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린풍자쇼] 호르몬 치료2019.02.20 PM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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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 치료

 

 

우리 몸을 지배하는 건 뭘까? 오늘 아침 까지만 해도 머리라고 생각했어. 이성의 원천! 수많은 철학자들이 강조했지. 근데 점점 의문이 가. 뇌보다 더 날뛰고 있는 녀석을 봤거든. 호르몬!

 

보디빌더들이 약했다고 털어놓던데 대충 예상은 했지만 꽤 많더라고. 나도 약했어. 야 너두? 우리 모두 약투. 근육에 아무리 미쳤다고 하지만 약까지 써가며 할 필요가 있을까? 했는데 효과를 보니 안 쓸 수가 없겠더라고. 하루 종일 운동하는 몸보다 빈둥대지만 스테로이드 맞은 몸이 더 좋던데! 주사 맞으면서 운동까지 하면 근육몬이 되는 거고. 그 핏줄 우락부락하고 허벅지를 양팔에 달고 다니는 사진들 있잖아.

 

허탈하기까지 해. 운동이며 음식이며 그렇게 신경을 써봤자 주사 한방이 더 낫다니. , 이제 변명거리가 생겼군. 왜 그렇게 몸이 지방덩어리인가요? 스테로이드가 안 나오는 걸 나보고 어쩌라고요! 지금 호르몬 부족인 차별하시는 겁니까!

 

짱짱한 몸을 위해 스테로이드를 맞아야 할까? 그건 아냐. 맞다가 끊으면 고자가 된다더군. 오우.......근육보단 똘똘이지! 고작 보기 좋으라고 소중이를 죽여 버릴 순 없어! 내 후손을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아차, 나 모쏠이지. 몸이라도 좋아야 만날 수 있나? 에잇, 오른손양을 위해서라도 스테로이드는 안돼.

 

운동선수도 도핑이다 뭐다 문제가 많지. 근데 성별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더라고. 남아공 육상선수 세메냐. 여자라고 출전하는데 몸이 남자 뺨쳐. 자궁과 난소가 없는 대신 고환이 있다는데 허허. 이걸 양성이라 해야 하나. 헷갈리네.

 

결국 국제육상경기연맹에서 제약을 걸었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얼마 이상이면 여성부엔 출전 못하게. 얼마나 잘 뛰냐도 결국 호르몬빨이라니!

 

피부가 뽀얀 것도, 골격도, 가슴크기도, 성격도, 감정도 온통 호르몬이야. 그러다 맛이 가면 마약까지 하고. 레드썬! 크흠. 지능도 호르몬 아래 있는 거 같아.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데 어떻게 진득하게 자리에 앉아서 책을 볼 수 있겠어.

 

뭔가 씁쓸하네. 고작 신경물질에 자신이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 연습하면 극복할 수 있을까? 그래! 중딩 때는 백사장 비키니만 봐도 눈을 떼질 못했지만 지금은 곁눈질로 슬쩍 보거든. 참을성이 생겼다고! ....늙어서 그렇다고? ...할 말이 없네.

 

그래도 도전해 볼래. 호르몬에서 자유로운 인생을 살기 위해! 뭐부터 해볼까. 야동 보면서 안 세우기? , 이건 안 아냐! 발기부전 연습이잖아! 오히려 빳빳하게 세워야지. 다른 거 없을까. 이성의 부름에 충실한!

 

! 그래, 협동게임! , 오버워치 같은 게임들. 인간 5명이 모이면 얼마나 빡치는지 실감할 수 있는 호르몬의 향연장! 심장이 벌렁벌렁 할 때 날아오는 부모님 안부 인사! 어이구 누구 자식인지 참 잘~ 한다. 도파민 수치는 이미 전두엽을 뚫고 승천중이지.

 

이런 상황에서 정신줄 잡고 있는 거야 말로 이성의 승리를 증명하는 걸 거야. 성현이 되기 위한 부단한 연습! 어머니, 소좌는 지금부터 이성 수련에 들어가겠습니다!

 

...어머니가 나보고 부모님 안부를 물으시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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