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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치매와 심장의 역설2019.08.04 PM 10:13
치매와 심장의 역설
치매! 무서워. 내가 걸리는 건 걱정 안 돼. 맘씨 좋은 국비요양사를 귀찮게 할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다른 누군가를 슬프게 할 것 같진 않거든. 아내도, 자식도 없는데 무슨 걱정! 그러나 아빠, 엄마는 걱정이야. 번듯한 직장인도 버거워하던데 백수 녀석이 어떻게 감당하지?
처음부터 이렇게 뜨끔한 이야기 꺼내서 미안해. 치매 관련 기사를 봐서 말야. 기쁜 소식! 치매유발 노폐물, 배출경로 발견! 하와와. 이번에 처음 알았어. 치매는 뇌 속에 찌꺼기가 쌓여서 일어날 수도 있다는 걸.
뇌막 림프관이라는 곳을 통해 배출한다는데, 이게 맛이 가면 뇌도 망가진다는 거지. 역시 배출이 중요해. 똥 잘 나올 때 치고 컨디션 안 좋을 때가 없잖아. 앞쪽 미끈한 액도 듬뿍 나오면 기분 좋고. 크흠.
그런데 여기서 잠깐. 치매 걸리지 않으려면 평소에 머리를 많이 쓰라 하지 않았어? 그런데 뇌는 활동하면 할수록 똥단백질을 만들어 낼 거고. 코호호. 변기는 막혔는데 똥을 뿌직뿌직 싸면 엉덩이 둔덕까지 차오르겠지. 뇌도 똑같지 않나? 헷갈리네. 머리는 쓸수록 좋아진다. 아니다, 안 쓰고 푹 쉬어야 좋다. 당신의 선택은!
머리랑 마찬가지로 헷갈리는 곳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심장. 수명은 심장 펌프수랑 관계있다는 말 들어봤을 거야. 느리게 뛸수록 장수한다는 거지. 저기 150년 이상이나 사는 갈라파고스 거북이는 분당 6회. 많이 살아야 5년인 생쥐는 분당 600회! 80년 정도 사는 우리 인간은 60회에서 100회 사이.
아이러니 하지 않아? 오래 살려면 운동해야 합니다. 운동이 뭐야? 쿵쾅쿵쾅 심장 태우는 작업! 아니, 심장박동을 느리게 하라면서요? 비리비리 오래 살 바에 운동해서 짧고 굵게 사는 게 좋다 그런 거야?
더 환장할 사실은 심장을 느리게 하려면 규칙적인 운동을 하래. 예? 저기요. 느리게 하려고 빨리 뛰게 한다? 아악! 대체 무슨 말이야! 이 앞뒤 안 가리는 문제 때문에 머릿속 찌꺼기가 늘어나고 있어! 건강 생각하다 오히려 건강 잃게 생겼네!
실제로 마라톤 선수들은 평소 심장이 분당 40번 정도밖에 뛰지 않는대. 일반인에 비하면 반 토막! 오래 살겠다, 그치?....글쎄. 우리나라 대표 마라토너 이봉주 선수! 근데 말야, 그...이봉주 선수가 젊다는 느낌은 들지 않거든. 얼굴에서 뿜어지는 노화의....크흠. 여기까지.
이 헷갈리는 문제를 해결할 용자 없을까? 이 원대한 문제만 해결하면 노벨상은 물론이거니와 당당히 전 세계 교과서에 이름을 실을 수 있어. 괴델의 불완전성 원리,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를 이어 3대 불 시리즈에 등록되겠지. 불운동성의 원리?
실험방법은 간단해. 한 쪽은 아무 생각 없이, 집구석에서 마음껏 먹고, 자고, 싸는 생활. 다른 한 쪽은 야근에, 경쟁에, 까임에, 하루 다섯 시간 자는 생활. 아항. 그런데 건강은 챙긴다고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은 30분씩 뛰는 걸로 말야.
어라, 생각해보니 우리나라처럼 실험하기 좋은 곳이 없네? 100만 백수 군단이 있는 곳! 다른 한편에는 무한경쟁 속 악착같이 버티고 있는 달인들이 있는 곳. 이 극명한 대립군을 비교하면 답은 쉽게 구할 수 있을 거야.
어느 쪽이 치매 없이 더 오래 살까? 기대되는 걸! 흐음. 난 백수 쪽에 걸래. 같은 백수끼리 의리가 있지. ....뭐? 이런 거 상관없이 유전자 빨이라고? 아잇! 고추크기는 타고나더라도 발사력은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잖아. 응?
아무튼. 치매 없는 장수를 위하여.
- 태극권지니
- 2019/08/04 PM 11:15
- 풍신의길
- 2019/08/04 PM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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