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기일상] 어제 잔 시간은 2시간 남짓. 배탈은 핑계2019.02.12 AM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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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여러모로 하루가 잘 풀리는 날이었다.

 

말끔한 업무회의.

 

맛있는 점심 식사.

 

상쾌한 칼퇴.

 

약속대로 이루어진 생활 운동.

 

퇴근 후 집앞의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커피 한잔과 술술 잘 써지는 소설.

 

고장난 줄 알았더니 잘 작동하는 전기라이터.

 

집에와서 가뿐하게 이뤄지는 근력 트레이닝.

 

일과를 마치고 게임도 승승장구.

 

모든게 완벽해서 이대로 잠만 자면 아름다운 하루가 될 것 같았다.

 

그리고 밤 12시. 아버지가 퇴근하셨다.

 

 

아버지

-다들 잠들었으니 아들내미가 해외에서 사온 훈제 연어를 혼자 먹어볼까

 

-아버지 오셨습니까

 

아버지

-(움찔)

 

그리고 훈제 연어를 뺏어먹었다.

 

블라디보스톡에서 훈제 염장을 한 것이라 그런지 좀 과하게 짭짤했지만, 이정도야 뭐 하면서 네 점을 연달아 먹고

 

짭짤한 것도 먹었고 원래 12시에 잠을 자진 않는 법이니 유투브를 틀고 재미난 영상을 찾다가

 

바이오하자드2 RE: 무한미니건 공략 이라는 영상을 보기로 했다.

 

원래 무서운 호러장르로 벌벌 떨다가 특전 보상 지존템을 얻고 무서운 놈들을 썰어버리는 영상은 통쾌하지 않은가?

 

하루의 마무리로 완벽하게 아름다운 마무리가 될게 틀림없어

 

그걸 틀고 낄낄거리며 보기 시작. 듬----직한 타이런트가 뚜루루루룻 4초에 무릎을 꿇는 굴욕적인 모습을 보며 소화를 시키고

 

1시간 반의 시청이 끝났다.

 

그러나. 아직 잠들기는 뭔가 아쉽다.

 

그러니 이전에 보다 만 단편 애니메이션을 마저 보기로 했다.

 

이런 완벽한 날은 역시 유쾌하게 기분을 풀어주는 개그 애니메이션이 제격.

 

6분 정도의 상영시간을 가진 부조리개그 [우주전함 티라미스] 라면 한 두편을 보는 정도로 큰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하루의 마무리가

 

가능할 것이 틀림없었다.

 

그러나.

 

너무 재밌었다.

 

그렇게 12화를 몰아보고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

 

티라미스 : 6분짜리 단편 만화라고 방심했나? 12화를 다 보면 72분이란다.

 

이젠 정말 자야할 시간.

 

완벽한 하루를 마무리한다고 무리했다가 다음날이 걱정되는 상황이라 컴퓨터를 끄고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누웠다.

 

그런데 공복에 먹은 연어로 환장한 위장의 발버둥인가.

 

나에게 먹힌 연어의 원한인가

 

미식가들이 그토록 증오하는 과도한 염분의 테러인가.

 

위장은 꾸륵거리며 반항을 시작. 살짝 몰려오던 졸음기도 참다 버티다 완전히 날아가고 결국 화장실에서 거창하게 일을 치른 후,

 

다시 잠자리에 누운 시간은 약 3시 30분.

 

그러나 잠이 오질 않는다. 나올 것은 다나왔는데 이제 헛배만 꾸륵거려 잠이 오질 않아 정신만 말똥말똥한데 이대로 버티면 떠오르는 새 해를

 

볼 것이 틀림없었다.

 

결국 나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을 가동했다.

 

전자 수면제 가동.

 

바로 휴대폰을 키고 김성모 웹에 접속해 김성모의 정말 재미없고 지루한 조폭 만화를 보는 것이었다.

 

 

1시간 후

 

의외로 재미있고 감동적인 엔딩이었다.

 

 

잠든 시간 새벽 4시 30분.

 

 

그리고 현재 거의 시체 되기 직전........ 내가 미쳤지.......

 

출근 전에 부장님께 문자를 보낸다.

 

[새벽 긴급한 복통으로 다소 지각이 예상됩니다. 죄송합니다.]

 

 

 

댓글 : 2 개
화이팅입니다. 제 이야기 같아서 공감되네요.
뭐야 ㅋㅋ 아이디 다시 살아나셨네요 ㅊㅋㅊㅋ~
저도 가끔 그런날이 있죠...
전 일이 너무 많아서 스트레스 받는 나날이 지나가다 어느순간 갑자기 현타가 와서 밤새 딴짓하고 그래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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