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린풍자쇼] 에키타이안2019.03.01 PM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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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키타이안

 

 

31! 불의에 항거한 날! 모두 반겼을 거야. 일단 빨간 날이잖아. 올해는 절묘하게 주말과 겹쳐서 기쁨이 배가 되지. 지친 노동자, 직장인에게 평화를! 혹은...휴일수당을. ! 대학생들은 싫어하겠다. 3월은 잔인한 계절. 한 것도 없는 방학은 겨울과 함께 떠나가는구나. 흑흑.

 

삼일절이니 독립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해. 안익태에 대해. 애국가의 작곡자이지. 어렸을 때 얼핏 안익태가 친일파라는 소리는 들었는데 자세히는 알지 못했어. 최근에서야 그의 삶을 제대로 알게 됐지.

 

처음부터 일본에 붙진 않았어. 1938년도에는 한국환상곡까지 공연했다고. 그러나 이후 사람이 이상해지지. 활동명 에키타이 안. 일본이 만주를 점령한 것을 기념하여 만주교향곡을 연주하고, 41년에는 천황 생일이라고 기미가요까지 연주했어.

 

게다가 최근엔 나치한테 빌붙은 증거까지 나왔다네. 독일에 있으면서 스파이역할을 하고, 독일군선전에 가담했다는 거지. 프랑스에서 낙인찍을 정도로 싫어했다고 해. 이거 이거 너무하잖아. 친일파를 넘어서 친나치 타이틀도 획득하다니.

 

아쉬워. 국내에 있었다면 일본 총칼 앞에 쫄렸을 거야. 그러나 그는 지구 반대편 유럽에 있었거든. 먹고 살기 힘들었나? 일본 고위층이랑 같이 살고 지원도 받았다는데. 잠깐, 그럼 우리나라 최고 음악가 중 한 사람이라는 분이 일본빨 아니면 밥 굶는 수준이었다는 거야? 전혀 자랑스럽지 않잖아!

 

게다가 귀국 타이밍이 정말 엿같다고! 이승만 탄신일! 거기선 구석에 처박아놓은 한국환상곡을 연주했어. 이승만은 좋다고 우리나라 최초 문화표장을 주고. 진정한 애국자 안익태! 애국가를 널리널리 부르도록 하라!

 

왜 이렇게 똑같은 코스를 보는 거 같지. 이승만도 처음에는 바른 말하다가 머나먼 미국땅 가서 자기 배만 불리는 짓을 하잖아. 독립운동 모금 한 거 자기가 다 쓰고. 그러다 해방되니 지 욕심대로 나누고 죽이고 대통령 되고. 내가 국부요 애국자다!

 

애국가가 초라해 보여. 그러니 계속 바꾸자는 주장이 있겠지? 사람은 미워하되 작품은 사랑해야 하나? 모르겠어. 일단 잘못한 일은 처벌을 받아야겠지. 철저한 역사의 저울 아래.

 

이렇게 된 거 5년마다 새로운 애국가를 만들면 좋겠어.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하나씩 내 놓는 거야. 그렇잖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애국의 내용도 달라지니. 어쩔 때는 반공친미가 애국이고, 어쩔 때는 대기업 주도 노동유연화가 애국이고.

 

명곡이라 하더라도 5년 동안 불리면 질리거든. 걔 중엔 불후의 명곡으로 남는 것도 있겠지만 그건 정말 드물다고. 멜로디가 아무리 좋아도 가사가 딱 정해져 있잖아. 애국하세! 마치, 장군님 축지법 쓰신다처럼. 흥얼거리기는 좋으나 내용은 코미디인.

 

그럼 어떤 기준으로 애국가를 만들어야 할까? 우선 짧아야겠지. 무슨 식이다 하면 애국가제창부터 하는데 그 시간을 생각해 보라고. 지금 애국가 1절 완창하면 110초가 걸리거든. 여기서 확 줄여서.... . 오늘이 삼일절이니까 31! !

 

부르기 쉬워야 할까? 아냐, 차라리 확 어려운 게 낫겠어. 아쟁총각이 불러야 할 수준으로 만드는 거야. 아무도 못 부르게. 군대 다녀오신 분들 격하게 찬성하지? 매일 아침, 애국가 소리 작다고 갈굼 받던 아픈 기억이 있어서. 크흠.

 

이제 가사만 남았네. 외국 걸 벤치마킹하자고. 일단 일어나라! 전진!은 넣어야겠어. 중국, 프랑스 국가 모두 이 두 단어가 곳곳에 쓰이더라고.

 

일어나라! 노예 되기 싫은 사람들아! 억압받는 한 사람마다 함성이 터져 나오라! 일어나라! 일어나라! 전진! 전진! 나아가자! 지금까지 공산당 독재국가의 노래였고요.

 

일어나라! 조국의 자녀들아! 우리에 맞선 폭군의 피 묻은 깃발이 올랐도다! 무장하라 시민들이여! 전진! 전진! 저들의 더러운 피가 우리 밭을 적시도록! 프랑스는 레볼루션의 나라 아니랄까봐 화끈하구먼!

 

일어나라! 영원한 자유를 향해 전진하자! 인류의 양심이 우리 앞에 있다! 진리를 향해 떨쳐 일어나자! 사랑과 평화의 시대가 오는구나!

 

삼일절 독립선언서를 참고해서 만들어봤어. 31초 안에 다 부를 수 있겠지? 작곡은 윤상씨한테 맡길까? 평양공연 수석대표도 했는데 이것도 해주겠지. 높이는 4옥타브 이상으로.

 

~어나라~! 꺄오옷! 쿨럭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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