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ossip] 나에게 감수성이란 없을줄 알았더니2014.08.23 PM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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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며드는 것 / 안도현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는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 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시집 <간절하게 참 철없이>2008년 창비


몇일전 한 예능프로에서 이 시가 나왔을때 갑자기 눈물이 핑 도는걸 느낌....
댓글 : 6 개
간장게장을 이제 못먹을꺼같잖아요.......ㅠㅠ
그러나 정작 이 시를 쓴 안도현 시인은 간장게장을 잘 먹고 있다고 하죠.......
역시 문학가의 최고경지는 시인이라더니 훌륭하네요
간장게장에서 저런 멋진 시가 나올 줄이야..
감상 잘 했습니다 :)
ㅎㅎ 감수성이 풍부하시네요.
불 끄고 잘 시간이네요 ㅎㅎ
아우.. 저도 간장게장 못먹겠음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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