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담=횡설수설] 저도 지하철 썰 하나2015.01.25 PM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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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08년 즈음, 친구놈과 둘이 국전을 갔을때 일입니다. 우린 신림에서 2호선을 타고 교대까지 간 후, 3호선으로 갈아타 남부터미널까지 갈 계획이었죠. 평일이지만, 2호선인지라 승객이 꽤 많았고, 문옆쪽 좌석 끄트머리에 공간이 있어 손잡이를 잡고 서서 가는 중이었습니다. 그 옆 문의 조금 있는 공간엔 갓난아기를 등에 업고있는 아주머니 한분이 서서 가고 계셨습니다. 자리를 아무도 양보해주지 않아 조금 안타까워 하는데, 마침 우리앞 좌석 승객이 내릴때가 되였는지 일어났고, 전 얼른 아주머니께
"여기 앉으세요~" 하고 권했죠.
하지만 아주머니는 조금 난처한 얼굴로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하시며 거절 하시더군요.
"아기도 업고 계셔서 힘들어 보이시는데, 그러지말고 앉으셔요;" 하고 다시 권하니 아기를 등에 업고 있어서 앉기가 힘들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앉기위해 그걸 풀고 하기도 힘드셨는지.. 결국 저와 친구놈은 눈치를 보다 서로 미루다 결국 제가 자리를 앉게 되었습니다. 아기업은 아주머니 바로 옆에 앉으니 왠지 죄송한 기분이더군요;
그렇게 가고 있는데, 다음역에서 나이가 제법드신 중년아주머니 한분이 타시더니 아기업은 아주머니와 저를 번갈아 보시면서 인상을 쓰시더니
"아니.. 애엄마가 이렇게 서서 가는데 아이고~"
이러시며 그때 마침 제가 앉은자리 옆 승객이 일어나서 그쪽으로 아기엄마를 끌고갈듯이 앉으라고~ 힘들겠다고 하십니다. 아기엄마님은 괜찮다, 아기를 업고 있어 자리 앉기가 힘들다, 하시며 거절 하셨습니다. 그제서야 아.. 그랬구나 싶은 표정으로 빈자리엘 앉으셨습니다. 그 옆옆 자리도 비어 중년아줌마는 이동을 하셨고, 제 옆에 친구놈이 앉아 작은 목소리로 수다를 떨며 가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다음역, 언뜻 봐도 80세는 돼 보이는 할아버지가 희고 긴 수염을 뽐내며 타시더니, 아기엄마와 저와 친구놈을 번갈아 보며
"..요즘 젊은것들은 끌ㅡ"ㅡ"
그런거 아닌데('-';; 같은 표정으로 저흰 사정을 설명하기도 그런 상황에서 그야말로 가시방석과도 같은 기분으로 있는데, 중년아주머니가 자리를 일어나 또 그 자리로 아기엄마님을 할아버지가 힘들텐데 앉으라고 권하시고, 괜찮다 아길 업어 앉기 힘들다, 할아버지는 허헣 그러셨구만~ 하며 우릴 째려보셨죠..

정말 국전 가는길이 그렇게 길게 느껴진 날이 없었더랬습니다 허허..

댓글 : 3 개
솔직히 이제 지하철/버스에서의 양보는 개인의 선택이 되버린게 현실입니다. 어렸을때부터 가정교육을 이타적이고 장유유서에 바탕을 두고 배웠다면 양보를 할 수 밖에 없지요 마음이 찔려서요. 근데 요샌 안그런거 같아요. 다들 자기 스마트폰 보느라고 누구에게 양보를 해야하나 보지도 않지요. 그리고 솔직히 50대 이상 아줌마들 자리 차지할려고 이리저리 어깨 어그로 끄는거 보면 짜증나서 더 양보하기 싫을때도 있고요.

남이 안하니까 나도 안한다? 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입니까? 근데 사람이 그렇게 변할때가 있더라고요. 예전엔 피곤해도 일어서서 가야지 양보해야지 했는데.. 요즘 다른 사람들 양보안하면 나만 억울한 것 같은.. ㅎㅎ

대놓고 양보를 강요하는 50-60대 아줌마들 보고 미간이 찌푸려질때의 그 딜레마..

결국 양보의 미덕과 장유유서의 실천은 점점 그 빈도가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사회분위기가 이래요.
양보를 해주고 싶어도

강제로 양보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있기에 더욱 양보를 안하게 되더군요

양보는 받는게 아니고 하는건데 말이죠
이럴경우엔 아예 이번역에 내리는척하는듯이 자리에 일어나서 다음칸으로 가버리면 됩니다. 보통 이런상황에선 일이 꼬이거든요...

그 동방예의지국 홍보로 인해 나이드신분들은 당연히 받아야한다는 선입관이 있습니다. 양보를 하는것은 본인의 선택이지 시선적으로 강요를 해야한다는 것은
좀 문제가 있죠...

그리고 젊은사람들은 가만히 있는데 정작 나이드신분들이 호들갑을 너무 하시더라는.. 오지랍이라고 해야하나...

하여튼 양보를 해야할것같은 대상이 있는데
이때 양보는 하되 절대 안앉겠다라는 분이 계시면...
바로 내리는 상황이 아니면 자연스레 내리는척을 하며 나오세요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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