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똥철학] '파인만의 엉뚱 발랄한 컴퓨터 강의: 계산이론' 이란 책을 읽었다.2019.03.02 PM 05:41
대학 때 읽다가 도저히 안읽혀서 반납했던 책이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1장: 컴퓨터 개론
2장: 컴퓨터 구조론
3장: 계산이론
4장: 코딩 이론과 정보이론
5장: 가역 계산과 계산의 열역학
6장: 양자역학적 컴퓨터
7장: 계산의 물리적 측면
이 책은 파인만이 생전에 했던 컴퓨터과학에 대한 내용을 파인만 사후에 정리해서 낸 책이다.
컴퓨터 공학과를 생각하면 보통 프로그래밍 공부만 4년 동안 하다가 나온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교육과정에는 이론적 토대, 한계를 알 수 있는 계산 이론과 논리적/물리적 컴퓨터의 토대가 되는 논리회로와 컴퓨터 구조도 배운다. 이 책에서 1장에서부터 4장까지는 표준적인 컴퓨터 공학에서 배울 수 있는 내용 중에서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는 정도의 부분을 연결지어서 설명한다. 다시 말하면 각 과목에 해당하는 내용에서 다음부분 설명에 필요한 예시 한 두개 정도만 다음 내용에 도움이 될 정도로 설명하고 넘어가는 것이다. 예를 들면 튜링머신을 설명할 때 다음에 설명할 만능 튜링머신을 구현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문서를 찾아서 꺼내는 구체적인 튜링머신의 예를 설명하고 또 이를 통해 구현한 만능 튜링머신을 이용해 '정지 문제'의 반례의 구체적인 예를 구성하는 것이다. 물론 이 책이 방대한 컴퓨과학의 내용을 다 설명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하나의 완결된 논리적인 줄거리를 따라간다는 느낌을 줄 수 있어서 좋았다. 군데군데 넘어가고 결과만 말미에 설명하고 넘어가는 부분이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것이다.
코딩 이론과 정보이론에서는 우연히 요즘에 책으로 봤던 부분이 겹쳐 있어서 더욱 흥미로웠으며 물리하는 사람 특유의 큰 수를 어림잡고 근사식을 이용한 수식 유도와 예측도 흥미로웠다(내가 물리에 문외한이라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수학공부할 때에 비해서 그런 시각은 흥미로웠다.) 예를 들면 섀넌 정보량의 정의를 유추해내거나(정보의 크기를 의외성에 중점을 두어서 확률과 빈도의 평균 곱에 로그를 씌운 후에 극한으로 간다고 가정하고 스털링 공식을 사용하였다) 하는 등이다. 또 예를 들면 정보를 전송할때 오류는 독립적이고 단위 시간당 발생 횟수가 적다고 가정하고는 푸아송 공식을 이용해서 오류의 빈도나 그 외의 부등식을 보여주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학교다닐때도 이렇게 배웠을 지도 모르지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 책에서 특이한 부분은 5장부터 7장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보통 대학과정에서 보기 힘든 계산의 열역학이나 양자계산에 대한 내용을 다루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나는 읽다가 5장 까지만 어느정도 읽고 뒷부분은 읽지 못했다. 다음에 다시 읽어야 할 부분이다.
뒷 부분에서 그래도 기억나는 부분으로는 계산에 필요한 최소 에너지를 알아보기 위해 계산과정을 열기관의 과정으로, 1비트의 기억 소자를 각각 진공 속에서 단 하나의 원자를 옮기는 과정으로 생각한다는 것이었다. 열역학에서 열기관의 최대 효율을 알기 위해서 가역과정을 생각하는 것 같이 계산과정에서도 가역계산이 가능한 물리적 회로를 고안하고 이를 통해 추론해내는 내용은 계산과정에서 필요한 최소 에너지는 0이라는 것이다.
예전 수학과목 공부를 할 때는 어떠한 이론을 배울 때 이론을 만든 사람의 사고 과정이나 통찰, 혹은 수식이 나온 계기를 알기가 힘들었었다. 수학 책도 대부분 그 책 하나로 완결된 논리를 갖추고 있지만 이야기는 알 수 없고 정리와 증명, 예시와 연습문제의 연속이었다. 생각해보면 고등학교때 물리도 그런식으로 공부했던 기억이 난다. 예를 들면 열은 비열 과 질량 그리고 온도의 차이의 곱으로 나타낼 때 그것을 그저 정의로 생각하고 그와 같이 정의 된 식을 변형하는 것을 그저 신기하게 여겼을 뿐이지 어째서 그러한 이론을 만들었는지 정말 질량이 열에 비례하는지 열이 정말 무엇인지는 기계적으로 외웠을 뿐이었다. 이 책과 같은 사고가 파인만의 독창적인 대화 방식일지 또는 물리의 전통적인 공부 방법일지는 모르겠지만 이와같이 무언가를 알아보는것은 즐거운 일일 것 같다.
user error : Error.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