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린풍자쇼] 용서하지 않는 힘

용서하지 않는 힘

끄응. 한 살 더 먹었더니 몸이 예전 같지가 않네. 동네 한 바퀴 돌고 나니 삭신이 쑤십니다. 방구석인이 왜 집 밖은 나갔냐고? ...카메라에 전 재산 3분의 2를 때려 박았는데 안 나가고 배기겠습니까! 뭐라도 찍어야 한다! 그래야만 한다! 흑흑. 내가 왜 질렀을까!

몸은 아플지 몰라도 수확이 없었던 건 아냐. 인생에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거든. 무슨 경험? ..각종 섹드립으로 가득 찬 50M 가로수길! 거짓말 같겠지만 진짭니다. 실명을 밝히기 어려운 어느 중학교 앞을 지나는데, 와우, 그 방음벽 있지? 철판 사이로 깨알같이 내재된 욕망을 적어놨네? 역시 중학생이라도 알건 다 안다니까.

누구랑 누구 사귄대요. 이 정도는 순수한 축이었어. 가운데 손가락을 묘사한 그림부터 시작해서 각종 SEX 퍼레이드가 이어지는데, 아주 그냥 보기 좋았습니다. ..응? 아니, 낙서는 거시기 하지. 그래도 귀여운 구석이 있잖아. 한창 중2병일 때 부끄러움도 없이 깨작거렸을 애송이들 생각해 봐. 흐뭇합니다.

그런데 너희들, 지금 이렇게 낄낄대며 장난치고 있지만, 커서 보면 알 거야. 섹스가 얼마나 위대하고 소중한 것인지! 니들이 커서 할 수 있을 거 같아? 부모님이 다이아수저라도 안 물려주는 이상 할 수가 없어요!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그래! 중2로 돌아간다면 여러분은 뭘 하겠어? 공부? 이번엔 서울대 간다? ...난 섹스! 민나 섹스다! ...응? 아청법? 야! 언제 동년배들이랑 한 대! 선생님들이랑 할 거야! 국영수 돌아가며! (찰싹!) ...죄송합니다.

아무튼. 부모님들이 보면 뚜껑 열릴 낙서도 있지만, 뭐 어때. 한창 발정 났을 때(찰싹!), 가 아니라 한창 사랑 할 땐대. 주체 못할 에너질 뿜어내는 게 죕니까! 그럼. 신체연령, 정신연령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어. 물론 걔 중에 동물과 하고 싶다는 살짝 위험 수위도 있었지만. 크흠. 그런데 말입니다.. 아무리 나이, 환경, 발기력 고려해도 용서가 안 되는 인간이 있습니다. 누구? 바로 전. 두. 환.

사실 난 전두환을 미워할 연결고리 하나 없어. 12.12. 군사반란이며 5.18 민주항쟁 때는 이 세상에 있지도 않았고, 가족들도 광주랑 떨어진 부산에 살고 있었고. 정말 당해본 거 하나 없습니다. 그래서일까, 아무리 전두환 두상 보더라도 심장은 고요해. 단지.. 이때까지 한 짓을 알기에 머리로 까는 거야. ..감정이 결여 된 미움이랄까. ..왜 날 미워해! 나한테 당해보지도 않고! ..당해봤으면 미워하는 걸 넘어서 죽창 들고 찾아갔죠!

한 때는 동정심이 들기도 했어. 축 치매! 아파서 재판을 받지 못합니다. 캬하. 치매라는데 봐 줍시다...그런데 쨔잔! 골프는 계속 치시네요? 그런데 쨔잔! 12.12 군사반란 기념회에는 대빵으로 참석하시네요? ...야이, 치매마저 통수치는 반란군 놈의 새끼야!

...그래, 이해는 할 수 있어. 자기들 딴에는 군사반란이 뭐야. 국권 찬탈에 위대한 업적을 달성한 날로 기억하겠지. ..그래. 이해 할 수 있어. 서로 욕먹는 처지지만 자기들끼린 얼굴이라도 보고 싶겠지. 상어 지느러미 떼다가 샥스핀 후루룩하며. ....는 개뿔! 전 재산 29만원 밖에 없다는 분이 뭔 놈의 샥스핀이야!

이거 이적 행위 아닙니까? 국가보안법에 걸리는 행위 아니냐고? 군사반란 축하연을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하고 있는데! 이게 나라냐! 내가 샥스핀 때문에 배 아파서 이러는 거 아냐! ..근데 샥스핀은 대체 어떤 맛이야? 매끈한 것이, 벗겨진 두피 맛? 앗! 아...방금 한 말 취소합니다. 아니! 탈모인 비하할 생각 전혀 없었습니다. 믿어주세요. 오!

치매는 독재자에겐 하늘에 주신 선물이야. 자기가 한 짓을 그대로 잊어버릴 수 있으니. 이건 절대 안 될 말이지! 어떻게 그런 축복을 바랄 수 있습니까. 죽을 때까지 죄책감 느끼며 곶통 속에 살아가도 부족할 판에...아! 죄책감 1도 없는 분이라 지금까지 무병장수하며 골프 칠 수 있었지? (찰싹) 이 녀석아, 사이코패스를 상대 할 땐 정상인처럼 생각하면 안 돼!

...너무 오버했나? ...미안해. 이게 머리로만 분노하는 사람의 한계야. 억지로 화를 내야만 간신히 분노의 끈을 놓치지 않을 수 있지. 혹은 죄책감 때문일 수도 있어. ..반란을 일으키고, 자국민을 죽이고, 비자금을 조 단위로 쳐 잡수신 인간을 그대로 두고 있는 현실. 머리는 이미 타협해 버렸어. 그냥 저러다 죽겠지 뭐. 이런 안일함....

그래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역동하는 뜨거운 피까지 바라는 건 아냐. 그저 머리만이라도 설득하고 싶어. 절대 전두환 같은 사람을 용서해선 안 된다! 우리 미래를 위해서라도! ..그거 알아? 12.12. 반란군 놈의 파티가 열릴 때에 다른 곳에선 전혀 다른 일이 있었어. 5.18 항쟁참여자 46명 자살...이건 아니잖아. 민주화를 위해 싸우신 분들은 자살하는데, 그 주모자들은 상어 지느러미 뜯고 있는 건 아니잖아!

정의를 향한 열정으로 싸웠건만, 남은 것은 고문 후유증과 생활고뿐이야. 술에 의존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환경, 실직, 빈곤, 그리고 아무도 오지 않는 고독. ...나라면 후회할 거야. 왜 괜히 저항했을까. 그냥 나라님 말 들으면서 노예처럼 살 걸. 노예가 될지언정 이 꼴은 안 됐을 텐데... 하고 말야.

더 안타까운 건 이런 일이 이번 한번이 아니라는 거지. 일제침략에 맞서 투쟁했던 독립투사들, 제대로 대우 받았습니까? 가난과 사상의 굴레에 비참한 삶을 맞았어. 반면 반민족행위자들은 런승만에 빌붙어서 그대로 기득권이 됐죠. ...에잇!

난 런승만과 똑같은 인간이 되고 싶지 않아. 민주화 참여자가 자살하고, 반란군놈들이 잘 먹고 잘 사는, 이 꼴은 반복하고 싶지 않아! 그래서 계속 화 낼 거야! 오버해서라도! 전두환. 당신을 용서하지 않겠소! 부디 교도소에서 생을 마감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싸우신 분들. 건강하십시오. 전또라이보다 먼저 죽지 마십시오. 살아남아 같이 그 놈의 무덤에 똥오줌을 갈깁시다. ....분위기 너무 무거워졌나? 크흠.

그때 유튜브로 생중계하면 구독자 5만은 늘겠지? 전국의 관종들이여, 내게 힘을! (찰싹!)

치유되지 않은 5.18 : http://www.hani.co.kr/arti/area/honam/91724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