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린풍자쇼] 야생의 부름2019.04.01 PM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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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의 부름

 

 

황소개구리! 뉴트리아! 잠깐, 뉴트리아 맞지? 이 녀석은 카피바라랑 항상 헷갈리네. 이 밖에도 환경교란종이라고 해서 외국물 먹은 아니꼬운 놈들 있잖아. 배스? 붕어도 아닌 것이 입 큰 물고기에, 이상한 말벌에, 독개미에!

 

이 녀석들에겐 죄가 없지. 얘들이 무슨 강렬한 염원이 있겠어. 굳이 고향과 떨어진 이 땅에 오려고. 물론 화물선에 실려서 들어온 끈질긴 녀석들도 있지만. 걔들 빼고는....인간이 미안해! 똥을 싼 인간이 치워야지.

 

그런 가운데 묘한 영상을 봤어. 평소 뱀, 도마뱀, 전갈, 거미 같은 거 올리는 유튜버인데 이번 영상은 법과 관련 된 거더라고. 뭔가 해서 봤지. 내용인 즉 야생동물을 기르는 걸 금지하려고 하니 반대해달라는 거였어. .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 19228일에 발의 된 따끈한 법이야. 머리 싸매며 읽어봤지. 주요내용을 정리하자면 멸종위기 야생생물, 그리고 환경부에서 정한 보호종은 판매해선 안 된다! 괜찮잖아! 아니 이걸 왜 반대하는 거야. 지금까지 이런 법이 없었다는 게 더 충격인데!

 

외래종이라면 사람도 잘 받지 않는 우리나라인데! 이상한 동식물을 꼭 들여와야 돼? 말도 안 되지. 토종 생물의 터전을 파괴하고 먹이를 뺏을 거라고. 이런 놈들은 들어와서도 안 되고 이미 들어온 녀석들도 다 쫓아버려야지! 이렇게 된 거 미얀마, 스리랑카인들 다 물러가라! 중동으로 꺼져버려! 트럼프 만세! ....이게 아닌데. 전 인도적 이민에 찬성합니다. 크흠.

 

반려동물이라고 하는데, 쓰읍, , 고양이야 이해가 돼. 근데 전갈은? 거북이는? 얘들이 사람과 교감을 하나? 워워. 뱀대가리 무시하는 건 아니고, 사람을 따른다면 굳이 나무 파헤쳐가며 잡아올 필요 있어? 근데 하나같이 잡혀 온 녀석이던데? 잡은 분 손에는 지폐 몇 장 들려있고.

 

인간 없이 잘 살고 있는 녀석들을 왜 데려오는 거야. 반려? 아니. 말 그대로 애완! 우쮸쮸 사랑하는 모습이 어느 분과 참 비슷해. 그 있잖아. 일방적인 사랑이라면서 맘에 안 들면 지옥에 보내고 하는 분.

 

에이 그래. 세계화 시대인데 동식물도 세계화 하라지. 내가 너무 고리타분한 건지도 몰라. 동식물도 섞이고 섞이다 보면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겠지. 교란종들도 요즘은 잠잠하다며? 이 땅의 카리스마 대빵 큰 오리와 가물치덕에. 타란튤라랑 호랑거미가 붕가하고, 아프리카산 말벌하고 장수말벌이 짝짓기 할 수 있는 세상. 좋지!

 

....그래도 마음 한편이 불안해. 끄응..........안 돼. 안 된다고! 떠올랐어. 외래종들이 들어왔을 때 작살나는 경우도 있다는 걸. 광활한 아메리카! 버팔로와 인디언들의 땅. 소위 잘 나신 유럽맨들께서 다 박살내놨잖아. 학살과 수탈을 반복하며. 우리나라라고 그리 되지 말라는 법 없지. 일제강점기며 황소개구리의 억압은 이제 충분히 맛봤잖아.

 

이 자리에서 당당히 선언하겠어. 다람쥐, 청개구리, 고라니야! 금강초롱꽃, 숫명다래나무야!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모든 작은 생명들아! 걱정하지 마시오! 이번만큼은 흥선대원군도 싸다구 갈 길 수구꼴통이 되겠소! 오늘부터 마음 속 척화비를 세우리라! 양놈의 전갈, 거미, 파충류, 털 달린 놈들은 이 땅에 한 발 짝도 붙이지 못하리라!

 

헉헉. . 어라, 근데 저기 동물카페에서 하루 종일 사투를 벌인 라쿤은 오히려 나를 반기는 데? 쟤들도 실은 집에 가고 싶었나 봐. 누구보다도.

 

야생이 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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