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린풍자쇼] 나와 당신의 이야기2019.07.09 PM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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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e fired-

 

 

나와 당신의 이야기

 

 

아마존에서 직구 해 본 사람? , 많네. 그럼 오늘 이야기가 쉽겠어.

 

방구석 인생만큼이나 인터넷 쇼핑력은 올랐어. 핫딜을 찾아 헤매는 한 마리 백수의 왕. 킁킁. 목표를 포착했다. 쿠폰! 문화상품권! 첫 구매를 가장한 개인정보 팔이! 이 정도면 괜찮은 지름러지. 만 원짜리 6,900원에 샀으니 3,100원 벌었네! 아싸!

 

그러나 채워지지 않아. 뭔가 부족해. 더 싸게 사고 싶다. 더 많은 제품을 보고 싶다. 그런 자들이 다다른 곳. 해외 직구! 여기서 왜 굳이 직구를 강조하느냐. 배송대행업체 이용하면 편하긴 하지. 근데 뭔가 내가 한다는 맛이 없잖아. 배송료 겸 수수료 명목으로 뽑아가는 금액도 아깝고.

 

처음엔 살짝 겁나지만 뭐 별거 없어. 돈 갖다 바치겠다는데 누가 어렵게 만들어놨겠어. 우리나라처럼 이상한 프로그램 설치할 필요도 없지. 언어의 장벽이야 요새 번역기가 얼마나 좋아. 구글번역기나 파파고 한방이면 깔끔하게 처리. 신용카드? 찾아보면 해외결제 되는 체크카드도 많아. 이를테면 신한 몰테일 카드, 하나 아멕스 카드, 하나 비바 카드. 나 같은 백수도 은행만 가면 언제든지 발급 OK!

 

어쩌다 은행 광고를 하고 있네. ....주제로 돌아와서. 이제 해외 직구 아니면 살 수 없는 몸이 돼버렸어. 너무할 정도로 가격차가 심하거든. 국내서 24만원 하는 이어폰이 해외에선 48천원원이야. 크흑. 30만 원짜리 하드디스크가 아마존에선 17만원 하지. 이러니 어떻게 해외직구 안 할 수 있겠어. ? 백수가 뭔 30만 원 짜리 하드를 사냐고? 내 잘 곳은 없어도 그녀들이 잘 곳은 마련해야 돼. 8TB. 널찍하게. 여하튼.

 

그러다 만난 거야. 철학적 혼란을 야기한 문제를! 평소처럼 아마존을 기웃거리는데 기묘한 위화감을 느꼈지. 무슨 위화감? 아마존에선 MY를 찾을 수 없어. 마이! 나의. 그럼 뭐가 있냐하면 유어! 너의. 온통 유어야. 유어 리스트, 유어 어카운트, 유어 오더, 유어 펫. 호오. 근데 한글번역 누르면 전부 로 바뀐다니까. 내 주문, 내 목록, 내 추천. 뭐지?

 

보통 우리나라 쇼핑몰가면 온통 마이잖아. 마이 티몬, 마이 11번가, 마이 옥션. 세부항목 들어가면 한글로 또 다른 마이가 시작되지. 나의 주문, 나의 결제내역, 나의 설정, 내가 쓴 글, 나의 관심. 아 혼란하다 혼란해......나만 그래?.... 미안해. 이상한 거에 고민하는 타입이야.

 

여기서 질문.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해? 내 주문이 맞을까, 당신의 주문이 맞을까? 둘 다 맞다하지 말고. 그럼 너무 싱거워져. 딱 하나만 고른다면?....! 헷갈리지! 이제 여러분도 빠져든 거야. 엉뚱한 고민에.

 

난 매우 현실적으로 이 문제에 접근했어. 세상에서 제일 물건 잘 팔아먹고 있는 곳이 어딘가. 아마존. 그렇다면 아마존이 하는 게 곧 법이요 진리겠지? 그러니 유어가 맞아. 당신의 지름, 당신의 씀씀이, 당신의 애완동물, 당신의 아마존. 헬로우 코리안!

 

알았어. 아베 같은 이유 말고 좀 논리적으로 말 해 볼게..., 일단 친근해! 그래, 당신이라고 말해주는 게 얼마나 고마워.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하루 종일 방구석에 처박혀 있는 사람에겐 큰 거야. 내가 아닌 당신! 저기 미쿡 캘리포니아 쌘 버나디오에서 아마존양이 챙겨주는 느낌이라고. 당신은 쇼핑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 할렐루야.

 

쇼핑은 파는 사람, 사는 사람이 있어야 하지. 혼자 하는 게 아냐. 둘이서 하는 거면 서로 서로 불러주는 게 맞지 않겠어? 마치 고용과 해고처럼. 난 해고입니다? 아니. 넌 해고야!

 

이번에 느낀 건데, 우리나라 우리민족의 우리우리한 우리는 구라 같지 않아? 우리 집, 우리 가족, 우리 학교. 우린 영어와 달리 우리라는 말을 쓰죠? 우리민족의 끈끈함을 잘 보여주는 예랍니다. 우리나라 만세! ....정말요? 돈 섞인 데는 우리 안 쓰던데요? 우리은행 빼고요. 선생님!

 

빗껜슈따인 죽빵을 날리고 싶은 하루였어. 뭔 소리냐고? 요런 말장난에 대가가 누군지 찾아보니 이 사람을 추천하던데. 이름까지만 알아. 그 이상은 묻지 마. 알잖아. 모르면서 괜히 폼 잡고 싶은 내 맘.

 

아무튼. 2인칭 소유격 써주는 아마존에서 알뜰 쇼핑하길 바라며. 2인칭 목적격으로 마무리 할게.

 

오늘 와 주신 당신을 사랑합니다! SHE는 초큼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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