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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닭백수 공존설2019.10.19 PM 09:16
닭백수 공존설
빌 게이츠 형이 유튜브 하는 건 알지? 그 분 재산과 씀씀이에 비해 구독자가 119만 밖에 안 되지만(?) 꾸준히도 영상 올리고 있어. 그것도 광고 없이! 핫. 사실....영상이 재밌지는 않아. 교훈적이랄까. 크흠. 그래도 최근엔 눈길 끌만한 영상도 올렸어. BBQ 치킨 만드는 법! 이 형이 갑자기 왜 이걸 올렸을까? ...정확한 이유야 모르겠지만, 지구를 위해서! 아닐까 갓리적 추측을 해 봐.
치킨! 닭님의 위대함은 말해봐야 입 아프지. 하지만 그 맛과 자비로움을 다시 찬양해야겠어. 대한민국이 치킨공주,..찰싹! 가 아니라 치킨나라인 것에 자부심을 느껴도 된다고. 왜? 치느님은 환경까지 생각하십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찍은 비포 더 플러드 보신 분? ....오! 대단한 걸. 난 오늘에서야 인터넷 뒤져서 겨우 한글자막 달린 걸 봤어. 비포 더 플러드. 한글로 하면 물에 잠기기 전에. 환경 사랑하는 디카프리오 형님 아니랄까봐 아주 불편하게 자연파괴 문제를 짚고 있어.
다큐멘터리 중간쯤에 드디어 닭님의 위대함이 나와. 소고기 대신 닭만 먹어도 대지파괴와, 온난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 닭님은 소에 비해 똥방귀를 10분의 1밖에 안 뀐다고요. 방귀라고 우습게보면 안 돼. 이 자연산 독가스는 냄새뿐만 아니라 메탄을 잔뜩 머금고 있지. 메탄? 이름에서부터 뜨겁움이 느껴지잖아. 뿡뿡.
게다가 소님이 차지하는 땅덩어리는 어떻고. 닭님에 비해 5배나 많은 축사가 필요해. 더 심각한 건 소님 먹이로 쓰일 땅은 따블을 넘어서 50배나 있어야 한다는 거야. 소 키우기 위해 기르는 대표적 작물 옥수수! 이거 기른다고 아마존 불태우고 난리도 아니지. 근데 그렇게 생각 없이 키웠더니 강냉이가 넘쳐흘러. 옥수수로 콘프로스트 만들고, 시럽 만들고, 그래도 안 돼서 바이오연료로 만들고. 이거까지 안 되니 결국 일본에 수출한다 했지? 맙소사.
그러니 치느님은 위대하십니다. 우상숭배는 끊으시고 진리의 길로 오십시오. 소보다는 치킨! 여기까진 소고기 성애자가 아닌 이상 동의할 수 있을 거야. 어차피 소고기는 비싸서 못 먹었는데 잘 됐네! 그런데 말입니다...닭애호가로 거듭나겠다는 내 결심에도 걸림돌이 있더라고. 무슨 걸림돌? 바로 다닥다닥 닭장 똥물 속에서 30일 정도 살다 분쇄기에 갈리는 닭들을 어떻게 봐야 하지? .....크흠.
먹는 거라곤 항생제에, 움직이지 못해서 다리는 뭉개지고, 부리는 쪼지 못하도록 다 빠지고, 살아생전 햇빛 한번 보지 못하고 치킨 기름통으로 들어가는 인생. 수컷병아리는 태어나자마자 갈가리 갈겨 치킨 패티가 되거나 닭사료로 재탄생하는 현실 속에 말야. ...응? 그 소식 못 들었구나? 제주 유기견 센터에서 죽은 개들 갖고 동물 사료 만든 거. 개도 이럴 지언데 병아리야 다르겠어? 그나저나 소가 소 먹어서 생긴 게 광우병이니, 닭이 닭을 먹으면...광닭병? 갑자기 무섭네.
디카프리오 형님이 말한 것처럼 좁은 땅에다, 효과적인 먹이 배분방식을 취할수록 치킨권은 떨어져. 닭이 비참할수록 자연 친화적인가? 아니면 케이지에서 해방시켜 방목하는 것이 환경적인가? 모르겠어. 여러분 생각은 어때? 땅 많이 차지하는 치킨 VS 항생제 골골 먹는 치킨!
어느 쪽이 맞다 하지 않을게. 단지 내 생각은 그래. 환경을 떠나서, 혹은 건강하고 맛있는 치킨을 떠나서. 같은 생물로서 닭느님의 권리를 높여주고 싶어. 한 평생 암흑 속에서 똥만 먹다 죽는 꼴은 원치 않아. 어우.....반박 시 무생물!
아무튼, 치느님의 권리를 높이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어. 이를테면 무항생제 닭, 말 그대로 항생제를 쓰지 않았다는 거지. ...아니! 여기엔 함정이 있어. 무항생제 기준이 치느님 인생 28일 중에 21일만 안 먹이면 되거든. 태어나서 7일은? 뭘 먹여도 상관없지. 독한 항생제 쑤셔 넣은 후에 배째라 하면 무항생제 닭이 됩니다. 호메시! 이건 닭권 향상이라 볼 수 없는데....
이것보다 닭님을 더 생각한 곳은 동물복지 농장이야. 여긴 진짜 살만한 환경을 만들어 줘야 마크를 받을 수 있어. 햇볕도 들어오고, 물도 깨끗하고, 똥도 쌀 수 있고, 병 걸리면 치료하거나 죽이고(?), 바닥에 건초도 깔아주고.
여기서 더 나아가면 방목이 있지. 마당에서 자유롭게 뛰어노는 닭들! 그냥 풀어놓는다고 다가 아냐. 1마리당 1.1제곱미터 이상 공간을 줘야 한다! 와우...내 방이 7제곱미터니까 꽤 넓네. 거기다 쉼터도 있어야 하고, 풀도 있어야 하고, 물 빠짐도 좋아야 돼. 이거 인간 뺨치잖아!
근데...닭권이 올라갈수록 백수는 웁니다... 지미 양 센세가 말했지. 자긴 병들고, 비쩍 마르고, 자살 일보 직전인 닭을 먹고 싶다고. 자긴 옥탑방에서 친구 셋이랑 치여 사는 처진데 어떻게 비싼 방목닭을 먹겠냐고. 동감해. 내 꼬라지가 케이지 속인데 다른 동물 생각할 여력이 어디 있겠어. 슬프네....치킨의 복지를 높이기 위해선 인간 복지를 해결해야 하는구나! 레볼루숑!
어라...그런데 말입니다. 동물복지 치킨 사용한다는 자담치킨 후라이드 가격이 1만 8천원이야. 마트표 두 마리 치킨만 먹는 나로선 이것도 비싼 가격이지만, 저기 BBQ, 교촌, 굽네, BHC 같은 1군 치킨에 비한다면야 차이가 없네? ...호오....어디보자. 아쉽게 우리 동네엔 배달이 안 돼. 자담치킨 먹어보신 분? 맛이 어때요? ....괜찮다고? 땡큐베리고마워.
알았어! 동물복지 닭을 쓰고도 치킨을 2만원 아래로 만들 수 있구나! 문제는 싸가지 없는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였어! 이제 모든 것이 클리어 해졌습니다. 치킨과 백수와 지구의 행복은 공존할 수 있습니다. 중간에서 빼먹는 놈만 없다면 말이죠.
피쓰 앤 러브, 앤 치킨!
동물복지 축산물 구매처 - http://www.animal.go.kr/portal_rnl/farm_ani/sales_outlets.j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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