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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드 이야기] 더 위쳐 드라마 소감 (스포)2020.02.01 AM 07:04
책은 5권 까지 읽었고, 게임은 물론 3부작 전부 플레이했습니다. 사실 소설책은 안읽은지 굉장히 오래되었는데, 위쳐는 버나드 콘웰의 아서왕 연대기 이후 처음 읽는 소설인데도 불구하고 흡입력있게 봐서 게임팬으로써 뿐만 아니라 책팬으로써도 기대가 컸습니다.
주연 캐스팅
게롤트, 시리, 예니퍼는 잘나왔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헨리 카빌은 이 시리즈에 광팬인걸 인증해서 그런지 게임을 의식한 연기를 보여줘서 좋더군요. 시리는 사실 타네드 사건 이후부터 진정한 고난이 시작되니 시즌 3쯤 되야 진지하게 배우의 실력이 실험대에 오르겠지만 적어도 딱히 지금까진 문제가 없어서 괜찮았네요. 가장 조마조마했던게 사실 예니퍼였는데, 게임에서 워낙 그 특유의 지X맞은 성격을 잘 구현해서 그런지 선이 조금 가는듯한 드라마 배우의 인상에 약간 걱정이 되긴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보니 드라마 나름의 해석을 가해서 겉으로는 차갑지만 속으로는 여린 예니퍼를 잘 표현 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본편에선 거의 다루지 않았던 예니퍼의 어린 시절을 다뤄서 게롤트와 균형을 이루는 한편, 예니퍼에게 처음주터 정감가게 할 장치를 만들어 줘서 배우의 동글동글한 느낌의 인상에도 불구하고 예니퍼의 복잡한 성격을 차근차근 잘 만들어냈다고 생각합니다.
조연 캐스팅
미스캐스팅이 있다고 생각하긴합니다. 트리스는 일단 원작표현으로는 자연미인인데 드라마 배우는 그냥 자연인인것(?)에 실망들 하시겠지만, 사실 특유의 마녀답지 않은 인성은 나름 잘나와서 그런지 별 거부감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그 에피소드는 게임에서 미친 존재감과 간지를 보여준 폴테스트 왕이 그냥 중년 인남캐인게 더 실망스럽죠.
다른 캐릭터들은 잘 나온편이긴 합니다. 티사이아는 소설 찢고 나온 수준이면서도 드라마에서 비중이 엄청 늘었는데, 이게 또 다음 시즌쯤 일어날 일과 잘 맞물리게 캐릭터를 짜놓아서 기대가 되게 만들었습니다. 뜬금없이 등장한 빌제포트같은 경우엔 사실 첫인상은 너무 선한 느낌이였지만 마지막엔 나름 어두운 면도 보여줘서 그런지 다음 시즌부턴 나름 괜찮게 나올 것 같기도 합니다. 이스트리드같은 경우는 환골탈태해서 그 특유의 찌질함이 사라진게 마음에 안들지만 애초에 예니퍼 스토리 비중을 확 늘리면서 캐릭터가 재창조되다 싶이 되었으니 드라마에서는 잘 맞는 캐릭터로 해석되어 나왔습니다.
신트라쪽 인물들은 에이스트를 제외하면 괜찮기 묘사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칼란테는 연기가 오버스러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여전사의 터프함과 어머니의 갈등을 어느정도 설득력있게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에이스트의 경우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혼자서 스켈리게 캐릭터들과 전혀 다른 분위기의 캐릭터로 나와서 그런지 이상하더라고요. 크라크가 충실하게 바이킹같이 묘사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에이스트만 그런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마우스색의 캐릭터는 완벽하게 나오긴 했는데 캐릭터 자체를 너무 의미없게 낭비했다는 느낌이 들긴 하네요.
야스키어(단델라이언)은 솔직히 게임에서 너무 평범하게 나온 감이 있어서 샤프하면서도 존재감은 확실하게 어필해서 좋습니다. 게롤트와의 케미스트리도 잘 부각시켜서 코믹 릴리프로써의 역할을 충분히 해냅니다. 배우가 인상이 조금 샤프한 느낌이 있어서 처음에는 걱정되었는데, 촐싹거리는 캐릭터를 잘 연기했다고 생각합니다.
단역들은 대부분 문제가 딱히 없다고 생각합니다. 렌프리는 파일럿 에피소드의 히로인이다보니 힘주고 캐스팅한게 보이고, 원작에선 회상으로 잠깐 등장하는 리타 네이드도 쓸데없이(?) 원작에 충실하게 묘사했네요.
시간대 구조
사실 위쳐의 영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실마릴리온의 영상화가 어려운것과 마찬가지로, 중요 스토리를 시작하기 전까지 (그러니까, 3권인 엘프의 피) 캐릭터나 세계관을 소개하는 부분이 단편적이라는데에 있습니다. 거기다 게롤트가 워낙 오래사는 위쳐라 그런지 시간대도 이리저리 건너뛰는 경향이 많구요. 문제는 게롤트의 이야기는 몇십년전부터 시작인데 시리는 2권 마지막쯤에 나온다는 겁니다. 거기다가 넷플릭스 드라마는 시리와 예니퍼의 이야기까지 전부 다 포괄하니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되나 걱정스럽긴 했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됭케르크와 비슷한 시간의 흐름을 택하는 방법으로 드라마 작가들이 합의를 봤는데 이게 초반에는 미묘해도 가면 갈수록 맞아떨어지는 쾌감이 있습니다. 그래도 일단 시리의 스토리가 워낙 시간적으로 동떨어져있다 보니 시리 스토리의 중반부는 미드에 흔한 시간떼우기용 스토리에 가깝다고 느껴집니다. 특히 도플갱어관련 스토리는 의미도 거의 없으면서 중요 캐릭터를 죽여버리는데다가 (원작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게임까지 생각하면 문제가 많죠. 일단 3편에 나름 중요 NPC로 등장하니) 이 스토리로 인해 카히르의 캐릭터성이 납득가지 않을 정도로 틀어져서 그런지 과연 시리가 그렇게나 중요했나,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시리즈 주인공중 한명이 시즌 후반에만 등장할 수 없으니 부득이하게 이렇게 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전체적인 페이스가 균일하지 못한 점은 치명적입니다.
그리고 책을 읽은 사람들이라면 시간대가 같지 않다는 디테일을 나름 재밌게 알아채가면서 볼 수 있지만 책을 읽지 않은 사람들에겐 왜 이렇게 꼬아놓았는지 이해가 안갈 가능성도 있다는 점도 있습니다. 이런 서사 구조가 딱히 의미가 있다기 보단 단편집인 원작을 드라마로 영상화하는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필요하게 된 기믹에 가까워서 그런지 무조건 잘했다고 말할 수만은 없는 부분입니다.
전체적인 구조
드라마 전체적으로 봤을 때 불만이라면 빌제포츠의 비중과 운명의 검 단편이 거의 사라졌다는 점입니다. 일단 빌제포츠야 원래 원작을 따라서 소든에만 나오는 것은 맞는데, 사실 시리에게 그렇게 비중을 줄 바에는 빌제포츠한테 그 비중을 실어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워낙 매력적인 캐릭터인데다가 중요한 캐릭터니깐 말이죠.
운명의 검 단편은 사실 게롤트와 시리가 처음으로 만나는 부분이라 당연히 나올줄 알았는데, 그 스토리로 빠지나 싶더니 덜컥 스토리가 바뀌는게 이해가 안갔습니다. 특히 마지막에 시리와 게롤트가 만나는게 운명의 검 단편을 읽지않으면 사실 개연성이 떨어지는 부분이라 왜 없앴는지 모르겠네요.
닐프가드 묘사
넷플릭스가 한시즌 전체를 한꺼번에 보는 방식의 드라마를 아이덴티티를 밀고 있어서 그런지 악역이 꼭 필요하다는 강박감에 사로잡힌 느낌이 있습니다. 원래 위쳐 초반에는 악역이라고 할만한 캐릭터가 없는데, 드라마에선 악역을 등장시켜야하니 닐프가드가 심각하게 뒤틀린 채로 나옵니다. 원작에선 닐프가드가 악의 축이다라는 느낌은 딱히 없는데 드라마에선 아예 악당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어 안달인건지 흑마법까지 쓰는 나쁜 놈으로 만들어 버려서 그런지 당혹스럽더군요. 이게 문제가 되는게, 닐프가드가 이렇게 묘사되다 보니 첫시즌의 메인 악역을 카히르가 맡게되고, 자연스럽게 정말 나쁜놈으로 나옵니다. 이거 나중에 어떻게 감당할지 모르겠네요. 이는 프린질라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린질라는 게다가 왜 안나 앙리에타 사촌이 제라키니아인이 된건지 설명도 없고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위쳐 시리즈의 주 쟁점인 선악의 흐릿함을 오히려 닐프가드를 이렇게 묘사해버려서 퇴색시켜버린 느낌이 있습니다. 거지같은 갑옷은 둘째치고요.
소든 언덕 전투
애초에 본편에선 지나가듯이 나오는 장면이라서 그런지 드라마에서 각색은 그나마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다가 마법사들이 그렇게 죽어나갔는지 궁금하긴 했는데 나름 잘 풀이해낸 것 같아요. 문제라면 원래 소든 언덕 전투는 엄연히 군대끼리 붙은 전투인걸로 기억하는데 드라마에선 너무 스케일을 다운시킨 감도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카히르가 사령관이 되는 불상사도 생기고요. 그래도 마법사들이 존재하는 전투를 묘사했다는 점에선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라면 세가지 정도 있는데, 일단 카히르가 심각하게 버프가 된건지 빌제포츠가 굴욕을 당하고, 예니퍼의 참전과 절박함이 좀 개연성이 없어보이는데다가, 마지막으로 필리파가 안나온게 의아스럽더군요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합니다만 필리파가 참전했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래도 일단 한정된 예산으로 나올 수 있던 전투중 그나마 잘 나온 것 같긴합니다. 1편 전투씬 찍을 돈으로 여기에다 투자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요.
음악
그냥 잘 나왔습니다. 게임을 충분히 의식한 스코어가 많을 뿐만 아니라, 마지막화 엔딩송은 시리즈에 걸맞는 좋은 곡이라 생각하네요. 엄청 히트친 야스키어의 Toss a Coin to Your Witcher는 개인적으로 너무 팝적인 느낌이 강하다고 생각하지만 중독성은 엄청나긴합니다.
액션/CG
미묘합니다. 잘나온 부분은 잘나왔는데, 아닌 부분은 영 아니에요. 일단 CG는 무조건 다음 시즌에 투자좀 팍팍해야할 부분인데, 몬스터들은 잘나온것 같아요. 스트리가는 CG가 아니라 분장인 것 같은데 나름 잘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전체적으로 납득갈 정도의 퀄리티로 나오긴한것 같습니다. 시즌2는 아마 타네드로 마무리짓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잘만들어줬으면 하네요.
- 하데쓰
- 2020/02/01 AM 09:10
- 소년탐정피카츄
- 2020/02/01 AM 11:53
- 白手之王
- 2020/02/01 AM 09:23
- 소년탐정피카츄
- 2020/02/01 AM 11:54
근데 연기력 문제는 딱히 없었는데요
- Wild_Fox
- 2020/02/01 AM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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