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드 이야기] [미드리뷰] 하우스 오브 카드 House of Cards2013.07.28 PM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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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 Netflix
제작자: 보 윌리먼 (연극계 출신, 영화 <킹메이커>의 원작 극작가)

2013년은 미국 드라마계에서 새로운 바람이 부는 해입니다. 새로운 시리즈들이 많이 프리미어 되는 것도 있지만, 넷플릭스Netflix라는 새로운 플레이어의 등장 때문이 큽니다. 넷플릭스는 본래 영화/TV 스트리밍 서비스로 오리지널 작품을 만든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2013년 부터 <하우스 오브 카드>, <어레스티드 디벨롭먼트(시즌4)>, <오렌지 이즈 뉴 블랙>등으로 넷플릭스도 미드계에 뛰어 들었는데요, 그중 플래그쉽으로 여겨지는 작품이 바로 이 <하우스 오브 카드>입니다.

케빈 스페이시 (유주얼 서스펙트, LA 컨피덴셜, 아메리칸 뷰티), 로빈 라이트 (포레스트 검프, 프린세스 브라이드, 머니볼)등 헐리우드 유명 배우들을 투톱으로 기용해서 야심차게 시작한 <하우스 오브 카드>는 20여년전에 방영한 영국 드라마의 리메이크 작품으로써 탄탄한 이야기와 캐릭터들로 가득 찬 웰메이드 정치 드라마를 지향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주인공인 프랭크 언더우드는 미국 민주당의 원내 총무로써 본래 대선 후 국무총리직을 약속받았지만, 배신당하고 원내총무로 남게 됩니다. 복수와 승진을 준비하기 위해서 철저한 계락을 냉혹하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이 드라마의 주 스토리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1,2화를 이 후로 뭔가 늘어진다는 듯한 느낌이 드는게 문제입니다. 파일럿과 2화는 데이빗 핀쳐 감독 (소셜 네트워크, 세븐, 파이트 클럽)이 감독하여 엄청난 몰입감과 연출을 자랑하지만, 그 이후로는 이야기가 늘어집니다. 특히 중반엔 잠까지 올 정도로, 전개나 인물묘사상 "왜 존재하는지는 이해는 가지만 정말 재미는 없다"라고 생각이 드는 부분이 많습니다. 후반에서야 다시 재밌어지지만, 중반부에도 이야기 흐름상 중요한 사건들이 일어나기 때문에 루즈하다고 스킵하기엔 좀 무리가 있습니다.

거기다 1,2화에선 통쾌한 복수물의 느낌이 들었지만 가면 갈 수록 점점 추해지는 프랭크의 행동이 역겨워질정도로 실제의 더러운 정치판과 흡사합니다. 물론 이게 현실에 더 가까움으로 장점이 될지도 모르지만, 비슷하게 현실적이고 더러운 정치를 묘사했던 <더 와이어>와는 전혀 다르게 그닥 "재밌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습니다. 흥미롭긴 하지만, 보면서 엄청난 즐거움을 느낄 수는 없는 작품이랄까요.

거기다 이야기의 큰 축을 담당하는 언론계의 캐릭터들이 클리셰한 캐릭터들이라 그닥 흥미롭지 않은 게 흠이긴 합니다. 전체적으로 봐도 흥미로운 캐릭터는 어느정도로 있지만, "좋아할만한 캐릭터"는 거의 없습니다. 같은 시기에 시작한 <더 아메리칸즈>에선 캐릭터들 대부분에게 동정심이 가는 것과는 반대네요. 보면 볼 수록 찝찝하고, 기분 나쁠 때가 있을 수도 있는 건 사실입니다. 특히 한국분들이라면 현재 정치판돌아가는 꼴이 생각나서(...) 더 짜증이 나실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그 외엔 그닥 나쁘진 않은 작품입니다. 오히려 장점이 단점보다 훨씬 많은 작품이긴 합니다. 케빈 스페이시의 연기력은 일품입니다. 프랭크는 더럽고 추한 인물이긴 하지만, 냉혹하게 할때는 하는 양반이라 현재 드라마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캐릭터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야기도 미국 정치판을 현실적으로, 미화없이 표현해낸 것이 인상적입니다. "인간이 한 목표에 목메어 얼만큼까지 잔인하고 냉정해질 수 있는가"를 드라마의 주 테마로 본다면 아주 잘 표현해낸 작품입니다.

그리고 등장인물, 특히 프랭크와 중반부에서 비중이 올라가는 피터라는 인물에 대한 고찰을 하는 장면이 굉장히 많습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프랭크의 독백도 가면 갈 수록 프랭크의 내면을 잘 풀이해 내고, 언뜻보면 어려울 수 있는 미국의 하원정치를 쉽게 풀이해주기도 해서 플러스입니다. 하지만 보면서 "정말 재밌다"라고 느꼈던 시간은 전체적인 퀄리티에 비해 그다지 많지가 않다는 것도 사실이긴 합니다. 제 취향일 수도 있겠지만요.

한줄평: "웰메이드, 하지만 2% 아쉬운 엔터테인먼트"



한가지 더.
넷플릭스는 시즌 하나 전체를 한번에 릴리즈합니다. 전부 사전 제작을 시킨다는 장점도 있지만, 오히려 전개가 루즈해지는 감도 있는 것 같네요. 내년엔 왠만하면 사전제작은 하되 1주일에 한번씩 릴리즈를 하는 것이 드라마 수명에도 좋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요즘같이 텀블러나 SNS로 일주일간격으로 전달되는 "입소문"이 TV 드라마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건지 생각해보면 그게 오히려 낫다고 생각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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