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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고통을 대하는 태도2019.05.22 PM 10:30
고통을 대하는 태도
삶이 고통스럽나요? 왜 뜬금포 질문이냐고? 오늘 살짝 진지하면서 뭔 소린지 알 수 없는 영상을 봤거든. 삶의 고통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
조던 피터슨이라고 유명한 교수인가 봐. 교수란 거에 한방 먹고 들어가잖아. 웬만한 개소리가 아니면 난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어. 10분 동안 열심히 시청했지. 그래서 소감은? 다 좋은 말이야. 사회 불만 있다고 관종짓 하지 말고, 착실히 살아라. 삶이란 원래 고통이다. 받아들여라. 흠....
근데 왜 찝찝할까? 킹무성님이 떠올라서? 선생님, 제 인생은 왜 이렇게 괴로울까요? 사회는 왜 이렇게 부당할까요? 에헴. 여러분 능력이고, 인생의 좋은 경험이다 생각하고 열심히 해야지, 방법이 없습니다. 아오!
고통은 어디서 오는가? 두뇌! 파괴한다! 는 농담이고. 난 다른 걸 파괴했어. 욕심. 세상의 기준. 취업. 연애, 효도, 자식. 포기 했다기보다 당했다고 하는 게 맞는 걸까? 아무튼, 포기하면 편해. 진정한 백수가 되고 나선 세상 걱정 없어. 취준생 때 밤새 괴로웠던 자괴감, 불안감에서 벗어났지.
매일 비슷한 반찬에, 계란에, 냉동만두가 가끔 질리지만, 고통스러운 건 아니거든. 오히려 굶지 않는 게 어디야. 모솔이라서 고통인가? 아니. 내겐 양손이 있어. 강약약 강강약으로 리드미컬하게, 어느 여성보다 뿅가게 하는. 나중에 유연성 키우면 입으로도 할 수 있을지 누가 알아. 어? 말이 그렇다는 거야. 어..... 방구석에서 지내는 것도 편해. 여행? 구글맵으로 보면 되지.
간혹 부러울 때는 있어. 괴로워하는 사람들이. 아직 열망이 있는 그 몸부림이! 뭔가 강렬히 하고 싶은 것이 있고, 책임져야 할 것이 있는 사람들. 그렇다고 그 때로 돌아가고 싶진 않아. 너무 고통스러웠거든. 그저 잘 됐으면 좋겠다 응원하는 거지. 당신은 나와 다른 추억으로 살아가길!
모든 걸 포기한 자. 수없이 치인 상처에 택한 대응법이야. 루저? 인정! 그런데 막상 루저가 되고 보니 이 생활도 나쁜 건 아니더라고. 편해! 생뚱맞게 스탠딩 무대에 서겠다는 꿈도 생겼지. 이 어눌하고 낯가리는 인간이! 가끔 뉴스에 나오는 인간 말종 위너보다야 낫지 않나?
무아에 이른 부처님의 길이랄까? 내심 부처의 길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 분과는 출발부터가 달라. 돈이 없어서 욕심이 없을 뿐, 아직 속세의 굴레에서 뒹굴고 싶어. 거기다 백수로서 절대 버릴 수 없는 것도 있고. 바로 건강보험! 몸이 아픈 건 진짜 고통이야. 욕심을 버린다, 심적 안정을 얻는다, 병 앞에선 다 게임오버지. 이건 무슨 일이 있어도 해결해야 돼. 삶의 고통을 대하는 태도? 아파서 죽는 일은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
그래서 방구석 히키코모리지만 정치만큼은 포기할 수 없어. 대통령이 누구냐, 국회의원이 어떤 인간이냐에 따라 우리의 건강과 노후가 달라지니까! 거기다 최소한 인간적인 삶은 보장받아야 하지. 이를테면 신작야동은 봐야 하거든. 그러려면 인터넷은 돼야 하니 통신비. 게임도 해야 하니까 전기요금도 싸야 하고. 물마시고, 똥 내리고, 라면 끓여먹어야 하니까 수도요금까지 저렴이로. 다 정치와 관련 있어.
호오. 이야기를 정리하면 이렇게 되나. 고통스러우신가요? 걱정하지 마세요. 포기하면 편합니다. 루저가 되는 걸 두려워하지 마세요! 당신의 생활, 건강, 노후. 투표만 잘 하면 걱정 없습니다. 투표로 안 될 거 같다구요? 그럼 국회로 같이 갑시다. 위너분들 파이팅!
어때? 교수 얘기보단 내 말이 살짝 더 그럴싸하지 않아? 크흠. 무책임한 병신이라고? 에휴, 그래. 내가 부처님, 예수님도 아닌데 어쩌겠어. 그래도 저기 여성분만큼은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줄 수 있을 거 같아. 저쪽에, 찡그리고 계신 분. 제가 당신의 그 고통 덜어 드릴 수 있습니다! 분당 180회의 손가락 떨기! 응? 싫으시면 전신 마사지라도?.... 돈으로 달라구요? 돈은 없는데.....예. 그래요. 꺼지겠습니다.
아참, 당신은 고민해도 돼요. 고민하는 얼굴마저 아름다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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