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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더운 후에 알게 되는 것들2019.08.08 PM 10:21
더운 후에 알게 되는 것들
워허. 오늘이 입추라는데 이게 무슨 입추야? 입추면 가을로 들어간다는 뜻 아닌가? 가을로 들어가기는커녕 이번 여름 최고의 더위를 맛봤어. 얼마나 심했으면 불알에 땀이 차서 앉아 있질 못해. 할 수 없이 그나마 차가운 바닥에 드러누웠지.
스르륵. 한낮의 찌뿌둥한 잠. 그래도 4시 넘어가니 좀 낫더라고. 찬물로 가글하며 멍하게 있는데 갑자기 부끄러운 거야. 왜? 씨에스타! 피에스타 아니라 씨에스타. 스페인에서 점심 먹고 낮잠 자는 거 있지.
이 단어를 처음 접할 때가 중딩 때였나? 아마 사회 시간에 배웠을 거야. 스페인은 씨에스타라고 낮잠을 잔답니다. 최근에는 생산성이 떨어진다 해서 폐지되고 있어요....와, 얼마나 게을러 터졌으면 낮잠을 잘까. 그러니 유럽에서도 비실대는 나라지.....과거의 날 향해 죽빵멸치!
상황이고 뭐고 아무런 이해도 없어. 그냥 자니까 게으르다. 정말 단순무식! 이 부끄러움에 찬물만 들이킨 거지. 이젠 알아. 한국산 열기에 뻗어 봤으니까. 같은 상황이 되고 나니 그들을 제대로 이해한 거지. 에어컨도 없이 이 더위에 일한다고요? 죽어. 진짜로.
우리나라도 여름엔 씨에스타 해야 하는 거 아냐? 정말. 에어컨 퐁퐁 쏟아지는 곳이야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잖아. 아, 참고로 집에 에어컨이 있긴 있어. 안 틀 뿐이지. 뭐랄까. 백수의 자존심 때문이랄까. 밖에서 일도 못하는 녀석이 에어컨 바람 쐬고 있으면 너무하잖아! 그 정도로 몰염치한 백수는 아냐. 오직 저녁에 가족들 틀 때 꼽사리 끼어서 즐길 뿐. 뭔 이야기 하다 에어컨 이야기로 빠졌지. 크흠.
그런데 원조 스페인에선 되레 줄이려 하더라고. 무려 2005년부터. 우리나라나 스페인이나 제일 만만한 곳은 똑같나 봐. 공공기관은 씨에스타 안 돼! 2012년엔 대형 상점도 금지. 최근엔 완전 폐지하자! 코호호호. 이유야 우리가 익히 들어온 거야. 씨에스타는 농경시대 이전에나 맞는 구시대적 문화다! 스페인도 다른 국가와 같이 9시 출근, 6시 퇴근을 지켜야 한다! 노동생산성 향상을 위해 전진! 워워. 덥다고 뻗는 게 이렇게 죽을죈가?
아무튼. 이번 일로 반성했어. 상대방 입장에 서보지도 않고 이해 안 가네? 미친 거 아닌가? 이런 소리부터 해댔으니. 그래서 상상해 봤지. 내가 진짜 이해 못하는 인간은 누가 있을까? 그들의 입장이 돼보자. 그래서 이해하자!
흐음.....바로 떠오르진 않아. 재용이형? 에잇, 날 너무 우습게 본다. 재용이형은 안경까지 이해하고 있어. 나경원 할머니? 이 분은 후보에 올릴 만 한데, 글쎄. 기본이 정치인이잖아. 자기 집권하기 위해선 방사능도 퍼먹는. 아베급은 되야 저놈 인간 맞나 소리가 나오지, 경원이 할머니 정도는....이해할 수 있어.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라는 이름 빼곤 뭐.
막상 떠오르지가 않아. 너무 열린 마음이 돼버렸나? 우주 절반 날려버린 타노스 마저 이해되는 걸! 이 세상엔 먹고 싸는 기생충이 너무 많다. 지구 석유나 축내는 녀석들. 세계 평화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핑거스냅! 똑딱! 35억 킬.
여기서 한 가지 분명히 해야 되겠구나. 이해한다고 해서 용서하는 건 아냐. 타노스가 미친놈인 건 변함없는 사실이지. 살인, 강간, 사기, 절도, 폭력 등. 핫. 절 이해해 주세요! 어쩔 수 없었다고요...이해합니다. 그러니 제 행동도 이해해 주시죠! 고자킥!
너무 밖에서만 찾으려 했어. 꽉 막힌 과거의 나를 소환하니 이해 못할 상황이 많더라고. 까까머리 군인시절, 갑자기 나보고 사랑한다 말했던 그녀...소설 아냐! 우물쭈물하다 아무 말도 못 했어. 끄아악! 이 미친놈아! 이 이해의 이도 못할 놈. 용기 내어 사랑한 마음 받지 못한 좀팽이 녀석! 진짜 어의가 없네! ....죄송합니다.
지금은 어떨까? 모든 걸 포기하고 방구석 인생이 된 모습. 넌 왜 남들 다 하는 취직 못하니? 이해가 안 간다 정말! 설거지나 해 놔! 크핫. 나도 이해가 안 가네. ....아니지. 이해가 너무 잘 되잖아! 하루 일과라곤 게임하고, 야동보고, 가끔 뉴스보고, 공상이나 하는 녀석이 어떻게 취직을 하겠어.
입장 바꿔 생각해 봐요. 안 돼! 절대. 엄마가 내 인생을 하루만 살아본다면 이해를 넘어 살기를 뿜으실 거야. 으이구! 그래도 책은 볼 줄 알았더니 완전 똥만 싸는 식충이였네!..엄마! 오줌도 싼다! 하핫....잠깐, 아베도 나랑 똑같은 거 아냐? 정치인 특유의 어그론줄 알았는데 실제론 뇌세포 자체가 방사능이라거나. 카미카제 자국민 자폭씬 보면서 싼다거나.
크흑. 너는 내가 되고, 나도 네가 될 수 있었던 수많은 바보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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