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린풍자쇼] 유리벽2019.07.30 PM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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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벽

 

 

여행은 견문을 넓혀준다지? 맞아. 5년 전인가 일본에 갔다 와서 뼈저리게 느꼈어. , 사람이 하루에 10시간 이상 걸으면 다리가 맛이 가는구나. 버스에는 노약자석이 있어야 하는구나. 지하철엔 엘리베이터, 아니, 에스컬레이터라도 있어야 하는구나!

 

맞아. 교토의 멋들어진 옛 건물이나 단풍은 이미 희미해졌어. 머릿속 사진은 남았지만, 강렬한 느낌은 없단 말야. 오히려 인상으로 치자면 오사카 한복판 고층빌딩촌이 더 충격적이었어. 와우~. 이분들 미친 거 아닌가? 지진도 많다는 곳에 이런 건물을 올린다구요? 맙소사.

 

이래봬도 우리나라 제2의 항구도시 부산 토박이라고. 뼈 속까지 도시인! 심지어 취업한다는 핑계로 서울에도 들락날락한 경험도 있어. 강남? , 별거 없더만! 그런데....오사카 난바, 우메다는 끄응.... 어라, 오늘 주제가 이게 아닌데. 일본에 가지 않습니다! 갈 돈이 없거든요.

 

그런데 고층건물하면 우락부락한 시멘트보다 퍼러딩딩한 유리창이 먼저 떠오르지 않아? 죄다 유리만 붙여놨어. 부산 광안대교를 타면 볼 수 있는 해운대 IPARK. 완전 유리지. 서울은 어디가 대표적이야? ! 롯데타워. 여기도 유리로 둘렀지? 오케이.

 

여기 건축과신분? 고층빌딩엔 유리를 써야 한다는 공식이라도 있나요? 아니면 그냥 취향? 모르겠어. 좀 높다 하는 곳엔 왜 이렇게 유리를 못 써서 안 달인지. 도와줘요 구글신! 구글신 답하시길. 첫째, 반짝반짝 폼 나니까! 호오. 의외로 간단하네. 둘째, 이게 진짜 이윤데, 시멘트로 발라버리는 것 보다 싸고 빨리 지을 수 있어서!

 

돈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데 유리로 안 바르면 바보지. 역시 합당한 이유가 있었어. 그런데 여기서 잠깐. 짓는 거는 그렇다 치고, 살기에도 유리가 좋나? , 내가 그런 반딱한 곳에 살아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지만, 소문은 익히 들었어. 정말 똥이라고.

 

유리를 처바르긴 했는데 열리지가 않아! 유리창이 아니라 유리천장이었던 거지. 열 수가 없어. 바람 때문에. 고층건물을 감싸고 부는 바람이 태풍급이거든. 답답하다고 망치로 깨부수는 순간 너님은 바닥으로 자유낙하하고 있을 거야. 바람이여!

 

닫힌 유리. 이 소통 없는 투과에서 오는 공포가 느껴져. 이거 어디서 많이 보지 않았어? 동구 밖 과수원길 비닐하우스 난로 때네~ 허허, 완벽한 유리 찜통. 수박 키우기야 좋겠지만 사람은 살 곳이 못 돼. 그런데 어떻게 그 많은 사람이 살고 있을까? 그야 24시간 돌아가는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때문이지요!

 

물론 이 정도 클라스에 사는 분들이 유지비 걱정은 안할 거야. 한 달 관리비가 400인들, 전기요금이 우주 돌파하든 뭔 걱정이겠어. 경치만 죽이면 오케이! 한강물이 그리우신가요? 그렇다면 롯데 시그니엘 레지던스 프리미어. 해운대 바다를 옆에 두고 싶나요? IPARK로 고고씽. 단 새똥, 먼지 없는 클린한 광경을 보고 싶다면 청소비는 덤입니다.

 

근데 말야, 너무 잘 보여도 문제가 되더라고. 특히 해운대. 앞은 바다지만 옆은 호텔이거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들어와서 뭐하겠어? 코와붕가! 얼마나 리얼한 야동을 틀어댔으면 대자보까지 나돌아. NO SEX! 아이가 보고 있어요. 베란다에서 거사 치르는 커플을 이 정도 협박으로 막을 수 있을까? 되레 더 흥분할거 같은데. 노출플레.....크흠.

 

어쨌든. 사람은 해결할 수 있을 거야. 돈을 퍼 붇든, 4K 녹화해서 폰튜브에 올리든 하면 되니까. 근데 죄 없는 새들은 어쩔 거야? 매가 빌딩에 머리 박아서 죽는다는 소리 들어봤지? 난 독수리나 부엉이처럼 덩치 큰 녀석들만 당하는 줄 알았어. 실상은 귀여운 박새고 뭐고 다 들이받는 중.

 

그냥 넘길 수준이 아냐. 무려 70%. 부산지역 야생동물 사고 중, 고층빌딩에 헤딩해서 죽는 새들이 70%를 차지하고 있어. 맙소사!.... 버드세이버라고 유리에 알록달록하게 새그림 붙여서 예방하는 방법이 있긴 한데, 차라리 이럴 바에 처음부터 유리 말고 다른 걸로 지으면 좋잖아!

 

마침 세계의 중심 뉴욕에선 유리외벽 빌딩을 강력하게 규제하려는 중이래. 호오. 여윽시 뉴욕이십니다! 이 지을 때만 친화적인 폐기물을 두고 볼 수 없던 거야. 자체 온실효과에, 전기는 발전소 단위로 잡숴, 새들은 죽어나가, 그야말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비효율적인 건물, 부수면 부쉈지 계속 지을 필요 없잖아.

 

뉴욕시는 기존 유리건물도 2030년까지 리모델링 하지 않으면 11억의 벌금을 물리겠다고 해. 흐음. 11억이라....에이, 너무 약하다. 한 달 관리비만 천씩 내는 분들한테 11억이라니. 설마 월단위로 인당 11? 아무튼.

 

이제 아름답게 보이지 않아. 높다란 유리 말야. 죽어나간 새들의 비석일 뿐이지. 그곳에 사는 분들에게 원혼이라도 깃들지 않을까? 매일 밤마다 개새의 울림이 퍼진다. 인간 놈들, 머리 박고 대머리 돼라! 에이맨! 관세음보살 아테네 여신 만만세! ?

 

당장 더 좋은 곳으로 갑시다. 유리장벽 없는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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