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게임 이야기] 2021년 게임 결산 22022.02.01 PM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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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 2월이 시작하고 나서야 2번째 결산을 쓰네요


2021년 게임 결산 1





21. 토탈 워: 쇼군 2 (+ 사무라이의 부흥 DLC)
전투 자체는 확실히 더 라이트해지고 스트림라인된 느낌이 많이 듭니다만, 화약병기가 거의 등장하지 않은에도 불구하고 스피디하고 박력감이 훨씬 쎄져서 전투는 이전 냉병기 타이틀보다 더 재밌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전국시대라는 시대적 특성상 다른 예전 토탈 워에 비해 너무나도 유닛 바리에이션이 적습니다. 거기다가 후반부를 더 재밌게 하려고 도입한 렐름 디바이드는 외교에 얼마나 투자하든 결국 모든 동맹이 플레이어를 배반하게되는 바보같은 시스템이라 짜증나기만 합니다.
사무라이의 부흥에는 남북조시대의 삼파전을 구현하기 위해 옛 토탈 워의 종교 시스템을 바꿔서 파벌 시스템을 만들었는데, 이것도 괜찮긴해도 결국 렐름 디바이드가 시작되면 의미가 없어집니다.


22. 토탈 워: 쇼군 2 사무라이의 몰락
사가 시리즈로 편입되어 이젠 명실상부 스탠드얼론 게임인 사무라이 몰락. 쇼군 2의 확장팩이긴 한데, 화약병기의 등장으로 인해 전투 방식이 확실하게 다릅니다. 특히 근접전투까지 책임졌던 엠파이어, 나폴레옹의 전열보병과는 달리 사무라이의 몰락의 전열보병은 근접전을 아예 못하는 것이나 다름없는데 또 냉병기 보병들은 근접전 능력이 뛰어나서 전열보병을 빼고 근접보병을 투입하는 타이밍이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렐름 디바이드 또한 완전히 오버홀되어서 후반부가 되면 렐름 디바이드에 의해 자기 파벌에 대한 우호도 보너스가 높아 실제로 전국이 2 파벌로 나뉘어 피터지게 싸우는 거대한 내전이 형성됩니다. 오리지널의 렐름 디바이드는 노부나가 포위망을 구현한 것이라고 쳐도 좀 너무 작위적으로 동맹이 뒤통수를 쳤는데, 여기선 제대로 무진 전쟁의 상황을 반영해서 자기 파벌은 확실히 플레이어를 따르는 시스템이라 초중반부 외교전이 확실하게 후반부에 반영되서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개인적으로 쇼군2의 라이트함을 유지하면서도 전투의 유니크함과 캠페인 자체의 페이스를 생각해보면 시리즈 입문작으로 가장 알맞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23. 나폴레옹 토탈 워 (+ 반도 전역 DLC)
엠파이어가 "넓이"로 승부한다면 나폴레옹은 "깊이"에 중점을 두는 게임입니다. 유닛 고증도 모드에서나 볼 수 있을 디테일을 보여줘서 세부화되어 있는데다가 나름 실존인물들이 많이 등장하는 하기도 해서 나폴레옹 덕후라면 재밌게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캠페인은 툴롱 포위전, 이탈리아, 이집트, 그리고 그랜드 캠페인으로 나뉘고, 거기에 반프랑스 동맹이 주역인 캠페인이 있는데, 시간제한이 꽤 빡센 편이라 예전처럼 느긋하게 하는 플레이는 못하겠더라고요. 그래도 아직까진 전열보병 시대 토탈 워로는 완성도가 가장 높다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반도 전역 DLC는 그냥 본편의 작은 캠페인이 하나 추가되었다는 느낌입니다.


24. 얼티밋 제너럴: 게티스버그
제작자가 토탈 워 시리즈의 다스모드 제작자라서 토탈 워와 비슷하게 진행되는 게임입니다. 미국 남북전쟁의 게티스버그 전투 하나만을 중심으로 전투를 일별로 나눈 후 플레이하는 방식인데, 그렇기에 맵은 하나고, 그랜드 캠페인은 당연히 없지만, 그래도 고증에 충실해서 할만합니다. 어느정도 충실하냐면 제가 그냥 연방군이 실제로 했던 포진 그대로 재현했는데 승패는 물론 사상자 수까지 거의 똑같이 맞쳐지더라고요.
게임 자체는 토탈 워보다 본격적입니다. 사기와 피로도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예비대 없이 몰빵해도 이기는데 문제가 없었던 토탈 워와는 달리 예비대를 남겨두고 적절한 때에 투입시켜 전투중인 최전방 부대에게 휴식을 주는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문제라면 맵이 2D라 각 유닛의 시야가 어떻게 작동되는지 정말 알기 힘들고, 사기와 피로도에 대한 UI가 그리 좋지 않아 왜 전투에서 지고 있는지 잘 알 수 없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25. 영웅전설 하늘의 궤적 The 3rd
사실 올해 깼다라고 하기엔 이미 거의 3년전에 마지막 보스 코앞까지 한 상태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주인공으로써의 케빈을 그리 좋아하진 않습니다만, 팬디스크답게 하궤 1, 2편의 올스타 총출동이라는 점은 재밌게 했습니다. 그래도 왜 팬디스크가 이렇게 길었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하궤 시스템이라 클래식하면서도 좋은 전투 시스템이라 불만은 많이 없습니다만. 그래도 던전에 던전이 나오는 게임 구조상 SC에 비하면 많이 지치긴 하는 구성이란게 아쉬웠습니다.


26. 소피의 아틀리에: 신비한 책의 연금술사
이것 역시 3-4년전에 마지막 보스 코앞까지 한 상태였습니다. 하궤 3rd와 다른 점이라면 이건 아예 마지막 보스를 도저히 못깨서 봉인한 것이였지만요. 알고보니 그냥 레벨빨로 밀어붙이다가 레벨 캡이 굉장히 낮은 소피의 아틀리에 특성상 최종보스 지역에선 연금술로 제대로된 장비와 아이템을 들고 가서 싸웠어야 했는데, 귀찮아서 안했던게 문제였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을 스피드런하는 플레이어한테 팁을 받아서 엔드게임용 장비를 만들어서 가니 최종보스가 정말 쉽게 죽더라고요. 그래도 그 장비를 만드는 과정이 굉장히 인상깊어서 다시 아틀리에 게임을 하고 싶게 만들었습니다. 올해는 피리스의 아틀리에를 끝내야 겠네요. 한가지 문제라면 비타판이라 최적화가 그지같다는 점. 그리고 피리스는 더 심하다는 점...


27. 브레이블리 디폴트
제 첫 팀 아사노 게임입니다만, 시작한지 거의 6년이 되서야 깨게 되네요. 다들 아시는 스토리 중반부의 그 반전 때문에 짜증나서 손 놓았다가 이번에 시간을 들여서 끝냈습니다. 아직도 3D를 키고 도시를 방문하면 진짜 황홀한 그래픽을 보여줍니다. 3DS에서 3D를 가장 잘 쓴 게임중 하나라고 생각하네요.
그리고 게임플레이 자체도 다시 하면서 제대로 플레이하는 감각을 알게되니 더 재밌게 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제일 좋은 파티 조합을 찾으면 모든 사람과 모든 가이드가 각기 다른 조합을 추천하는데 이게 다 장단점이 있고 쓸만하다는 점을 보면 다른 건 몰라도 JRPG적 게임플레이는 확실히 팀 아사노가 제대로 만들긴 합니다. 올해 초에 브디 2도 샀는데 이것도 언젠가 해야죠.


28. 배틀필드 4
싱글만 플레이 했습니다만, 정말 재미없는 캠페인이네요. EA의 현대 밀리터리 슈터는 언제나 콜옵보다 재미없게 했는데, 그래도 배필3은 어느정도 재밌게 해서 배필4도 그정도는 해주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만, 실제론 정말 재미없었습니다. 레벨 디자인은 헤일로같이 조금 더 오픈된 디자인을 추구하는데, 실제로 그 레벨 디자인을 제대로 살릴만한 스크립트나 무기, 전술성, 뛰어난 AI, 쓸만한 스텔스 게임플레이 그런게 하나도 없어서 그냥 타이트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자유도가 높지도 않은 이도저도 아닌 게임이 되었습니다.


29. 톰 클랜시의 고스트 리콘: 와일드랜드
정말 전형적인 유비소프트 오픈 월드 게임. 대책없는 자유도와 짜증나는 족쇄들이 뒤섞여 있다고 볼 수 있는 게임입니다. 흔히 유비소프트 오픈 월드하면 그냥 너무 넓고 할게 너무 많고 지치는 레벨 디자인, 이렇게 주로 뽑는데, 저는 그렇게 보지 않고 오히려 적어도 저번 세대부터 유비소프트 게임은 파 크라이 2에서 발전된 "시스템 게임" 디자인 철학을 지속적으로 미어주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문제는 파 크라이 2도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의 밸런스를 못맞춰서 망했는데, 고스트랜드 또한 거기서 발전이 많이 안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또 뭔가 중독적인 맛이 있어 결국 욕하면서도 계속하게 됩니다. 재밌을 때는 진짜 재밌고, 짜증날 때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짜증나는 게임.


30. 슈퍼 메트로이드
레벨 디자인이나 기본 게임플레이는 지금해도 전혀 문제없을 만큼의 게임사에 길이 남을 완성도입니다. 문제라면 아이템을 쓰는 방식인데, Select 버튼을 눌러가며 골라야합니다. 보스전에선 슈퍼 미사일과 그냥 미사일을 바꿔가며 싸워야 하는 경우가 있어서 굉장히 귀찮더군요. 거기다 X레이나 그래플링 빔도 아직 아날로그 스틱이 게임계에 제대로 적용되지 않은 시절의 게임이라 컨트롤이 굉장히 부자연스럽습니다. 보스전은 할만하긴 한데, 드레드와 달리 패턴을 완전히 숙지하지 않아도 그냥 몸빵하면서 잡아버리는 플레이도 가능합니다.
그래도 모든 메트로바니아 장르의 근간이 되는 게임답게 지금해도 재밌습니다. 대사 한마디 없이 오브젝트 배치, 보스의 생김새, 맵구조등등으로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도 대단하고요. 근데 왜 이렇게 할 수 있으면서 아더 엠때는 그따위로 한걸까요.


31. 메트로이드 퓨전
나왔을 때만 해도많이 호불호가 갈렸던 메트로이드 4편입니다. 사람들이 슈퍼 메트로이드보다 더욱 광활하고 더욱 자유도가 높은 후속작을 기대했는데 정작 나온 것은 훨씬 더 일직선적인 진행에 독백이 조금 너무 많은 사무스였으니까요. 하지만 쳐낼건 과감하게 쳐낸 액션과 플랫포밍의 손맛은 슈퍼 메트로이드는 따라올 수 없는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슈퍼 메트로이드와 슈퍼 메트로이드에 강하게 영향받은 2010년대 메트로바니아 게임들은 맵을 그저 플레이어가 탐험해야할 폐허/성으로만 봐서 맵 자체가 스토리와 함께 변해가는 모습을 거의 보여주지 않는데, 퓨전은 오히려 일직선 진행으로 인해 맵이 변화해가는 연출을 극대화시켜 보여줘서 오히려 슈퍼 메트로이드와는 다른 탐험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이야 슈퍼 메트로이드를 절대적인 기준점으로 잡는 메트로바니아 장르이지만, 사실 1편부터 퓨전까지 메트로이드 게임이 변화를 거듭한 것을 생각하면 이런 느낌의 메트로이드도 충분히 메트로이드답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라면 어떤 면에선 드레드보다 더 어려운 보스전.


32. 파 크라이 3
어떻게보면 2010년대 유비소프트 게임의 기본 틀을 만든 게임. 샌드박스형 레벨 디자인, 정형화된 수집요소, 같은 스튜디오의 다른 게임들로부터 적극적으로 게임플레이 요소를 답습한다는 점, 그리고 유비소프트 오픈월드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세미 스텔스 게임플레이 방식까지, 정말 여러가지가 보입니다. 한가지 다행인 점은 그나마 다른 유비소프트 게임들보다 더 낫다는 점인데, 재미라는 요소 그 자체는 없다고 할 수 없겠네요. 한가지 흠이라면 파 크라이 2의 진중한 느낌에서 훨씬 더 가볍고 과도한 분위기의 게임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마케팅으론 바스를 앞세우며 뭔가 철학적인 이야기를 할 것 같았지만, 실상은 파 크라이 2의 나름 진지한 신제국주의에 대한 고찰 및 "어둠의 심장"의 재해석과는 비교하기엔 부끄러운, 수박 겉핥기식의 스토리였습니다. 파 크라이 3도 어찌보면 "어둠의 심장"에 영향을 받은 작품입니다만, 게임플레이 자체의 가벼움과 전혀 맞지 않는데다가 스토리도 백인 영웅주의적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이 많아서 이게 왜 호평을 받았는지 잘 이해가 안갔네요. 그냥 캐주얼하게 재밌지만 그 이상은 아닌 게임.


33. 배틀필드 V
배틀필드 1의 캠페인과 비슷하게 만들었습니다. 배틀필드 1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캠페인이 바로 중동 전역에서 말타고 여러 오스만군 진지를 침투하여 미션을 행하는 샌드박스 미션이였는데요. 배틀필드 V는 아예 거의 모든 미션이 이런 방식입니다. 문제는 이게 계속 되다보니 배틀필드 4편과 같이 레벨 디자인은 그냥 넓기만 하지 특별히 재밌지도 않고, 실제로 플레이어가 가지고 있는 옵션이 많지 않은지라 스텔스가 전혀 재밌지가 않습니다. 스토리는 분명 자원자들을 받은 코만도 부대인데 왜 "실미도"처럼 범죄자들이 반강제적으로 입대했다는 각색을 했는지 모르겠는 영국군 SBS 캠페인을 제외하곤, 노르웨이 레지스탕스, 세네갈 참전용사들의 드라군 작전, 그리고 독일군이 주인공인 라스트 타이거 모두 왠만해선 잘 조명되지 않는 2차대전 이야기들을 담아서 괜찮았습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우스만 셈벤 감독의 세네갈 군인들에 대한 전쟁영화인 Camp de Thiaroye를 인상깊게 봐서 그런지 드라군 작전 캠페인이 인상깊었네요. 하지만 결국 게임으로썬 재미없고, 차라리 TV 시리즈였다면 더 나았을 것 같네요.
멀티는 제대로 안해봐서 모름.


34. 메달 오브 아너: 퍼시픽 어썰트
1세대 시네마틱 밀리터리 FPS라고 할 수 있는 부류 (메달 오브 아너 얼라이드 어썰트, 콜 오브 듀티)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래서 그런지 레벨 디자인과 총기, 미션 목표등이 정말 2004년이라는 것을 생각해도 많이 모자랍니다. 거기다가 특히 타격감이 최악이라 안그래도 똑같은 정글을 계속 일직선으로 가는 게임 구조에 지치는데 총을 쏘는 것조차 기분이 나빠서 그런지 꾸역꾸역했습니다. 거기다 최적화도 최악인지 60FPS 락이 안되더라고요.


35. 메트로이드: 아더 엠
요즘들어 왠지 모르게 "아더 엠은 스토리만 나빴지, 게임플레이 자체는 괜찮았다" 혹은 "아더 엠 스토리를 욕하는 건 PC충뿐이다"라는 병1신같은 재평가가 기어나오고 있는데, 아더 엠은 그냥 ㅈ나게 못만든 게임입니다. 컨트롤 자체부터 근본적으로 제대로된 플레이를 불가능하게 만들어요. 평소에는 위모트를 가로로 잡고 NES 컨트롤러처럼 쓰다가 미사일을 쏠 때 세로로 잡고 TV에 조준하며 FPS로 시점이 전환되는 방식인데, 당연히 시점이 전환되면 움직이지도 못합니다. 문제라면 이 게임은 액션 게임입니다. 1인층으로 시점이 바뀐다고 적들이 사무스를 공격하지 않는게 아니에요. 거기다가 Wii 자체의 문제 때문에 시점 전환도 빨리 되지가 않아서 정말 지금까지 메트로이드 게임중에서 가장 빠른 페이스의 액션을 자랑하면서 컨트롤 자체는 그걸 아예 못하게 만드는 환장할 노릇의 디자인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기다 모든 보스가 결국 미사일을 쏴서 죽여야하는 것은 다르지 않아서 결국 이 지1랄같은 미사일을 쓰지 않을 수도 없습니다. 특히 마지막 보스전은 진짜 테스트는 해보고 넣은건지 궁금하더군요. 솔직히 닌자 가이덴보다 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거기다 스토리도 진짜 최악입니다. 사무스가 갑자기 아담이란 인간한테 이리저리 휘둘리는 바보가 된 것은 둘째치고, "아담이 어빌리티를 승인해줘야 쓸 수 있다"는 그야말로 게임 역사상 가장 엿같은 제약 때문에 분명히 "어 이건 이 어빌리티를 쓰면 될 것같은데"같은 부분도 결국 승인을 아직 안해줘서 그냥 아무것도 못하고 다시 뒤돌아가다가 컷씬을 발동시켜 승인을 받는, 하다보면 허탈해서 제대로 말이 안나오는 장면이 한두개가 아닙니다. 거기다가 게임 중반까지 계속 떡밥을 던지던 내부 배신자는 후반부에 가선 그냥 증발되서 결국 배신자가 누군지도 제대로 안나옵니다. 애초에 후반부로 가면 배신자가 있든 말든 의미가 없어지니까요. 그리고 가장 최악은 전체적인 스토리는 결국 그냥 퓨전의 재탕입니다. 전체적인 구조가 나중엔 비중이 없어지는 배신자가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정말 다를게 하나도 없습니다. 시리즈 전체로 봤을 때도 전혀 의미없는 스토리입니다.


36. 싸이코너츠
더블 파인의 게임답게 플랫포머임에도 불구하고 어드벤처 장르의 영향이 강하게 드러나는 게임입니다. 총 9(+1)개의 레벨이 있는데 아쉬운 점이라면 그 중 1/3이나되는 분량이 튜토리얼이라는 점입니다. 중반부부터는 레벨 디자인이 정말 굉장한 완성도를 자랑하는데, 특히 "우유배달부 음모론"은 제가 여태까지 해봤던 게임중 가장 인상깊은 레벨중 하나라고 생각하네요. 거의 대부분의 레벨이 특유의 기믹과 테마가 있어서 기본적인 액션과 플랫포밍 자체는 특별히 좋다고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계속 흥미진진하게 진행됩니다.
역시 문제라면 기본적인 전투와 플랫포밍 자체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라는 것. 전투는 객관적으로 봤을 때 단점이라고 밖에 볼 수 없고, 플랫포밍은 레벨 디자인과 주인공 기술 자체가 정확한 플랫포밍을 할 필요 없게 짜여져 있어서 괜찮습니다만, 마지막 레벨의 플랫포밍 난이도가 갑자기 높아지기 때문에 많이 짜증나는 구간이였습니다.


37. 라쳇 앤 클랭크 (리부트)
처음으로 해보는 라쳇 앤 클랭크입니다. 정말 무난함의 정석같은 게임이더라고요. 해보면 딱히 심각한 문제는 없는데 전혀 기억에 남는게 없을 정도로 인상이 옅은 게임입니다. 컨트롤이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레벨 디자인이 심각하게 짜증나는 것도 아니고, 페이싱이 어긋나는 것도 아닌데, 정말 기억나는 게 거의 없습니다. 분명 특이한 무기들이 많은데 전혀 기억에 안남습니다. 오히려 기억에 남는 건 정말 최악이였던 대사들. 분명 유머러스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은데 한번도 웃은 적이 없습니다. 듣기 괴로운 코미디가 아니라, 아예 코미디라고 볼 수도 없을 정도로 웃기지 않은 개그들로 가득 찬 게임입니다.


38. 메트로이드 드레드
기적적으로 완벽한 페이싱. 버터같이 부드러운 조작감. 완벽하게 조절된 난이도.
그것보다 더 인상깊었던 것은 드레드야 말로 2D 메트로이드의 정수같은 게임이라는 점입니다. 제로 미션의 스텔스 구간을 발전시킨 EMMI와의 조우, 퓨전처럼 어느 정도 선형적인 진행되면서 갈수록 변화되어가는 맵과 그것으로 보여주는 스토리 연출, 슈퍼 메트로이드와 같이 비선형적인 시퀀스 브레이킹 또한 유도하는 듯한 레벨 디자인, 그리고 현대적으로 리파인된 사무스의 움직임과 무브셋은 사무스 리턴즈에서 따왔고요. 하지만 드레드는 그 위에 더욱 발전을 했기에 특히나 인상깊다고 생각합니다. 옛 메트로이드를 전부 아우르면서 여러 요소들의 조율을 잘하고, 발전시킬 것은 발전 시키면서 드레드 특유의 더욱 빠르고 물흐르는 듯한 조작감때문에 옛 메트로이드과는 다른 경험이더라고요. 슈퍼 메트로이드라는, 역대 최고의 게임 순위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명작이 있는 시리즈인데도 시리즈 고인물들이 드레드를 이렇게나 찬양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정말, 정말 잘만든 게임.
거기다 사무스라는 캐릭터를 정말 가장 멋지게 보여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퓨전-아더 엠에선 쓸데없이 사무스를 너무 감정적으로 만들었다면, 오히려 사무스 리턴즈에선 너무 냉혹하게 보여질 때도 있었는데, 드레드에선 지속적으로 사무스의 눈으로 사무스의 감정을 전달하면서도 오리지널, 슈퍼, 사무스 리턴즈에서의 간지녀 기믹을 그대로 이어서 그런지 둘 사이의 밸런스를 정말 잘 맞춘 느낌입니다. 메트로이드 1-4편뿐만 아니라 캐넌이나 다름없는 프리퀄 코믹스의 사무스 본래의 캐릭터성인 "강인하면서도 인간적인" 사무스를 완벽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게임플레이는 잘 만들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스토리까지 이렇게 만족스러울 줄은 몰랐네요.


39. 어쌔신 크리드 III: 리버레이션 리마스터
예전에 한 2/3쯤 하다가 도저히 재미를 붙이지 못해서 지웠던 게임입니다. 비타로 나온 게임이다보니 다른 메이저 어쌔신 크리드 게임처럼 크고 아름다운 도시나 세트피스 미션이 없는데, 그래서 그런지 어쌔신 크리드의 단점이 정말 극명하게 나타나는 작품입니다. 켄웨이 사가 게임들이 대부분 그렇지만 리버레이션은 특히나 도시 자체에 매력이 전혀 없어서 뉴올리언스는 진짜 그냥 관광하는 맛이 하나도 없습니다. 거기다 교외 맵인 바이유는 안그래도 칙칙한 늪지대라 그런지 탐험하고 싶게 만드는 비주얼도 아니고, 조각배의 조작감도 최악이라 플레이하는데 고통의 연속이였네요. 거기다가 스토리도 전혀 재밌지도 않고, 주인공은 이리저리 휘둘리기만 하다가 엔딩이고, 기억나는 캐릭터는 하나도 없고. 참 아쉬운 작품입니다. 아벨린 디자인은 정말 괜찮은데.


40. 어쌔신 크리드 III: 워싱턴 왕의 폭정
어찌보면 최근에 나온 어쌔신 크리드의 신화 삼부작의 근간이 되는 DLC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예 대놓고 판타지적인 스킬을 내세워서 그런지 다른 어쌔신 크리드보다 다른 느낌으로 플레이하게 되네요. 문제라면 기본 시스템이 어쌔신 크리드 III인 것은 바뀌지 않아서 아예 근본부터 잘못된 것은 어쩔 수 없네요. 하면 할 수록 어크3가 얼마나 조작감이 ㅈ같았는지 기억이 날 뿐입니다.

댓글 : 2 개
메트로이드 드레드는 저도 큰 기대 안하고 했는데 작년 최고작이었습니다. 지역 이동 로딩이 너무 길다는 점만 빼면 완벽했어요. 특히 플레이 감각이 정말 칼같아서 아 이게 왜맞지? 이게 왜안맞지? 하는 감정인 안든 최초의 게임이었습니다.
나폴레옹 토탈워 한번 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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