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린풍자쇼] 수돗물 안심보험제2019.05.14 PM 10:37

게시물 주소 FONT글자 작게하기 글자 키우기
LINK : https://www.ilovewater.or.kr/homepage/sub/sub8_1

 

 

 

수돗물 안심보험제

 

 

, 선풍기를 꺼내야 할 날이 오고야 말았어. 오늘 낮엔 살짝 후끈하더라고. 샤워를 하는데 갈등했지. 찬물로 할까? 아직은 자신 없어서 보일러를 켰지만.

 

온난화에 맞춰서 해마다 준비했어. 의자는 일부러 구멍 송송 뚫린 걸로 샀고, 컴퓨터 부품도 열 덜 나는 걸로 맞추고. 형광등도 LED로 바꿨지. 올해는 BLDC모터 선풍기도 질렀고. 이젠 뭐가 남았을까? 36.5도 항상 내뿜고 있는 이 몸뚱이를 없애? 그렇다고 관짝에 들어가긴 싫은데.

 

, 보리차에서 생수로 대체하는 것도 있었지. 보통은 수돗물에 보리차 하나 넣어서 끓여 먹어. 그러다 여름이 다가오면 생수로 교체하거든. 어렸을 땐 무조건 보리차였어. 할머니 계실 땐 말야. 물을 사 먹다니, 상상도 못할 일이었지. 지금 살아계셨으면 한소리 하셨을 거야.

 

그런데 생수가 보리차 끓여먹는 것 보다 비쌀까? 요즘같이 인터넷에서 2리터 12병을 6천원에 사는 시대에 말야. 배송료 공짜로! 그래서 계산해 봤어. 3리터 주전자에 보리차 두 팩 넣는다고 생각하면 16. 보리차 30팩이 한 2천원이니까 대충 천원 나오네. 이제 24리터 물을 끓일 때 쓸 가스비는...얼만지 몰라서 인덕션 전자레인지로 대충 때려봤어. 1리터에 10원 든다니까 24리터는 240. 합치면 1240? 뭐야, 수돗물 끓여먹는 게 이렇게 쌌어?

 

어라, 이게 아닌데. 에헴, 생수 사먹는 걸 정당화하기 위해 주작 들어갑니다. ....그래! 보리차는 팔팔 끓인 거 다시 4도로 내려야 하잖아. 인간이 물을 마시기 좋은 온도로. 이게 얼마나 에너지 낭비야. 지구온난화의 주범! 끓이지 말고 생수 마십시다!

 

근데 뒷골이 계속 켕겨. 24리터니까 24KG, 쌀 한 포대 보다 더 무거운 걸 운반할 때 드는 엔진열과 매연가스는? 구리빛 피부 택배기사님의 근육운동은? 심지어 백산수는 저기 중국 백두산에서 뽑아오잖아. 아이, 중국 백두산이라 하니 이상하네. 아무튼, 그야말로 24리터 물덩이가 산 넘고 바다 건너 온 건데, 그 동안 배출 된 이산화탄소는 어쩌지. 끄아악!

 

내 집만 아니면 돼! 정신으로 가야할까 봐. 지구는 더워질지 몰라도 내 방은 아니거든. 생수공장 펌프가 팔팔 돌아가든, 배달하느라 택배차가 달달 거리든, 택배기사님 입에서 쌍욕이 나오든. 3천원의 위력으로 다 덮을 수 있으니 어쩌겠어.

 

솔직히 말할게. 지구를 위해서 차라리 생수를 먹자! 떠들려 했는데 생각할수록 아니네. 지구님이 보시기에는 그게 그거야. 아니, 끓여먹는 게 내 방은 덥지만 지구에겐 이득 같기도 하고. 맞다, 페트병도 있지! , 맙소사. 지금 나한테 신선한 생수병을 던진 님은 누구야? 니가 그렇게 생수를 잘해? 옥상으로 따라 와.

 

차라리 수돗물 안 끓이고 마실까? 생각해보니 그래. 팔팔 끓인다 해봤자 염소 날아가고, 대장균 정도나 죽겠지. 정작 치명적인 중금속은 끓이나 안 끓이나 그대로일 거라고. 그 물을 한평생 먹어왔어. 라면 끓일 때, 밥통에 물 얹을 때, 차 마실 때, 모두 수돗물! 아직 멀쩡한 거 봐서 죽진 않나 봐.

 

다행히 우리나라 수돗물 품질이 세계에서도 알아주잖아. 서울에는 아리수라고 판다며? 단지 집까지 들어오는 배관이 오래돼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데 이것도 방법이 있더라고! 수돗물 안심 확인제!

 

신청하면 공짜로 와서 배관검사를 해 준데. 탁한 정도, 염소, pH농도, , 구리함량을 조사해. 이거 괜찮잖아!....는 개뿔! 서울이면 하겠어. 근데 난 부산 살잖아. 안되잖아! 낙동강. , 부산의 젓줄이라는 이 강엔 공장이 많아. 대구만큼은 아니어도 예전에 문제가 몇 번 있었지. 다이옥신. 이놈의 발암물질은 염소처리를 해도 없어지질 않아.

 

게다가 남의 집에 세들어 사는 입장에서 부르기도 뭐해. 파이프 검사해서 이상이 나오면, 어쩌라고!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똑똑, 아주머니, 수도관 노후 돼서 교체하면 좋을 거 같은데요. 시에서 지원도 해줘요. 그래서? 니 돈으로 한다고?...아뇨...크흠. 10번은 돌려야 켜지는 가스레인지도 안 바꿔주시는데 뭐. 화장실 거울도 깨진 후에 감감무소식이고. 여하튼.

 

차라리 수자원공사에서 다른 서비스를 해 주면 좋겠어. 더 확실한 보장! 바로 수돗물 안심 보험! 수돗물을 마신 후 몸이 이상하다구요? 걱정하지 마세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1억 드립니다. 흑흑, 아들이 수돗물 먹고 죽었어요. 저런, 걱정하지 마세요. 사망 시 최대 100억 지급! 편안한 노후가 기다립니다.

 

지금 당장 위장 속으로 수돗물을 들이부으세요!

댓글 : 0 개
친구글 비밀글 댓글 쓰기

user error : Error. 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