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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리뷰] [영화리뷰] 겨울왕국 (스포無)2014.02.01 PM 02:48
제목: 겨울왕국 (Frozen)
감독: 크리스 벅 (Chris Buck), 제니퍼 리 (Jennifer Lee)
개봉일: 2013년 11월 27일 (북미), 2014년 1월 16일 (대한민국)
장르: 애니메이션, 판타지, 코미디
< 겨울왕국 >은 < 라푼젤 >, 혹은 사람에 따라선 < 공주와 개구리 >부터 시작한 소위 제 2의 디즈니 르네상스의 에센스를 정말 잘 캡쳐하는 작품입니다. < 주먹왕 랄프 >가 오히려 픽사 계열의 애니메이션과 비슷했던 것에 비교하면 (아이러니하게 같은 해에 개봉한 < 메리다와 마법의 숲 >은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비슷했죠) < 겨울왕국 >은 그야말로 디즈니가 첫번째 르네상스 시절 추구한 판타지, 톡톡튀는 캐릭터성, 그리고 적당히 현대적으로 각색된 동화적 감성이 꽉 차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까진 < 라푼젤 >도 충분히 잘 보여주었지만, < 겨울왕국 >의 가장 큰 의의는 기존의 클리셰를 적당히 비틀어 스튜디오 자체의 진보하려는 결심을 보여준 거라는데에 있는 것 같습니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이 < 슈렉 >으로 디즈니 황금기 작품들의 포스트모던 안티테제를 만들어내었다면 < 겨울왕국 >의 틀은 첫번째 르네상스 시기와 그다지 다르지 않습니다. 너무 심한 대중적 레퍼런스나 노골적인 안티테제적 장치없이 이 작품은 어디까지나 디즈니 르네상스 시기 작품들(그리고 더 나아가서 디즈니 황금기 시기 작품들)처럼 내러티브에 중점을 두고 영화를 이끌어가기에 전혀 영화가 지루해지지 않습니다. 기존 클리셰 파괴를 어디까지나 "내러티브적"으로 자연스럽게 이루어 냈기 때문에 깊이 없는 패러디물이 아닌 하나의 신선하면서도 어디까지나 (좋은 의미로) "디즈니"적인 작품이 되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네요.
위에서 말했듯이 < 겨울왕국 >의 내러티브 페이싱은 탄탄합니다. 스토리 자체가 뒤로 갈 수록 좀 엉성해지는 감이 있다해도 러닝타임 덕분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 오히려 러닝타임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효율적으로 이야기를 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기가막히게 작사가 잘되고 멋지게 연출된 뮤지컬씬들이 비교적 적은 시간 내에 많고 기억에 남을 감정을 관객들에게 전해주는데 도움을 줍니다). 영화 중 그 어떤 씬이라도 내러티브에 불필요한 장면은 없고, 그렇다고 뭔가 빠져있다는 느낌이 나는 부분은 극의 후반을 제외하면 없습니다. 특히 영화의 첫 넘버인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은 세련된 편집으로 스토리를 효과적으로 관객들에게 전해 마치 픽사의 < 업 >과 같이 초반부터 관객들의 감정을 뒤흔들어 놓습니다.
그리고 < 라푼젤 >이 어디까지나 고델, 라푼젤, 그리고 플린이라는 세 캐릭터에 중점을 두었던 것과는 다르게 < 겨울왕국 >은 안나, 엘사, 한스, 크리스토프, 그리고 올라프라는 다섯명의 캐릭터에게 골고루 분량을 주면서 스케일에 비해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만족할만한 성격묘사와 굉장히 효율적인 스토리텔링을 이루어 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 겨울왕국 >하면 가장 떠오르는 장점은 다름아닌 노래겠지만, 제가 보기엔 주인공들의 내러티브에 맞추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듯이 묘사되는 등장인물들도 이 작품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안나와 엘사의 자매애를 중심에 두고 두명의 캐릭터를 꽤나 입체적으로 표현했고, 다른 아동 애니메이션이라면 어디까지나 코믹 릴리프 캐릭터로만 쓰여질 올라프는 (참신한 개그로 관객들을 웃기는 것은 둘째치고) 영화의 테마를 나타내는 장치로 자연스럽게 중심에 섭니다. 그리고 크리스토프는 안나와 멋진 케미스트리를 보여주어 이야기를 조율합니다. 문제가 있다면 한스의 성격묘사인데, 캐릭터 자체는 나름 참신했어도 자연스러운 묘사가 제대로 되지않은 탓에 후반에 갈수록 매력을 잃었다는게 큰 문제겠네요.
노래는 "Let It Go"나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등 워낙 명곡들이 많기도하고, 조금 더 "뮤지컬"이라는 성격에 가까워졌는지 많은 중요한 장면들이 노래로 전해져 관객들이 느끼는 감정을 증폭시킵니다. 확실히 < 라푼젤 >보단 더 디즈니 뮤지컬에 가까운 작품이라고 생각하네요. 한가지 문제점이 있다면 영화 끝자락에 갈 수록 넘버가 없어지다보니 많은 뮤지컬 넘버를 기대하신 분께는 약간 실망일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영화의 클라이맥스 특성상 사실 가면 갈수록 노래가 더 들어가는 건 내러티브 페이싱에 해를 끼칠 수도 있는지라 영화 전체적으로 봤을 땐 그다지 나쁜 결정은 아니였던 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 겨울왕국 >은 클라이맥스의 약간 맥빠지는 전개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에게 감정과 내러티브를 전하는데 굉장히 효과적인 구성을 자랑합니다 (그리고 이게 디즈니 르네상스의 가장 큰 장점중 하나죠). 거기에 디즈니의 전통적 클리셰를 과감히 깨부시거나 현대적으로 리파인을 하여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 작품이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들이 인위적인 느낌이 들지 않고 자연스럽게 작품에 녹아 들었기에 < 겨울왕국 >은 찬사를 받는 것 같습니다. "Let It Go"의 완성도는 오히려 덤이라고 생각될 정도로요.
한줄평: "디즈니의 두번째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작품이자 디즈니가 새로 나아갈 방향을 가리키는 작품."
※ 댓글에 스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댓글 : 3 개
- ☆하기수☆
- 2014/02/01 PM 03:04
확실히 한스가 뜬금없죠. 한스가 형제들이랑 같이 와서 무시당하는 장면이라던지 과거장면같은거 좀 더 넣어줬으면 이전 디즈니 악당들처럼 매력있는 악당이 됐을 수도 있음.
- 아키라
- 2014/02/01 PM 03:20
주인장님 제목은 스포무 인데..ㅎㅎㅎ
이분들 댓글 다른분들이 보심 안되겟네요 ㅎㅎ
이분들 댓글 다른분들이 보심 안되겟네요 ㅎㅎ
- 그레이트존
- 2014/02/01 PM 03:45
☆하기수☆//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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