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게임 이야기] 더 게임 어워드 관련 맘에 안드는 점2023.11.14 AM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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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킬리 어워드에 대한 불만점은 결국 너무 상업적이다로 귀결되는데

이게 왜 그런지를 더 파고 들면 더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TGA는 겉으로는 비디오 게임계의 오스카를 표방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완전히 다릅니다.

TGA는 주최하는 곳이 제프 킬리의 회사입니다. 정통성을 킬리의 쇼호스트 커리어와 선점효과및 외부투자(=광고)로 매꾸고 있죠.

제프 킬리의 커리어 자체는 존경받을만합니다.

구설수도 많긴 하지만, 일단 인맥이 넓고 사업가로써 능력은 탁월해서 이런 행사를 하기엔 이만큼 적합한 사람이 없긴 하죠.

문제는 주최하는 곳이 공정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근본적으로 개인회사이니까요.


TGA가 벤치마킹했다고 볼 수 있는 오스카는 완전 다릅니다.

오스카는 원래 이름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 영화 예술 과학 아카데미에서 주최합니다.

이 아카데미는 본래 시작이 일단은 어용 노조입니다. MGM의 루이 B 메이어같은 사장들이 노동조합에 위협을 느끼고 만든거죠.

다만 이미 30년대부터 어용 노조 이미지는 없어지고 업계인들의 명예 클럽같은 느낌이 되어갑니다.

어찌되었든 시작은 노동관련이였고, 아카데미에서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업계인들입니다.



그래서 근본적으로 TGA와 오스카가 차이납니다.

TGA가 상업적인 것은 결국 하나의 증상에 지나지 않습니다.

근본적으로 TGA가 오스카와 달리 업계를 보는 시점과 시각이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죠.

TGA는 상품을 기념하고, 오스카는 사람을 기념합니다.




물론, 오스카가 좋다는 말은 아닙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오스카는 미국 로컬 축제다라고 농담하시는데, 농담이 아닙니다.

원래 미국 로컬 시상식도 아니고 헐리우드 로컬 시상식이 맞습니다. BAFTA가 영국 로컬 시상신인것과 같죠.

물론 요즘 엄청 욕을 많이 먹으면서 아카데미 회원들도 다양성을 지향하고 있긴 하지만, 결국 근본적으로 헐리우드가 기반인 것은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막 적어도 근본적으로도, 표면적으로도 오스카는 영화를 만든 사람을 기념하지

영화라는 상품과 회사를 기념하진 않습니다. (물론 시상식 마케팅등 로비까지 이야기가 들어가면 실제론 다르지만)


TGA는 반대입니다.

TGA는 카테고리만 봐도 업계인이 아니라 대놓고 상품과 회사를 기념합니다.

오스카에 장르상이 없는 이유는 장르가 다르다고 해서 사람이 하는게 달라지지 않아서입니다.

호러 영화 감독도, 로맨스 영화 감독도, 결국 감독은 감독입니다. 편집도 편집입니다. 촬영도 촬영입니다.

오스카는 올해의 영화상도 프로듀서를 기념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TGA는 그런것에 관심 없습니다.

그래서 게임이 수상을 하면 퍼블리셔 사장이 상을 받고, 레벨 디자이너, 프로그래머등 기본적인 업계인에 대한 상이 전무한 대신

상품 그 자체만이 후보인 장르상들은 물론

게임도 아닌 TV 시리즈나 영화가 게임을 기반으로 했다고 카테고리를 받아가는 웃긴 일이 일상이죠.

TGA에서 직접적으로 개발자를 기념하는 것은 오스카에서도 언제나 흥미를 끄는 주연상, 감독상 (매체 특성상 기준이 애매하긴 하다만), 각본상 (역시 매체 특성상 특정 게임에 훨씬 이롭지만), 음악상등입니다.

겉으로면 오스카를 표방하고 트렌드에 쫒겨 괴랄한 카테고리를 만들어내고 자기네들은 오스카를 넘었다고 자위하는 것이죠.

매년 시상식을 보면 볼수록 TGA가 여기는 가장 중요한 것 1순위는 프로모션과 시청률입니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TGA는 오히려 판촉및 배급을 위한 비즈니스 이야기가 활발하게 오고가는 영화제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영화제와도 근본적으로 다르죠.

소규모 영화들이 배급을 따내기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영화체와 달리

TGA는 어찌보면 회사들이 대놓고 자위하는 곳을 빌려주는 것과 비슷하니까요.




이런 촌극이 일어난 이유는 여러가지있습니다.

애초에 역사적으로 상업적인 전통밖에 없는 게임계

프로페셔널리즘의 전통이 별로 없는 게임계의 저널리즘

퍼블리셔들을 상대로 절대적인 을이라 상업적일 수밖에 없는 TGA의 구조

자신이 좋아하는 업계에 대한 깊은 생각이 전무한 대부분의 게이머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노동관련인 것같습니다.

대부분의 개발자들이 힘이 없습니다.

영향력이 큰 노조가 없거든요.

영화업계도 스태프들 죽는다하는데, 적어도 헐리우드는 짬이 오래되고 노동운동의 피튀기는 역사를 실제로 살아와서 그런지

이번 각본가 길드, 배우 길드의 파업처럼 스튜디오들과 너죽고 나죽자할 정도로 대들수 있는 노조들이 있습니다.

실제로 노조가 약한 부문은 오스카도 대놓고 푸대접하니까요 (특수효과 부문).


업계의 이런 뒤틀린 점이 근본적으로 바꿔지고, 게이머들이 그걸 지지하지 않는 한 절대 바뀌지 않을 겁니다.






물론 저는 업계인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론 다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영화사를 배운 입장에서 영화업계를 벤치마킹한 TGA의 현재 모습을 보면

이런 생각이 안들수가 없습니다.

댓글 : 2 개
  • Mk22
  • 2023/11/14 AM 05:21
맞음. 쉽게 말해 금년도 행사에 누가 제일 투자를 많이 했느냐에 따라서 상 쥐어줌. 각분야 선정 기준도 명확하지 않고, 웹진의 과다 투표수로 결정되는듯 보이는데 애초에 웹진들 또한 퍼블리셔들의 돈을 받고 리뷰를 써주는 곳이 태반임. 음모론이 아니라 얼마전에 IGN 퇴사자들이 소니가 퍼블리싱 하는 게임에 비판적인 리뷰를 쓰면 소니에서 항의 전화를 심심치않게 할만큼 굉장히 퍼블리셔들의 입김이 센 업계라고 말했잖슴.

결국 제프 키일리도 매년 행사를 열며 퍼블리셔들에게 거액의 후원을 받는 거고 퍼블리셔들은 TGA에서 수상을 하면 해당 게임들의 매출도 순간 오르고, 퍼블리셔의 충성 구매층이 증가하니 미래를 위한 투자 형태로 기꺼이 행사에 돈을 대주는 거임.

그냥 매년 열리는 광고 행사일 뿐임.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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