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직회생일지] 공장장 퇴사2016.07.23 PM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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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영업합니다.

경력 짧아요. 업력 짧아요.

업계에서 해외영업 담당 하는 입장에서는 가장 나이가 어릴지도 모릅니다.

 

 

 

바로 전 글에서

설계팀장과 공장장이 고객과 약속한 내용을 무시하고

자기들 기술만 믿고 설쳐가지고 영업관계를 개박살 냈다는 사연을 올렸습니다.

 

 

그 사연 이후로, 실제로 고객측에서 큰 불만이 제기되었고

공장장이 멋대로 구조를 바꾼 것 때문에, 원안대로 금형을 고치느라 고객납기를 뻐그러트렸고

저는 그것을 단체카톡방을 개설해서 관련임원들에게 싹 뿌려버렸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서

공장장 퇴사하였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어려움을 겪는 핵심 이유는

"소통"

공장장이 영업적 사고를 치더라도

공장장을 통제 할 수 있는 영업-사장간 직통라인이 없고

사장님이 공장장에게 모든것을 맡겼다고 하더라도

현장말단이나, 설계초입 등 사장님 편을 만들어서

일종의 비선보고를 통해 실무영역에서 어떤 상황들이 벌어지는가를 항상 확인하고

공장장 보고와 맞추어 보면서 경영이슈에 대비해야 합니다만

 

그런게 없어요.

(단체카톡을 개설한 이유기도 해요)

 

 

오로지 그러한 현대 경영요소에 대해서 이해하고

리더십과 팔로워십 양쪽을 이해하고는 그 보고역할을 하고자 했던게 제 자신입니다만

정말 지독하게도 대화 자체의 필요성을 멀게만 여기는 겁니다.

누가요?

사장님과 이사님이요.

 

 


사장님실에 뛰어올라가, 이슈를 터뜨려 놓으면

공장장님이 나타나서는, "그거 별거 아니고, 다 수습 되는 일상이슈입니다" 라면서 묻어버립니다

 

 

공장장님이 나쁜사람은 절대 아니에요. 오히려 인간적으로 훌륭한 사람입니다만

문제는 고객입장에 대한 영업판정이 얼마나 중대한 요소인지, 그 가치판단을 못 합니다.

 

 



 

게다가 저는 항상 계산을 합니다.

진짜 더 뛰어난 머리를 가지고, 마찰없는 혜안이 팍팍 떠올른다면 얼마나 좋을까

제가 점쟁이도 아니고, 어떻게 미래를 꿰뚫어보고 행동하겠습니까?

다만, 내가 상대방에게 던져놓은 정보들로 인해 상대방이 어떻게 행동할지에 대해서는 

그 행동방향이 예측이 되니

 

예측되는 몇가지에 대한 대응을 준비하는 것 뿐입니다.

 

 

 

공장장님을 퇴사시키려는건 아니었어요.

사장님도 이미 다른 직원들이나 타사 지인들과 국내 고객들로부터의 평가가 있어왔기 때문에

내보낼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시니

아마도 제가 이슈를 터트린 것이 즉결로 판단해서 공장장을 내보낸 계기가 되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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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이렇게 계산했어요.

 

(기존의 문제점 : 신뢰이슈가 생기는 과정)

1. 회사 실세인 공장장에게 문제를 제기하고 솔루션을 제시하면서 공정진행을 요구

2. 공장장은 철저하게 기술적판단을 하면서, 내가 제시한 솔루션을 더 간단하거나 저비용 공정으로 바꿈

3. 고객과의 관계를 고려한 "보장된 조치"라는 개념을 아무리 설명해도 (공장장이 내 맘대로 해보지도 못하냐?) 라면서 고집피움

*여유가 있다면 공장장/설계 하고싶은대로 다 승인해줍니다만, 몇번 사고가 나서 고객납기가 없어진 상황에서는 제 말이 무조건 옳아요*

*저는 고객사정까지 세세히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개선이 미비되더라도 고객과의 관계를 지켜 낼 수 있는 구멍을 꼭 찾아서 대응하니까요*

4. 실제로 해보면, 고객 원하는 품질 안나오거나, 양산불가능한 문제 발생

5. (4) 문제를 다시 해결하려고 하다보면 고객납기 부족 발생

6. 공장장은 "영업이 고객에게 납기 더 받아와야지, 그런것도 말 못하냐" 라는 대응

7. 고객 빡침

 

(기존의 문제점 : 소통의 문제점)

1. 공장장 성향을 알고나서는, 설계팀장에게 (공장장에게 물어보지 마라)고 단단히 일러둠

2. 그런데 설계팀장이 내 지시사항 적용한 다음에 꼭 공장장에게 물어보고, 결국 구조가 바뀐채로 진행해버림. 영업담당인 몸값에게 승인도 안받음

3. 사장님실에서 공장장 소환해서 3자면담 해보면 (공장장 : 별 문제 아닙니다. 다 해결됩니다. 일상이슈입니다) 라면서 묻어버림 

*공장장은 진실로 일상이슈라고 생각함*

4. 몸값은 다시 설계팀장에게 "나도 고객 다 떠나가는 상황이다. 다 빼거 나갈거다. 공장장말 듣지마라" 고 다그쳐야 함

5. 그래도 설계에서는 공장장 의견 수렴해서 계속 사고침

6. 고객 빡침 

"몸값 니 말이 니말이 아니라, 우리 의견 전달하는거잖아. 너랑 나랑 협의한거, 우리사장이랑 너네 사장이랑 약속한거랑 같은거잖아. 왜 사장님 개입안함??"



(나름 찾아낸 방법 : 궁지로 몰아서 내 입장에서 의견전달하기)

1. 해당 문제 있을 때 마다, 사모님에게 구구절절 상황설명 및 경영솔루션에 대한 의견 전달함 (주2회, 1회당 2~3시간씩)

2. 단체카톡으로 문제상황 적어서 뿌림 (사장님, 공장장, 설계팀장 등)

3. 전화 꺼놓고 잠적

행동예측을 해보면

사장님 : 황당해 할것이지만, 내용은 꼼꼼히 읽어 볼 수 밖에 없을것이며, 내용 읽어보고 나면 상황파악하고자 할 것

사장님 : 공장장에게 상황을 물어볼 것이고, 공장장은 기존과 같이 별 문제 아니고, 나 혼자 힘들어서 짜증부리는 것으로 설명 할 것

전직원 : 몸값 연락두절 2~3일 넘어가면, 사내평가 최악이 될 것

사모님 : 결근하는 나를 괴씸히 여기면서도, 하루이틀 후면 출근할것이라고 생각 할 것

사장님 : 2일째, 3일째도 결근이 이어지면서 사장님이 나에대한 평가를 나쁘게 할 것인데, 이것을 듣게된 사모님이 지금까지 몸값이 대화를 시도하려고 어떤 방법들을 써왔는지, 사모님에게 무얼 전달하려고 지난 1년 이상 끊임없이 들이대왔는지를 전달 할 것

공장장 : 평소와 같이 별거 아니라고, 해결 가능하다고 사장님 진정시킬 것. 그리고 진심으로 그럴것이라고 여길 것

공장장 : 그런데 3일 넘게 연락안되니, 이거 결근시위가 아니라 진짜로 회사도 고객도 버렸다고 여길 것

*** 제가 고객과 회사를 다 버리는 수를 쓰게되면, 그 계기를 만든 공장장이 절대로 무사 할 수 없을테니까요 ***

사장님&공장장 : 서로 모여서, 이런 일이 왜 생겼는지, 공장장 의견이 아니라 지난 사례들 가지고 하나하나 돌아 볼 것. 다른 영업사원 문제도 공장장 문제라는 가설을 세워서 뒤를 돌아보면, 모든 퍼즐조각이 턱턱 맞아들어 갈 것

 

 

결국, 연락차단 6일째에 사모님이 제 집을 물어물어 찾아왔고

저는 작정하고, 회사 전반적인 경영회복을 위한 전략과 그러한 사례에 대해서 5시간 이상 대화 진행

다음날부터 출근재계, 사태수습 돌입

사모님 이야기 : 공장장 내보내기로 했다. 한달만 채우고 나갈거야

 

 

 

그런데 출근해보니, 사장님이 사태 심각성을 깨닫고는 즉결로 내보내버렸습니다.

여기까지 기대한건 아니지만, 이렇게 된 이상 이대로 수습해 나가야겠지요.

설계팀장님이 제 눈치를 엄청나게 보게 되었습니다.

죄송스럽지만, 당분간은 이렇게라도 끌고가야만 회사가 망하는걸 겨우겨우 막아 낼 수 있어요.









==============카톡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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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3 개
와...보는 내가 다 갑갑하다;;;;;
옛날 사람들이시군요.... 다들.. 근데 설계팀장이 제일 나쁘네요. 중간에 알아먹는 척하면서 사실은 '절대' 협력해주지 않았군요. 설계팀장은 공장장과 잘 알테니 의견조율하면, 공장장도 여기까지는 안 왔을텐데.
아니면, 공장장이 너무나 자신이 확고한 사람이라 애초에 설득을 포기한 걸지도...
설계팀장이 너무 순하고 딱부러지지 못해요.
자기 주관이 있으면 그걸 내세워야 하는데
큰 기업에서 20년 이상 근속했던 사람이라서
사소한 거 하나하나 습관적으로 자기 책임 안지도록 누군가에게 보고하고 확인받아야 움직입니다.


그런데 하나 착각하는게
저는 어리고, 직급이 대리일 뿐이지만
사장님 대행역할이에요.
제 업무영역에서는 모든 공정직원들에게 절대적인 통제권을 가졌다는건데
이 권한을 의심하는겁니다.


몸값올리기 보다 공장장님 의견을 실행해버린다구요.
제가 공장장님은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기술판단만 해서 사고가 나니까
바쁜 와중에 제1선은 아니더라도, 내가 설명한 방향대로 설계팀장 주관을 적용해서 구조를 잡으면 된다고 설명하는데도

꼭 공장장님에게 물어보고는 사고를 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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