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린풍자쇼] 가난한 남자 백수를 위한 양복 #005 (넥타이)2019.07.05 PM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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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셔츠에 넥타이가 없으면 허전하죠. 우리 목을 조르는, 아니 감싸는 넥타이에 대해 알아봅시다.

 

 

 

어떤 색상의 넥타이를 살 것인가?

 

넥타이의 색상에 따라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그래서 선택에 신경을 많이 쓰지요. 정열적인 빨간색, 신뢰가 가는 파란색, 조화로운 녹색, 톡톡 튀는 주황색, 신비로운 보라색 등 각 색깔별로 개성이 있습니다.

 

넥타이는 셔츠의 색, 양복의 색과도 어울려야 합니다. 우리가 점찍은 흰색 셔츠에 어두운 양복을 떠올려 봅시다. 대부분 색상에 잘 어울립니다. 그러나 밝은 색상, 특히 노랑계통은 위험합니다. 어두운 색과 완전히 반대되는 노랑인데다 밝기까지 하면! 모든 시선을 빨아들이는 태풍의 눈이 될 것입니다.

 

색이란 것은 개인의 취향이지요. 그러나 넥타이 하나는 기본을 갖춘 색이어야 합니다. 어느 자리에서도 맬 수 있어야 하는 색. 어두운 남색, 어두운 회색, 어두운 와인색 정도입니다. 눈에 띄지 않지만 그렇다고 모나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백수라도 넥타이 2개쯤은 괜찮지 않겠습니까? 하나는 자신이 원하는 색, 하나는 어두운 기본 색상으로 고르면 만사형통입니다.

 

 

 

어떤 무늬의 넥타이를 살 것인가?

 

어디서든 민무늬야 말로 기본이 되며 깔끔합니다. 머리는 제외군요.

 

사선으로 죽죽 그어져 있는 스트라이프, 점이 찍힌 도트, 격자 문양이 있는 체크, 물방울이 춤추는 듯한 페이즐리 정도가 대표적입니다.

 

스트라이프는 교복에 많이 쓰입니다. 사선의 활발함과 통일된 색깔로 결속력을 줍니다. 회사 면접에서는 좋겠으나 장례식장 같은 곳에선 안 되겠죠?

도트는 점의 크기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작을수록 단정해 보이고, 클수록 활발해 보입니다. 민무늬가 너무 심심하다 하시는 분은 촘촘한 도트의 넥타이를 택해도 괜찮습니다.

진한 체크무늬는 편안하면서도 세련됩니다. 그러나 너무 방방 띄어 보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잔잔한 체크무늬는 무난하겠습니다.

페이즐리는 화려합니다. 잉크로 찍는 것이 아닌 자수로 하나하나 물방울을 그려낸다면 가격도 비쌉니다. 그런데 이 무늬의 넥타이는 세련되게 꾸미기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열에 아홉은 아저씨 넥타이란 소리를 듣게 되죠.

 

민무늬 넥타이를 선택함에 있어 원단의 결을 눈여겨보아야 합니다. 넥타이 원단 결은 기본적으로 45도 정도 누워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넥타이를 맸을 때 잘 풀리지 않게 잡아주지요. 모니터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봅시다. 당신은 결을 볼 수 있습니다. 만약 결이 가로 세로 일직선이다 하면 기억하지도 맙시다.

 

무늬가 있는 넥타이라면 넥타이 끝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정성들여 만든 넥타이는 모서리, 접히는 부분에서도 자연스럽게 무늬가 마무리됩니다.

 

 

 

어떤 재질의 넥타이를 살 것인가?

 

합성섬유인 폴리에스터, 극세사(Micro Fiber).

천연섬유인 비단(Silk), (Wool, VW), 캐시미어, 면 정도가 넥타이에 쓰입니다.

 

합성섬유는 싸고, 관리도 편하고, 제법 광택도 납니다. 단점을 찾기 어렵죠. 그러나 우리는 느낍니다. 인공합성? 끌리지 않는구나.

천연섬유는 비싸고, 관리도 신경 써야 합니다. 그러나 합성섬유와는 다른 미묘한 느낌 때문에 우리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비단은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넥타이 원단입니다. 특유의 광택, 부드러움은 탁월하지요. 단점이라면 너무 흔하다는 걸가요? 오히려 비단의 광택을 싫어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모는 비단에 비해 보기에도 푸근하고 느끼기도 따뜻합니다. 무게감이 있어서 어떤 자리에서도 안정감이 있습니다.

캐시미어는 모보다 더 따뜻하지요. 겨울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반대로 여름에는 맬 것이 못됩니다. 가격도 비싼 편입니다.

면은 어떨까요? 보기에 부담이 없고 젊어 보입니다. 그러나 격식이 떨어지고 주름이 잘 생깁니다.

 

그래서 추천하는 재질은요? 모입니다! 어두운 색상의 넥타이에 차분한 모까지 곁들이면 안정감이 배가 됩니다.

밝은 계통의 색에는 비단이 좋을 것입니다. 비단의 광택이 색을 한껏 살려줄 것입니다.

합성섬유는요? 넥타이를 여러 개 산다면 선택하겠습니다. 그러나 백수가 넥타이 맬 일이 자주 있겠습니까. 천연으로 갑시다!

 

 

 

넥타이 폭은 어떻게 할 것인가?

 

7.5cm ~ 8.5cm를 추천합니다.

 

넥타이 폭이 좁을수록 젊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양복의 중후함을 빼앗아 버립니다. 게다가 우리는 사진 속의 모델처럼 비정상적인 신체비율 소유자가 아닙니다. 좁은 넥타이는 당신의 머리를 더욱 크게 만들 것입니다.

그렇다고 9cm 이상의 큼직한 넥타이는 너무 무겁습니다. 이는 당신의 젊음도 감당하기 힘들어 할 수준입니다.

 

폭을 보면서 넥타이 좌우대칭도 살펴봅시다. 좋은 넥타일수록 날카로운 검의 끝처럼 반듯한 마름모꼴을 그립니다.

 

 

 

자동넥타이냐, 일반넥타이냐?

 

어렵사리 넥타이를 매어 봅니다. 플레인 노트, 윈저 노트, 하프 윈저 노트. 종류는 왜 이렇게 많은지요. 격식이 높은 건 윈저 노트라고 하니 낑낑대며 설명을 따라합니다. 이상합니다. 풀어서 다시 해봅니다. 더 이상합니다. 자글자글 좌우대칭은 맞지 않고 화가 납니다.

 

백수에게 넥타이를 매어줄 손길은 드물 것입니다. 혼자 하는 것에 익숙하지만 이상하게 넥타이만큼은 어렵습니다. 이럴 때 간편한 자동넥타이는 우리의 구세주죠.

 

자동넥타이엔 지퍼로 하는 것, 끈으로 하는 것이 있습니다. 끈보다 지퍼가 착용할 때 부드럽고 편리합니다. 대신 지퍼가 풀려 내려가는 일이 생길 수 있는데, 대부분 잠금 장치가 있어서 문제를 방지합니다. 그래도 못 믿겠다 하는 분은 끈 방식을 택합시다.

 

자동넥타이는 원자재는 더 들어갔는데 가격을 일반 넥타이보다 싼 편입니다. 대신 원단이 합성섬유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천연섬유인 자동넥타이를 찾으려면 가격대를 3만 원 이상으로 설정하고 검색합시다.

 

글쓴이는 감히 주장합니다. 격식 있는 자리일수록 자동넥타이가 좋습니다. 자동넥타이의 반듯함과 칼 같은 좌우대칭은 일반넥타이를 아무리 잘 맨다 해도 따라 하기 힘듭니다.

자동넥타이를 매면 티가 난다고 합니다. 그러나 글쓴이는 아무리 봐도 구별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셔츠 칼라가 좌우로 많이 벌어진 것이면 살짝 끈이 보일 수 있으나 그것을 셔츠를 고를 때 극복할 수 있습니다.

면접관이 자네는 자동넥타이를 매고 왔군.’ 할 정도로 당신을 조목조목 뚫어지게 살폈다면 오히려 합격이 보일 것입니다. 끝없는 관심에 고마움을 표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그런 일이 우리에겐 있을 수 없다는 걸 아실 겁니다.

 

편한 자리에서 멋을 낼 때야 말로 일반 넥타이가 좋습니다. 개성 있게 묶은 넥타이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보조개처럼 생긴 딤플을 과감히 만듭시다. 가슴을 한껏 치켜 올려 넥타이를 부풀립시다. 한쪽만 2번 꼬아서 경사진 매듭도 만들어 봅시다.

아차, 우린 이럴 일이 없군요.

 

아무튼 격식 있는 자동넥타이 1, 내면에 있는 나를 끄집어낼 세련된 넥타이 1. 이렇게 구성해 보는 건 어떠십니까?

 

 

 

스포데랏(SFODERATO) 이란?

 

스포데랏은 이탈리아어로 안감이 없다는 뜻입니다. 갑자기 이탈리어를 꺼내들고 온 이유는 넥타이의 제작방식에 대해서 살펴보기 위해서입니다.

넥타이는 만드는 법에 따라 쓰리폴드(3 FOLD), 스포데랏(SFODERATO), 세븐폴드(7 FOLD) 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넥타이 뒷면을 펼쳐보면 어떻게 만들었는지 알 수 있지요.

 

쓰리폴드. 대부분의 넥타이가 이 방법으로 만듭니다. 안에 중심을 잡아줄 심지를 넣고 양쪽에서 안으로 접으면 딱 3등분이 되죠.

눈에 보이지 않는 심지가 품질에 굉장한 영향을 줍니다! 좋은 제품일수록 겉면과 심지에 틈이 없고, 듬직한 무게감과 두께를 갖고 있습니다.

 

스포데랏은 쓰리폴드랑 접는 것은 똑같습니다. 대신 안에 심지가 없습니다. 딱딱한 심지가 없기 때문에 하늘하늘한 멋이 살아나고 가볍습니다. 심지가 빠졌는데도 오히려 쓰리폴드보다 비쌉니다. 스포데랏은 사람이 직접 바느질하고 마무리하기 때문입니다. 넥타이 끝을 보면 반듯한 기계가 한 것이 아닌 사람이 한 느낌이 납니다.

면접장, 장례식장에 가는데 스포데랏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심지가 없기 때문에 딱 떨어지지 않습니다. 매듭을 매었을 때 마치 손수건을 두른 느낌도 나죠. 단정한 느낌은 쓰리폴드에 비해 떨어집니다.

 

세떼 삐에게(Sette pieghe)라고도 하는 세븐폴드는 양쪽을 2번 접은 후 안으로 포갭니다. 왼쪽 오른쪽 각 3번씩 접으니 총 7등분이 됩니다. 두껍게 접힌 부분이 심지를 대신합니다. 접는 횟수가 늘어난 만큼 사용되는 원단의 양도 많습니다. 비싸고 무거워지죠. 장점은 무엇일까요? 비싸서 자랑하기 좋습니다.

 

쓰리폴드가 기본이면서 가격도 저렴하고 무게를 잡아주기 좋습니다. 구매 1순위로 점찍읍시다.

스포데랏은 멋을 내기 좋지요. 가벼움에서 오는 자유분방함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까짓것 대충 매도 나풀나풀한 맛이 있습니다. 밝은 색상의 스포데랏을 하나 비축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죠.

세븐폴드는 너무 비쌉니다. 그러나 아낌없이 원단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좋은 넥타이는 뒷면을 봐야 제대로 알 수 있지요. 등 뒤가 멋진 넥타이를 원한다면 지르십시오.

 

 

 

어디서 넥타이를 살 것인가?

 

자동넥타이는 중소 판매 사이트가 많습니다. 가격경쟁력을 위해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꼼꼼히 살펴보면 좋은 제품을 살 수 있습니다.

대형 자사몰에서는 자동넥타이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코오롱몰이 그나마 구색은 갖춘 정도입니다. 품질이 불만족스러웠으니 볼 필요 없습니다.

 

일반 넥타이는 메멘토모리가 유명합니다. 좋은 품질로 입소문이 좋습니다. 재고처리, 할인행사기간을 이용하면 스포데랏도 4만원 안으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세븐폴드를 사고 싶은 분은 SSF샵에서 KENJI KAGA로 검색하면 다양한 제품이 나옵니다. 최소 16만원에서부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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