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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그 많던 반전은 누가 다 먹었을까2019.05.10 PM 10:27
그 많던 반전은 누가 다 먹었을까
반전이 있는 영화나 드라마는 재밌지. 막장 드라마가 왠지 끌리는 것도 반전 때문일 거야. 여자 친구가 알고 봤더니 잃어버린 여동생? 사위될 애가 귀여워 보인다. 그 남자 내가 갔겠어! 하는 엄마까지. 크흠.
반전영화는 식스센스라고 죽도록 들었어. 하, 근데 나한텐 아무 반전도 없었지. 오래된 영화기도 하고, 스포일러가 한둘이어야 말이지. 여기 식스센스 반전 모르는 사람? 확 까발려! 는 아니고. 난 식스센스보다 아이덴티티가 재밌었어. 추천! 대신 인터넷에 미리 찾아보면 안 될 거야. 온통 스포일러니까.
그러나 이 두 영화도 최고의 반전 영화는 아니었어. 영화 엔딩 크레디트 보면서 이게 뭐야! 한 영화는 따로 있거든. 메멘토? 유즈얼 서스팩트? 으이, 진짜 유즈얼 서스팩트도 스포 당해서. 쏘우? 너무 외국거만 했나. 내부자들? 아니. 바로 블랙 호크 다운!
맞아, 전쟁영화지. 스토리도 간단해. 소말리아에 미군 헬기 추락한 거 구하려다 더 박살나는 내용이야. 괜찮아. 전쟁 느낌도 물신 나고. 여기에 무슨 반전이 있냐? 흐음. 스포일러니까 듣기 싫은 분은 귀 막아.
바로 엔딩에 나오는 글귀! 이번 사건으로 1000명이 넘는 소말리아인이 죽었다. 미군은 19명이 전사했다. 웟더! 사람 죽은 거 보고 허탈해 하면 안 되지만, 황당했다고! 치열한 전투! 생사를 넘나드는 전장! 서로 많이 죽었겠구나 했는데 어? 미군은 19명? 소말리아인 1000명 이상?
이게 전쟁인가? 그렇게 숭고하게 보였던 장면들이 다 주작 같았어. 헬기 2대 구한다고 1000명 이상을 죽여? 완전 동학농민운동 때 일본이 조선백성 학살한 거랑 뭐가 달라? 이 정신 나간 작전을 영화화 했다니! 그것도 장엄하고 긴장감 있게. 헐. 이보다 더 큰 반전이 어딨어.
머리 좀 차고 300 봤을 때는 당황하지 않았지. 스파르타가 어떤 나라인지 알았으니까. 웃기지 않아? 그 노예들 부려먹고, 심심하면 쳐들어가서 뺏는 국가가. 영화에선 프리덤!을 외친다는 게. 이것도 몰랐으면 블랙호크다운 급 반전영화였을 거야. 참고로 스파르타는 중장보병이라 도톰한 가슴과 왕자 배를 보일 일이 없어.
우리나라에도 반전 영화는 아니고 드라마가 있지. 명성황후! 민비를 처음 접한 게 교과서가 아니라 드라마 OST였거든. 조수미씨가 부른 나 가거든! 캬, 애가 절절 끓는다. 내가 조선의 국모다! 민비? 어디서 명성황후께 그 따위 천박한 말을 써!
그러다 진실을 안 건 대학에나 들어온 뒤야. 아주 민씨 가문으로 도배를 하셨더구만. 정신 차려도 모자랄 판에 자기 자리 지킬 생각만 하고. 혁명 일어나니 외세 끌어들여서 백성들 다 죽이고. 희한한 짓으로 국고 바닥내고. 충격이 너무 컸어. 난 왜 이렇게 멍청했을까. 왜 국사쌤은 민비를 개혁파라 했을까. 뭔 놈의 개혁이야! 자기 잘 먹고 잘 살 일만 궁리했더만!
소설이나 영화를 믿은 내 잘못인가? 그래, 너무 순진했어. 소설과 영화를 각색 안 하는 게 이상하지. 그 영화나 드라마가 나쁘다는 뜻은 아냐. 그래도 감동은 없다, 그치? 진실을 알면 우스워 보이는 걸. 내가 조선의의 국모, 푸훗! 디스 이즈 스파르타, 푸헤헤헤헤. 블랙 호크 다운, 블랙 호크 다운. 이제부터 미군의 화력쑈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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