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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파파고2019.09.20 PM 09:41
파파고
대학에서 감명(?) 깊게 들은 수업이 있는데 말야. 바로 행정개혁론! 워워, 이름에 쫄지 마. 내용 별 거 없어. 딱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지. 프리덤! 모든 것을 자유 시장으로!
대표적인 것이 민영화. 요즘은 다르게 부르나? 아웃소싱? 왠지 영어 쓰면 그럴듯해 보인단 말야. 하청이라 하면 거시기 하지만 위험의 외주화는 있어 보이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해? 민영화. ....호오. 반대가 많구나. 내가 까칠하게 말해서 겁먹고 반대하는 건 아니지?
아무튼, 난 민영화 불신해. 그도 그럴 것이 외국 사례 보면 좋아진 적이 없거든. 미국 민간 의료보험! 완전 개박살. 안고 자는 인형에도 보험료 청구하는 환장의 콜라보. 일본은 어떨까. 얽히고설킨 철도! 후쿠시마 터뜨린 도쿄전력! 이번엔 수도까지 민영화 했다며? 맙소사. 일본 국민을 향해 애도의 큰 절을.
우리나라도 그래. 통신사 3대장들. 민영화 하면 경쟁하고 좋아질 거라면서요? 그런데 현실은 몸통은 하나고 머리만 3개인 켈베로스야. 요금제 똑같죠. 주는 데이터 똑같죠. 속도 똑같죠. 이럴 거면 왜 나눴어? ..통신사 외에도 많지. 민간투자 했다고 통행료 1만원 씩 뜯어내는 도로. 서울 부산 왕복 12만원 요구하는 꼬레일. 성과금 잔치하면서도 전기요금 깎는 건 안 된다는 한전.
전부 생활에 밀접하고, 안 쓰면 불편해 뒤지는 것들. 경영효율화? 효율화가 고작 요금인상이라면 사양하겠어! 가난한 것도 서러운데! .....워워. 돈 얘기 나오니까 흥분했네. 크흠. 내가 국영화 광신자인거 들켰어? 우리끼리 하는 말인데, 난 집까지 나라에서 대 주면 좋겠어. 집도 생필품이잖아! ...예? 빨갱이라고요? 프롤레타리아의 망치 맛 보셨습니까?
어...뭔 말 하려고 했더라. 아! 그런 의미에서 반드시 국영화 되어야 마지않을 종목?, 아니 시험이 있어. 각종 영어시험! 토익, 토플, 텝스. 이 T자 돌림 띠꺼운 놈들. 취준생 부모님 등골 브레이커들! 요즘은 토익만 안 보잖아. 토익 스피킹까지 함께 보지. 뭐 좋아. 영어 말하기 좋지. 근데요, 응시료가 스파킹 나도록 비싸! 11만 3천 5백원! 오고가는 차비 합치면 12만원! 시험 하나 보는데 무슨 해외여행 비용이 나오냐!
이 억 소리 나는 테스트를 2년마다 봐야지. 2년? 이건 성적에 만족했을 경우고. 원하는 점수 나올 때까지! 도전! 돌아보면 바닥 보이는 통장잔고만 기다릴 거야. 아니면 울고 있는 엄마 모습이나. 크힉! 그렇다고 안 볼 수 있나? 아니! 기업이고 공공기관에서 안 요구하는 데가 없어. 없으면 서류접수부터 막히는데, 이걸 안 보고 어떻게 배겨. 새로운 도약을 위한 나만의 필수 경쟁력! 토익 스피킹!....뭐? 나만의? 야! 앞뒤옆 개소말 다 보더라!
이 저주받은 편지는 영국에서 시작되어, 미쿡을 거쳐 대한민국에 토익이란 이름으로 정착했습니다. 시험 안 보면 너님 인생길 막힘. 전 국민이 봐야 하는 시험! 학원도 엄청 많아요. 시원스쿨, 해커스, 야나두, 뇌새김, 토마토, 파고다, YBM. 큼직한 것만 해도 이 정도지. 영어 하나에 이렇게 목숨 걸 정도면 공공재 해야 되잖아.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그럼 이놈의 영어시험부터 어떻게 해 주세요!
여기서 팁. 그나마 시험응시료 할인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할인카드? 오...전월실적 20만 원 이상 채울 수 있는 분인가 보다. 그러지 못하는 불쌍한 인생은? ...답은 군인! 무려 50%! 키야. 부럽죠? 군대 가세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군대 가기 전에 한번은 시험을 봐야 해. 왜? 카투사! 남들은 흙구덩이에 구르고 똥국, 조기튀김 먹을 때. 어메리칸 스타일로! 푸짐한 식사, 최신 기숙사, 미국인 친구는 덤. 아무리 영어에 담쌓은 분이라도 도전 해 봐야지. 지금 인생이 걸렸는데! 시험비 12만원 따질 때가 아냐.
두 달 만에 토익스피킹 레벨 7을 찍고 싶으신가요? 카투사 도전하세요. 군대 발등 떨어진 청년은 어떻게든 땁니다. 정말 한편의 드라마가 펼쳐지죠. 인간이 얼마나 위대한지, 우린 이 벼락치기로 알 수 있습니다. 캬하하. 단....뽑힐지 말지는 인생 운빨 게임. 따라라라라, 자, 확인 들어갑니다. 짠! ...당신은 카투사가....아닙니다. 아버지!
아무튼. 기업, 공공기관, 그리고 군대까지 영어성적 요구하는 시대야. 지금도 시행사, 주관사, 학원은 돈을 드링킹하고 있다고. 이건 아니잖아. 이 땅의 평화를 위해 당장 영어시험 국영화 하자. 어떻게?
기존의 식상한 영어시험은 질렸어. 한국인에 적합한 새로운 시험이 필요해. 번역기 대동 테스트! 이름하야 파파고! 우리가 외국에 가서 살 것도 아니고, 번역기만으로 충분하잖아. 말하기? 폰 스피커가 원어민 뺨치게 정확한 발음으로 해 줘. 그것도 미국식, 영국식 구분해서. 미국식 뻑뀨. 영국식 섹시하게 뿩규.
이 시험은 응시료가 없어. 네이버랑 짝짜꿍해서 할거 거든. 번역기에서 중요한 것은 빅데이터! 구글 번역기를 뛰어넘으려면 수많은 사례가 필요하지. 이 때 전 국민이, 시험 본다는 명목으로 파파고를 돌린다면? 게임 끝! 진정한 윈윈. 네이버 직원들이 해야 할 일을 5천만 한민족이 돕고 있어! 오히려 네이버가 돈을 줘야 할 판이야. 시험 보시면 라인 캐릭터 이모티콘을 무료로 드려요. 까 똑.
그리고 국회에서 법만 통과시키면 돼. 파파고 법! 지금 이 시각부로 국공립대 입학, 카투사, 공공기관 취업에는 파파고로 대동단결한다. ...응? 파파고 협찬이냐고? 절대 아닙니다. 돈 받았으면 지금보다 300배는 더 빨았지! 평소엔 구글 번역기를 많이 써. 파파고는 간혹 일본 야설 번역할 때만 쓰고. 크흠. 그러고 보니 시험에선 주제도 다양하게 할 수 있겠다. 정치, 경제, 사회. 문학, 트럼프와 아베의 관능 소설까지....하하....핫! 아잇! 성적 판타지도 중요하다고. Fuck me harder를 어떻게 번역하는 줄 알아? 파파고. 더 세게 때려주세요. ..어...그럴 수 있어. 구글은? 좀 더 열심히. ...봤지? 파파고는 멀었어. 뜬금포 SM플이라니.
변태새끼. 저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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