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습작] 비2014.11.15 AM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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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는 거리에 그는 걷고 있다.
모두가 갑자기 내리는 비를 피하기 바쁠 때 그는 비를 맞으며 걷고있었다.
모두가 우산을 펼쳐 거리로 나왔을때도 그는 마냥 걷기만 했다.
빗물이 그를 적셔도, 물웅덩이가 신발을 적셔도, 마냥 걸어가고있었다.

곧 비가 그치자 그는 천천히 비에 젖은 벤치에 앉았다.
마치 비가 멈추면 걷지않겠다는 듯이.

하늘은 아직 구름이 가시지 않았고 해는 뜨지 않았다.
사람들은 물웅덩이를 피해서 다닌다.
사람들은 온통 젖은 그를 피해다닌다.

비가 그친 후에 그는 앉아있기만 한다.
어떤 표정이나 행동도 하지않은체 그저 가만히 존재한다.
공허한 눈은 거리를 쳐다본다.

그는 과거를 회상한다.
비가 오던날 자신이 했던 실수를 기억한다.
이제는 그리 감상적이지 않다.
그저 하나의 습관처럼 반복할 뿐이다.

그는 자신의 기억 속에서 산다.
비가 올 때 그제서야 그날의 기억을 찾아 나선다.
기억을 되살리려한다.
실수란 무엇인지 이제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운이 안좋았을 뿐이다.

영원히 그는 비의 공간에서 산다.
댓글 : 2 개
비오는 날의 정념을 담은 훌륭한 시입니다. ^ ^
특히 1연의 시적화자를 중심으로 비가 내리는 장면을 하나의 영상과 같이
생동감있게 표현하였습니다.

2연의 비가 그치자 젖은 벤치에 앉은 행위에서 걷지않겠다는 의지의 추측
사이에 적지않은 공백이 느껴집니다. 이 사이에 비에 젖은 화자에 대한
모습의 이미지 제시나 벤치에 앉기까지의 행동 혹은 의식의 흐름이 표현
된다면 탁월하게 3연으로 장면의 이동이 가능 하리라 생각됩니다.

시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비의 공간과 화자가 가지고 있는 실수의 감정이란
어떤 것일지 별도의 해설을 더해주신다면 작품이해에 더할나위없는 길잡이
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ㅁ^ /
더할나위없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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