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린풍자쇼] 비겁한 변명입니다2019.06.21 PM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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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겁한 변명입니다

 

 

 

후우. 슬슬 찐다 그치. 내일이 하지야. 더울 만하네. 웰컴 투 더 폭염월드. 계절이 바뀌는 오늘. 뭔가 보람찬 일을 하고 싶어. 뭐랄까. 자기반성? 그래. 자기반성. 내가 내뱉은 말에 대한 책임. 정치인 까면서 정치인처럼 구라 일색이면 부끄럽지. 그럼 어디 한번 볼까.

 

내가 제일 처음 입 턴 게 뭐였더라. , 안 씻기 운동! 지구와 물을 위하여 3일에 한번 씻기. 쓰읍. 미안해. 못 지켰어. 이틀에 한번 꼴로 했지. 이틀까진 괜찮아. 이틀 밤부터 개기름이 베개에 묻기 시작해. 어디 원전이라도 터졌는지 알싸한 기름내가 진동하더라니까. 벅벅 긁으면 비듬과 기름 알갱이가 손톱에 끼는데 크읍....알았어. 여기까지. 이해해 주는 거지?

 

다음은 샴푸, 비누 안 쓰기. 이건 자랑할 만해. 밖에 외출하지 않는 이상 물로만 씻었지롱! 머리카락이 터벅머리가 되는 점은 안타깝지만 그 외엔 괜찮았어. , 얼굴은 도저히 어떻게 할 수가 없더라. 비누 안 쓰면 개기름을 감당할 수가 없어. 무슨 지우개 미는 것 마냥 허연 기름각질덩어리가 끝없이 나와. 거기다 면도라도 할라 치면 맹물엔 안 밀리고 말야. 비누 없이 면도하잖아? 면도기 사이에 때 끼어서 빠지지도 않아. 크흠. 오늘 이야기가 왜 다 더럽지.

 

, 주제를 바꿔서. 각종 불만 사항들은 어떻게 했느냐? 대개는 내가 봐도 좀 허무맹랑해서 감히 국민신문고에 올리지 못 했어. 대신 달걀 등급 문제만큼은 올렸지. 그 있잖아. 특란, 대란, 왕란. 구분도 안 가는 구분법. 아잇, 지금도 헷갈리네. 내 제안은 이거였지. 흑형, 백형, 국산. ? ....가 아니라 3XL, 2XL, XL로 구분하자.

 

결과는? 반반 치킨 같은 답변이 왔어. 기존 구분법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은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크기순으로 나열한 표를 기재하도록 했습니다. . 불만이 해소된 건 아닌데, 답변이 너무 논리적이라 반박할 수가 없네. 쭈볏쭈볏 하다가 포기했어. 쓰읍.

 

, 할아버지 일도 생각나. 이종권 할아버지. 치매에 걸린 부인, 장애가 있는 자식들 뒷바라지 하느라 고생하신 모습. 뒷이야기를 알아본다 했는데. 죄송합니다! 전화 걸 용기가 없어서 그냥 마음속에 묻었습니다. 모르겠어. 전화 한통 거는 게 뭐가 어렵다고.....근데 왜 주저할까. 괜한 오지랖? 안 좋은 소식 들을까 봐? 이 겁쟁이!

 

크후. 용기 필요 없는 일은 제대로 한 거 같아. 준비도 하지 않은 공무원 시험 따위 가지 않았지. 박물관, 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 다녀왔어. 100문항 푸는 것보다 뜻깊었어. 정말 잘 한 거 같아. 워워. 대신 준비한 시험은 목숨 걸고 갔으니 걱정 붙들어 매시라.

 

공원 하니 사진도 생각나네. 아름다운 것이 아닌 불편하고 더러운 걸 찍자고 다짐했건만. 이건 실패! 방구석에서 나가야 말이지. 내 동태눈깔과 더워서 늘어진 불알주머니라도 찍을까? 이건 추악한 거구나!

 

그저껜 불법주차 신고하겠다 그랬지. 주민신고 앱으로. 으흑. 이것도 못 했네? 잠깐만. 이건 억울해. 앱 받고, 귀찮은 인증번호 받아가며 작전에 들어갔지. 미션 스타트. 근데 무음카메라 앱 사진은 못 올리더라고. 주민신고 앱 카메라에서 찍은 사진만 올릴 수 있어. 켜봤지. 철컥! 잠깐만요 선생님. 난 미션임파서블 찍듯 도촬해야 하는데, 이 귓가를 때리는 셔터음은 뭬야!

 

스피커 입구 급히 손가락으로 막아서 넘겼어. 심장이 벌렁벌렁하더라. 이제 찍어보실까. ? 왜 이리 뿌예. 뭐야! ....문제는 카메라. 커헉. 초점을 못 잡아. 폰카는 장식용으로 달고 다녀서 고장 났는지도 몰랐어. 막자 신고는 중국산폰 사기 전까지 보류! 참고로 지금 쓰고 있는 건 LG폰이야. 출시한지 5년밖에 안 된. 참고하라고.

 

마지막으론 생수가 아닌 수돗물 먹기! 그것도 안 끓여서! 호우! 이번에 주문한 생수 다 먹으면 진짜 수돗물 먹을 생각이었어. 근데 못 해! 아니, 절대 못해. 페트병이 버려진들, 탄소배출량이 늘어난들. 중금속 덩어리 먹을 순 없잖아. 무슨 소리냐고? 영풍 석포제련소!

 

영풍문고 맞아. 아주 교양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이곳이 실은 미친 짓을 하고 있었어. 낙동강 상류에 중금속을 들이 붓고 있었지. 거기 노동자들 처우는 말도 못 하고. 더 황당한 건 감시감독 해야 할 구청, 환경부가 서로 물고 빨았다는 거야. 이런 쌍쌍바 같은 쇼키들!

 

결심했어. 영풍문고가 사죄문 걸고, 후속조치하고, 엮여 있는 인간들 반성하기 전까진 절대 낙똥강 수돗물 마시지 않겠다고. 환경을 위해서, 환경부 말을 듣고 수돗물 먹어볼까 했다만. 이 따위 환경부라면 믿을 필요 없지.......국민신문고 가자고? 영풍문고 불매운동이라도 하라고? 크흠. 기자님들이 다 해주지 않을까? 난 돈도 인맥도 머리도, 그리고 여친도 없는 은둔외톨인데. 시간은 ....하하. 백수도 생각보다 바빠. 캐릭터 레벨 올려야 돼. 에헴.

 

비겁한 변명입니다! .......알았어. 영풍에서 책 안 살게. 적립금 이벤트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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