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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대서사시의 서장2019.09.03 PM 09:48
대서사시의 서장
이젠 말할 수 있어. 조국! 청문회는 아니라지만 내 눈엔 그게 그거같이 보여서. 차라리 청문회보다 나은 거 같은데? 아니, 그렇잖아. 내 기억에 청문회라곤 82% 국회의원 홍보 쇼였어. 잘못하셨죠! 답변은 필요 없습니다. 시간 다 됐습니다. 응, 안 물, 안 궁.
간담회 소감? 괜찮던데. 임명이야 문통이 정할 문제니 패스. ...재밌었어. 배울 점도 많았지. 이를테면 글의 중요성! 조국 후보자가 이전부터 패북에 글 올리고 그랬잖아. 후보자, 과거에 썼던 자신의 글이, 지금 자기 발목을 잡는 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코호호.
만약 그 질문을 나한테 한다면? 이미 요단강 건넜어. 나경원 누나 깐 거만 해도 이미 사형선고 수준이지. 그렇다고 반대 쪽 인사들은 잘 빨았나? 아니. 내가 유시민 작가 깐 적 있었어? ...대본 구상까진 했는데 아직 말만 안 했을 뿐이야. 거기다 조국 씨에겐 패드립 가까운 가정을 했고. 무슨 패드립? 나였으면 동생, 딸 다 죽였다. ... 유리병은 던지지 마세요!
또 뭐가 문제될까... 맞아. 성인지감수성. 내가 개드립 치면서 한두 번 발광한 게 아냐.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에게 했던 말만 봐도 어휴. 아무도 신경 안 씁니다. 당당히 살아가세요! ...아무고토 아니죠, 이딴 주문만 시전 했으니 말 다했지. ...왜 그딴 발언을 했습니까? 제가 할 수 있는 말이 뭐가 있겠습니까? 야동 다 삭제하라고요? 그럴 바엔 영상 찍은 미친 놈 하나 족쳐서 성형하는 게 현실적이라 생각했습니다. 미친 소리! ....죄송합니다.
반복되는 질문 가운데 색달랐던 순간도 있었어. 이를테면 갑자기 법률 강의. 오 뭐시기? 분명 한국어를 들었는데 뭔 소린지 모르겠는 거야. 13조가 어떻고, 16조가 저떻고. 웟더. 조국 후보자! 법무부장관되면 탈국적 법률용어부터 좀 잡아주십쇼! 흑수저도 다 이해할 수 있게!...그런데 모르니까 우와 하는 거야. 사람은 자기가 모르는 걸 들으면 경외를 느끼잖아. 머리는 통과!
이런 지적 이미지 가운데 감정선도 잘 자극했지. 혼자 사는 딸아이 오피스텔에, 그것도 밤 10시, 남자 2명이 문을 두드리면 애가 어떻게 살겠습니까. 아버지의 눈물! 거기다 어르신들에게 점수 딸만한 장면도 있었지. 아무리 제가 밉기로 서니 선친의 묘소를 밟고, 묘비까지 찍어가는 경우는 뭡니까? 크윽. 공자의 나라에서 감히 무덤을 밟아? 이런 배은망덕한 기레기를 봤나!
기레기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진짜, 너무할 정도로 실망했어. 서로 치고 받아야 재미가 있는데, 이건 뭐 170 대 1, 에란겔 여포를 보는 느낌이었다고. 조국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아니, 그 어렵다는 언론고시 패스한 분들이 왜 이런 거야? 했던 말 또 하고, 이상한 헛소리 하고, 처자고. 돌아버리겠네!
그나마 CBS였나? 용둥학원, 아니 웅동학원. 웅동. 처분 관련해서 130억, 160억, 200억 숫자가 나오니 오우, 사람이 달라 보이더라. 그 숫자가 정확한지는 모른다 치더라도, 뭐랄까. 적어도 직접 가서 취재한 노력이 가상하잖아. 아이, 그 기자님 이름은 모르겠지만 이 자리를 빌려 원따봉 드립니다. 그리고....경향 여기자님. 어우, 정말 내 스타일이었어. ...응? 크아악! 좀 전에 섹드립 조심한다고 해놓고선! 미안합니다.
그런데 말야, 이런 중요한 자리엔 베테랑급들만 올 줄 알았거든. 김상중 씨처럼 현직에서 몇 년은 구른 거 같은 포스있는 분들로. 그런데 말입니다. 그런 느낌이 없단 말야. 흐음. 혹시 얼굴 팔리기 싫어서 밑에 애들 아바타 세웠나? 문자로 지령만 내리고? 뭐, 그럴 수 있지.
그래도 이번 기회에 얼굴 도장 찍을 기자 스타가 나올 줄 알았건만. 나라면 이미 관종병 폭발해서 뭐라도 씨불였을 텐데. 이를테면 이런 거. 반전의 묘미! 소위 보수 대빵 조선일보 기자가 이런 말 하는 거지. 법무부장관 되면 장자연 사건 파헤칠 겁니까? 방씨 일가 골로 보낼 자신 있나요? 아니면 삼성 산하 중앙일보에서, 재용이형 감방 가겠죠? 저기 한겨레, 경향 같이 소위 진보라는 곳에선 뜬금포 위대하신 박근혜 누님 석방하라! 바로 어그로 대스타 등극!
집구석에서야 이런 상상을 하지만 막상 저 자리에 우리가 가면 똑같지 않겠어?.....미안, 여러분을 너무 과소평가했어. 여러분이 아니라 내가 갔다면 그랬을 거야. 똑같은 시각, 똑같은 질문. 크윽.... 어그로도 적절히 끌면서 유의미한 질문이 뭐있을까? 저기 다른 청문회에서 나온 말처럼 아내 관리도 못한 인간이 어떻게 검찰을? 아잇! 이 미친 녀석! 성차별 발언만 3연속이네! 반성합니다.
마음 속 진짜 하고 싶은 질문이라. 흐음....해 낼 수 있나요? 시민, 전문가와 함께 한다고 하지만 지금까지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잖아요. 이번엔 진짜 할 수 있습니까? 있는 자들한테 관대하고, 없는 자들한테 막 대하는 법치졸 국가, 바꿀 수 있습니까? ...마지막으로 자살하지 않을 거죠? 아무리 엿 같아도.
아무튼. 조국 자기 말로는 만신창이가 됐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을 거 같아. 하다못해 법무부장관 못 되더라도. 검찰한테 죽을 때까지 찍혀도. 왜냐고? 이번에 보니 머리로선 깔 수가 없어. 서울대 아니더라도 교수직은 따놓은 당첨. 아니다, 지금이 어떤 시대입니까? 대 유튜브 시대! 조국 TV, 1달 만에 구독자 50만!
아! 그러고 보니 교육 평등을 위해 힘쓴다 했지? 유튜브로 무료 법률 강의 괜찮네. 뿌슝뿌슝. 오늘 주제는 오상방위입니다. 형법 13조, 16조를 참고해서 구성요건적 착오, 위법성조각사유의 전제사실의 고의 과실의 정당한 오인의 상대방 작위 부작위 행위에 대한 법률해석적 흠결과......드르렁. 잘 때 보면 딱 이겠다. ASMR 유튜버들 뭐해 먹고 사나.
여하튼. 이제 지쳤어. 임명해! ...자유한국당 반론 기자회? 나경원 누나도 자녀 교육 문제 무한 해명하는 거야? 아니면 볼 생각 없어. 정치 싸움은 이제 지긋지긋하다고.
진짜 싸움을 보고 싶어. 검찰을 비롯 기득권 대 시민. 대서사시의 결말은! 2년 후에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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