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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LG E12019.01.18 PM 07:49
LG E1
전에 한번 스마트폰에 대해서 이야기 한 적이 있지? 그땐 게으른 나머지 너무 뻔하고 지루한 이야기만 했어. 오늘도 폰에 대해서 이야기할 건데 이전의 실수는 저지르지 않을 거야. 그때 오신 분들에겐 사과할게.
난 LG를 응원해. 독립운동을 했기 때문일까? 그런 것도 있고. 뭐랄까, 만년 2인자를 응원하는 본능이지. 지금 쓰는 폰도 LG야. 마쉬멜로에 멈춰버린 지원을 보면 화딱질이 나지만 그래도 애정으로 쓰고 있지. 그 잘나간다는 LG전자지만 모바일 부분은 쌍욕을 먹잖아. 괜히 짠하다고. 적자는 보는데 포기는 못하고.
그런 LG가 조금씩 정신을 차리나 봐. 새로 나온 제품은 칭찬을 듣더라고. 호오. 중국산 폰엔 없는 다양한 기능을 갖추면서 가격은 49만 9천원으로 줄인 중급기. 글쎄, 남들이 칭찬하니 나도 박수는 쳐 줄게. 근데 마음에 들지 않아. 이 가격으론 백수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 하지. 아직 2년은 이르다고. 더 싸고 효율적인 제품이 필요해. 이름하야 백수 에디션.
백수 에디션의 특징은 뭘까? 일단 전면카메라가 없지. 이 심장에 좋지 않은 기능을 넣을 이유가 없다고. 빈둥거리다 실수로 카메라 전환이라도 눌러 봐. 끔찍한 몰골이 펼쳐지는데? 어떤 공포영화보다 살벌하지. 영상통화는 안드로메다에 있는 이야기야. 노치고 구멍이고 다 필요 없지. 딱 평범한 LCD 화면을 붙이면 끝나. 얼마나 실용적이야.
화면은 FHD LCD면 충분 해. 밝기도 크게 신경 쓸 필요 없어. 백수들은 알아서 태양을 피해 다니거든. 어두운 방구석에서 보기엔 오히려 밝으면 눈만 아프지. OLED는 절대 안 돼. 한 번 사면 기본 5년 이상은 써야 하는 백수에게 번인은 용납할 수 없는 문제거든.
그리고 외장 스피커, 특히 붐박스라는 빵빵 울리는 기능을 밀고 있는 LG를 위해 조언할게. 백수는 외장 스피커 안 써요! 엄마 몰래 유튜브 보고 게임 해야 하는데 어떻게 방안을 울리며 폰을 하겠어. 당장 삭제!
그리고 지문인식, 얼굴인식. 삭제! 집안에서 서식하는 백수는 절대 폰을 잃어버리지 않아. 오히려 잠금기능은 귀찮고 번거롭기만 하지. 앞면 센서고, 뒷면 지문버튼이고 모조리 없애버릴 수 있어. 딱 핸드폰 옆에 전원버튼만 달려있으면 된다고. 정말 단순명료하잖아.
다음은 LG페이야. 얼리어답터 백수들은 쓸 지도 몰라. 그러나 대게는 통장잔고가 텅텅 빈 불쌍한 존재들이라고. 페이기능이 있어 봤자 엄마 신용카드밖에 못 쓰는 이들에겐 아무 쓸모가 없지. 삭제!
또 뭐가 있을까? 그래, NFC. 페이도 안 쓰는데 NFC야 말 할 것도 없지. 방수? 집에서 물에 빠뜨릴 위험이라곤 변기밖에 없는데? 후면카메라는 한 개만 하면 되지. 찍을 친구도 없다고.
이것으로 대충 구상은 완료된 거 같아. 딱 봐도 원가절감의 힘이 느껴지지? 이 정도면 샤오미랑 붙어 볼 수 있지 않을까? 이왕이면 LG폰 사고 싶다고. 왜 반애국자로 만드는 거야?
백수 에디션이 좀 거시기하면 다른 이름으로 바꾸자고. 뭐가 좋을까...그래 에센셜! 정수! 에센셜의 앞자를 따와서 E시리즈를 출시하는 거지. LG E1. 정수의 극에 달하다. LG 모바일 사업부가 사장님들에겐 그렇게 죽음의 자리라며? 어차피 죽을 거 모험 한번 해보는 건 어때?
언제 바뀔지 모를 LG전자 권봉석 사장님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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