사무실인데.... 아무도 못봤겠지?
  • Yuai
  • 2011/07/17 PM 12:29
기회를 줘도 못 처먹는 개시끼들 ㅡㅡ
생활비좀 보내주던가 하지
하여튼 있는놈들이 개념 더없고 더한듯
집이라 맘놓고 눈물흘렸습니다..주룩주룩나네요..저도 아버지가 고생만 하시고 돌아가셔서 제 아버지생각이 나면서 눈물이 한없이 나네요...생전에 무뚝뚝해서 대화도 많이 안해본 아버지인데 돌아가시니 그 빈자리가 크더군요...이젠 제가 장남이니 부끄럽지않게 살아야겠네요...잘봤어요...
진짜... 친자식보다 더 좋은 며느리네요.
너무 많이 울고 갑니다..
복 많이 받으셔서 자녀들이 잘되고 효도 받으실 거예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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