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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자웅동체2018.12.14 PM 07:46
자웅동체
내가 고1 때였나, 집에 오는 길에 전도하는 누나들을 만났어. 평소라면 지나칠 테지만 그 나이 때 남자애가 어떻게 누나들을 지나칠 수 있겠어. 전도 내용도 참신했어. 하나님이 남자가 아니라는 거야. 여자라는 거지. 난 듣는 척 하며 누나들 가슴만 슬쩍슬쩍 바라봤지. 그리곤 집에 와서 잊어버렸어.
이제 와서 생각해 보건데 신은 남자가 아닌 거 같아. 그렇다고 여자도 아니고. 왜냐고? 적어도 전지전능하사 완벽한 신이 남자, 여자 둘로 나뉘어져 있다는 게 이상하거든. 그럼 무성인가? 그것도 아닌 거 같아. 무성이가 이렇게 끈적하고 뜨거운 합체를 생각하기는 너무 어렵거든.
남는 건 자웅동체지. 그래, 그거야. 일부 신화에서도 자웅동체 신들이 나오잖아. 풍만한 가슴에 잘록한 허리. 그러나 밑에는 우람한 기둥과 그에 걸맞은 동굴이 있지. 모든 걸 가진 이 모습이야 말로 완벽에 가깝지 않을까? 게다가 이성을 찾아다닐 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고. 스스로 번식할 수 있지.
여기서 한 가지 걸리는 게 자웅동체라 하더라도 기둥과 동굴의 위치가 중요해. 만약 동굴이 아래고 기둥이 위에 있다고 생각해 봐. 자가 번식이 힘들다고. 물론 기둥을 아래로 휘게 해서 억지로야 넣겠지. 그런데 그렇게 커브 진 기둥은 음경골절, 발기부전을 일으킬 거야.
그러므로 기둥이 아래에 있고 동굴이 위에 있어야 하지. 적절하게 말이야. 세우고 넣고 부비부비한 후 찍. 슛. 골인.
그런데 왜 신은 자기 모습 그대로 생명을 만들지 않았을까. 설마 다 주기엔 아까웠던 거야? 아니면 다른 큰 뜻이 있을까.
기능적인 측면에서 어쩔 수 없이 나눈 걸 수도 있어. 자웅동체 2명이 만났다고 해봐. 이게 참 애매하거든. 서로가 서로의 기둥과 구멍을 교차해서 넣으려면 어떻게 해야 되겠어? 아무리 생각해 봐도 자세가 딱 하나밖에 떠오르지 않아. 그치? 그 69 비슷한. 그런데 이게 문제인 게 평소에 넣던 각도랑 정 반대거든. 아프기만 하고 들어가지도 않을 거야.
아니면 서로 한 번씩 주고받는 건 어떨까? 근데 이것도 좀 이상하거든. 내 똘똘이를 상대방 거시기 위에 있는 구멍에 넣는 건데. 허허. 이렇게 되면 상대방 거시기가 딱 내 똥꼬로 가거든. 뭐 이게 좋은 분들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론 개통의 고통만 있을 뿐이잖아? 쉽지 않다고.
그러니 애라 그냥 둘로 나누자 하신 거지. 하나의 막대기와 하나의 링의 합체. 창의성에 따라 그 어떤 자세도 만들 수 있는 자유로움! 드디어 생명체는 성교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된 거야. 오히려 기쁨이 넘쳐흐르지. 보시기에 좋았을 거야. 너무 억지라고? 어, 그 그래?
아니면 말야, 신님이 혼자 붕가하기엔 너무 고독하셨을 지도. 그러니 적어도 자기가 창조한 생명들은 둘이 만나서 서로의 체온을 나누길 바란 것일 수도 있어. 입술과 입술이, 꼭지와 꼭지가, 고추와 보지가 맞닿는 타아일체의 경지! 뭐? 가슴과 등짝이, 엉덩골과 거시기가 맞닿는 경우는 어떻게 하냐고? 뭐, 그것도 막대기와 링의 만남이잖아. 링과 링의 만남은? 어, 상대적으로 꼭지가 크시니까 문제없지 않을까?
자웅동체 가라사대 서로 사랑하는 모습이 보기 좋으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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