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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아프리카로 간 콩밥2018.12.20 PM 05:07
아프리카로 간 콩밥
피부병으로 고통 받는 아이들. 간혹 TV를 보면 아프리카에서 기아와 질병에 고통 받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지. 그리고 화면 좌측 상단에는 정기후원 전화번호가 있고. 우리 엄마는 서너 번 정도 기부한 적이 있어. 난 돈이 없어서 못해봤고. 변명 같지만.
아무튼, 아이들이 콩밥을 먹는 장면을 보여주는데 이상했어. 가느다란 손으로 밥을 쥐어먹는데 그릇에 콩만 남겨져 있단 말이지. 게다가 바닥에 드문드문 떨어져있더라고. 내 상식은 깨졌고 의심은 늘어갔지.
난 굶지는 않아. 하지만 대한민국에선 하위 8% 안에는 든다고 생각한다고. 그런 이 몸께선 적어도 밥알을 남기지 않아. 흘리지도 않아. 콩밥이라도 가리지 않고 잘 먹어. 인간사료라 불리는 누네띄네는 한달도 넘게 먹었지. 그런데 굶어서 죽기까지 한다는 아프리카 아이들이 밥을 흘리다니 이건 이상하다고. 그렇지?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보자고. 혹시, 걔들은 방송국의 연출을 위해 억지로 끌려온 얘들이 아닐까? 한 30분 밥 먹는 시늉해주고 뒤에 있는 어머니는 출연료로 짭짤히 받는 거지. 너무하다고? 아냐. 우린 아프리카가 못 산다는 고정관념에 잡혀 있는 것 같아. 내가 직접 두 눈으로 보기 전까진 이젠 아무것도 못 믿겠다니까.
봉사활동도 사업이 된 거 같아. 전문기관이 있고, 거기서 일하는 사람이 있고, 돈 빼먹는 사람도 있고. 유니세프도 거시기하다며?
아니면 말이지, 인간 본성일 수도 있어. 얘들이 콩 먹기 싫어하는 건 당연한건지도. 우리도 그렇잖아? 돈은 없어도 이왕이면 메이저 치킨 먹고 싶고. 홈플러스 두 마리 치킨은 정말 끔찍하다고. 튀김옷이 절반이라 먹으면 속이 뒤틀리지. 그거 먹을래 굶어 죽을래 하면 고민이 될 정도라고. 그래.. 아이들은 그 심정이었을지도.
난 놓치고 있었어. 사람이라면 먹고 살아야지. 그것도 맛있는 걸. 진흙 쿠키, 각다귀 튀김에서 벗어나는 걸로만 만족해선 안 된다고. 콩밥만 줄기차게 배급해준다면 진저리가 날 거라고. 고맙기는커녕 사육당하는 느낌일걸. 식사식간만큼은 행복해져야 되지 않겠어?
이왕 말이 나온 김에 새로운 봉사활동기구를 만들자고. 뭐가 좋을까? 그래 찾아가는 닭장 서비스. 치킨은 싫어할 리 없지. 달걀 프라이는 어떻고. 이 정도는 돼야 얘들이 잘 먹지 않을까? 마을마다 닭을 길러보자고. 닭님은 쓰레기더미에서도 진흙에서도 잘 크실 거라고. 닭님을 잘 보살피는 애들에게만 닭님의 은총을 내려주는 거야.
아 치킨 먹고 싶네. 이놈의 인간사료는 언제 다 먹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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