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절한 담소] 불찰로 대금을 지급받지 못하며 느낀 점2023.04.25 PM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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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6년차입니다.

창업 2년차 해에 2천만원의 대금을 못 받다가

중재원까지 가서 7개월만에 받은 이후로는

단 한 번도 대금 미지급 이슈가 없었는데

오랜만에 한 번 겪었습니다.

연초가 원채 비수기인지라 일을 안 가리고

구하려 한 제 불찰이 제일 크네요.

클라이언트는 저랑 같은 지역에 있는 업력이 꽤 되는 기업체고.

이사님이랑 개발 실장님이 직접 저희 사무실까지 방문 주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후 작업 착수에 앞서 계약 등 페이퍼워크를 먼저 진행하려 했는데

그쪽에서 정말 급한 사정이라며 작업부터 일단 가자는 늬앙스였습니다.

알량한 경험으로 저는 이정도로 서로 얼굴이랑

말을 깠으면 나중에 말 바꾸지는

않겠지 하는 착각을 했어요.

사실 작년에도 견적서까지 떼어드리고 한참 메일 주고 받던 중

그쪽에서 연락을 끊어서 흐지부지된 적 있었고.

올 해에도 설 이후에 미팅을 가지자 하길래

며칠을 스케줄을 비워뒀었는데 또 연락이 없다가

한참 지난 시점에서 대뜸 전화가 와서

진짜 매너 없고 자기들 사정밖에 모르네.

하고 넘겼었습니다.

쨋든 작업을 마쳤는데.

작업물을 제플린으로 넘기고 2주를 기다려도

피드백이 안 와요.

메일을 보냈더니 추후에 답변 준답니다.

짜증나서 추후같은 막연한 워딩 말고

명확히 답을 달랬더니 전화가 오더라구요.

이번 건은 자기들의 클라이언트가

다른 업체를 선정했다며 같이 못 한답니다.

그래놓고 돈도 못 준대요.

그냥 시안차 참고만 하십사 하고 자기들한테

주는 줄 알았다구요.

그러면 이미지 파일로만 받았어야지 왜 제플린을 요구했는지ㅡㅡ;;

회사 대 회사로 일을 진행할거면 돈 줄 사정이 안 되면 견적서는

왜 떼어달랬으며, 쨌든 사정을

사전에 말했어야지 싶고.

너무 속이 보이니까 화도 안나고

제가 노동이 발생한 시점에서 무조건 노동에 대한

댓가는 지급되는 게 맞죠 이사님. 라고 찔렀더니

이사라는 분은 구구절절 상식 밖의 궤변만 늘어놓으며

돈을 못 주는 이유에 대해 말씀하시는데.

이런 곳이 회사 타이틀을 달고 일하고 다닌다고?

하는 연민도 나중엔 생기더라구요.

끽해야 몇 십 수준이었을 대금을 못 주는 이유 중

하나가 회사가 재정적인 문제가 있답니다.

겨우 몇십도 못 쓰는 형편이면 남한테 일 맡기면

안 되고 자기들 힘으로 알아서 했어야지 않나 싶고

그냥 댁들 회사는 일을 그런 식으로 처리하는 회사라고

알며 살겠다고 하고 끊었습니다.

몇십만원 상당의 타인 작업물을 취할 수만

있다면. 몇십만원을 아낄 수만 있다면


나와 내 조직을 부정적으로 보는 집단이 3~4명

더 생기는 거 쯤이야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딱한 사정의 회사 덕에 이런저런 생각이 들더군요.

회사라는 장치를 갖고 있는 나도 이렇게 당하는데 이런 사람들은
개인 프리랜서들한텐 얼마나 더 못됐게 할까 싶고.
에휴. 

댓글 : 13 개
같은 자영업자로써 응원합니다 화이팅입니다
감사합니다 아자!
빨리 잊어버려야 합니다 진짜...
그냥 재수없는 일이 생긴건데 내가 못나서 이런 알을 겪은거다 생각하기 사작하면 후유증이 크더라구요.

큰 액수 아니라 다행이다, 하나 배웠다, 수업료다 해야져 뭐 ㅠㅠ
오랜만에 겪는 느낌이라 어질어질한게 종일 가더군요.. ㅎㅎㅎㅎ 감사합니다.
  • ··
  • 2023/04/25 PM 04:51
통화내역 녹음한 다음에 증거 확보해서 고발하면 되지 않을까요?

노무사랑 상담해서 좀 알아보신 다음에요.
녹음이랑 카톡, 메일은 다 있습니다. 다만

옛날 2천만원건은 당시 저희 입장에선 언제라도 일단 받아야만 하는 큰 액수였습니다.

지금은 겨우 몇십 수준이라 기회비용을 생각하면 오히려 손해기도 해요.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하는게 더 돈이 되거든요. 저 양반들도 업력이 길어서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는 회사인듯 합니다.
아마 글 쓰신 분이 일한 거 다른 사람한테 급여로 갔을 겁니다. 거의 90% 확률이에요. 제가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느낀 건 착수금을 받기 전까지는 한글자도 하나의 제안도 하지 말라는 겁니다.
저희도 착수금 50% 입금 확인하고나서
움직이는데

이번 연초가 너무 비수기였어서 일을 닥치는데로 구했다가
하나의 일에 이 이슈가 있었네요. 배고프다고 아무거나 주워먹으려 하면
탈난다의 예시를 이번에 겪었습니다 ㅎㅎ...
  • Cva
  • 2023/04/25 PM 05:14
저희 회사는 솔루션 제공업체인데... 4년전인가? 대기업 사업부서에서 같이 일하자고해서 넙죽 잡았죠.
성사되면 굉장히 큰 포트폴리오가 될거라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었는데...
우리 알지? 같은 느낌으로 접근해서 계약서는 자기들 법무검토 태운다고 차일 피일 미루는 사이...
컨설팅 다 해주고 연동테스트 지원해주고 프론트엔드쪽 작업 필요하다고해서 시안까지 넘겨줬는데 결국 드랍.
만들어준거 잘 가져다 쓰더군요.
대표님이 이슈화 할까 말까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포기했습니다.
결국 그 사업부는 망하긴 했는데 다른 사업부에서 똑같은짓 여러번해서 최근에도 뉴스에 났습니다ㅋㅋ...
스케일 크게 고생하셨네요 ㅠㅠ 건승 기원드립니다.
나쁜놈들이 왜이렇게 많은지..힘내십쇼!
작업은 선 작업을 할 수는 있는데..

결과물은 무조건 계약서 작성 후 제공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나마 열이 덜 받아요... ㅠㅠ
힘내세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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