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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반려 된 CCTV2020.01.20 PM 09:54
반려 된 CCTV
혼자 계신 부모님! 불안하시죠? 이제 걱정하지 마세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CCTV 설치하면 됩니다.(찰싹!) 코호호. 시작하자마자 이게 뭔 멍멍이 소리냐고? 아니, 인터넷 뒤지다 본 기사야. 그것도 평소 CCTV, 감시?, 통제랑 거리 멀 것 같던 오마이뉴스에서.
CCTV라, 어떻게 생각해? 만약 집에 엄마, 아빠 혼자만 계시는데, 중풍 같은 지병 있는 경우. 시도해 볼만 할까? ....다들 침묵하는 거 보니 이거 쉽지 않은 선택이겠어. ...내 생각? 흐음..CCTV는 너무한데!
홈 CCTV라 검색하면 제일 먼저 튀어나오는 낱말이 반려동물이야. 반려동물! 이거 자존심 상해서 자식 볼 생각도 들지 않아. ..딸아, 이제 날 개 취급 하겠다는 거냐? 그게 아니고, 다 아빠 생각해서 그런 거라고요! ..핫. 맞는 말이라 대놓고 반박할 수도 없어. 아잇!
받아들여야 하나? 후우. 그럼 할 수 없지. 대신 제일 비싼 걸로 달아줘. 저기 해킹 우려 있는 중국산 말고, 우리나라 한화테크윈 걸로! ..실제로 홈카메라 해킹해서 나체 영상 유출한 사례가 있어. 생각해 보면 당연해. 흔히 말하는 홈카메라가 CCTV는 아니거든.
CCTV, 말 그대로 클로즈드...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우리말로 폐쇄회로TV! 이에 반해 반려동물 CCTV, 홈CCTV라 불리는 제품들 보면 대다수가 IP카메라야. 인터넷 프로토콜 카메라. 인터넷 들어간 순간 폐쇄와는 바이바이지. 뭐, 요즘은 보안에 문제없다 하지만 혹시 모르잖아. 취향이 혼자 사는 늙은 할아버지인 집념의 해커가 있을지. 호우!
잠깐, 굳이 카메라일 필요 없네? 요즘이 어떤 시대야. 미밴드를 시작으로 각종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펼쳐진 시대! 이상한 눈깔 천장에 달 바에 차라리 손목에 고무 밴드 차겠다. 그래서 찾아봤어. 혼자 픽 쓰러지면 자동으로 알려주는 디바이스가 있는지. 결과는요! ...생각보다 아직 멀었더라. 2020년 최신 CES 부스에 전시된 뇌졸중 모니터링 시스템 정도가 있는데, 간편히 쓰기엔 너무 커. 휠체어 수준. 크흠.
아직 시간이 있으니 괜찮아! 그래, 샤오미님이 어떻게든 해 주실 거야. 밴드 하나로 건강경고 시스템! 캬하하. ..경고! 혈압이 비정상적으로 오르고 있습니다. 뇌졸중 위험! 삐융삐융~. ....어오, 잠깐만요! 해피타임을 생각 못 했네! 하루 한번 똘똘이에게 혈액 펌핑하는 시간! 안 돼. 나만의 시간 가질 때마다 자식들이 전화하면 얼마나 빡쳐!
에라이, 이렇게 된 거 문제의 뿌리를 캐버립시다! 이 모든 근심은 어디서 오는가? 바로 혼자가 됐다는 것! 재혼 가즈아! 20살 어린 상대로! (찰싹!) 크흠. 사람은 쓰기 너무 비싸다면 인공지능 돌이라도 붙여줘. 허벅지 절륜한 녀석으로. 아항? 뇌졸중 위험 있는 내가 허리 흔들 수는 없으니. 여성 상위 기승위만이 희망이다! (찰싹!) ....죄송합니다.
어렵다. 기승위 기능 갖춘 붕가돌은 사람만큼 비싸겠지? ...그래, 자식들한테 폐 끼치긴 싫어. 갑자기 우울해졌어. 크흥. 혼자 남은 것도 서러운데, 자식들한테 걱정만 끼치는 존재가 돼버려서. 그러나 피할 수 없어. 우리 아빠도, 엄마도, 그리고 우리도 다 그렇게 될 인생인걸.
아참, 생각해 보니 카메라는 오히려 자식 집에 설치해야 되는 거 아냐? 혼자서 할 일도 없는데 자식 보는 낙이라도 있어야지. 너님 거실 위에 하나, 침실 위에 하나. 아주 보기 좋을 거야. ..어이쿠, 우리 아들 잘한다. 저기선 민달팽이처럼 슬슬 문질러야 며느리가 더 좋아할 텐데! 억! ....유리병은 던지지 마세요!
헉헉. 봤지. 이러고도 부모님 방위에 CCTV 달려고? 자기 머리 위에 달면 이 난리를 떨면서? 이건....아냐! 그러나 손자 방은 어떨까? ..엄마, 이건 뭐야? 응, 할아버지가 우리 손자 지켜보라고 단 거야. 좋지? ..나야 좋지. 손자가 아래로 우유 분출하는 역사적 순간을 지켜볼 테니. 나 닮아서 누님물 좋아하는 것도. 어! ...아잇, 결혼도 못한 녀석이 무슨 손자, 손녀 상황까지 상상하고 있네. 깨어나세요, 모쏠이여. 히힛. 야너두? 야나두!
CCTV 달아도 문제야. 달면 뭐해. 지켜봐야 쓸모 있는 걸. 하루 종일 지켜볼 자신 있어? 하루 한번 전화 걸기도 버거운데? 이럼 전화랑 무슨 차이야. 게다가 안부인사 한답시고 갑자기 허공에서 목소리만 퍼져 봐. 공포물이 따로 없어. 개마저 무서워한다니까! 주인님 어디 있어요? 왕왕! 울어버릴래!
아! 전화는 주고받아야 하지만 CCTV는 일방적 감시만(찰싹!), 지켜보기만 할 수 있구나. 호오. 편하지. 괜히 말 걸었다 잔소리 들을 필요 없고, 눈으로만 스윽. 가끔 전화 안 받으실 때도 걱정할 필요 없이 스으윽. ..그래도 부모님한테까지 이 편리함을 시전하기엔 좀 그래. ...방구석 불효자가 이런 말 하니까 이상하다. 크윽.
여하튼. 어쩌다 보니 홈카메라 반대론자가 돼버렸구나. 워워, 오해는 마. 아직 모르겠어. 난 아직 그런 상황까지 가 본 적이 없으니... CCTV 찬성하는 분들도 처음부터 찬성했겠어? 상황이 어쩔 수 없으니 결국에 이런 문제 다 안고 설치한 거지. 너무 걱정돼서...
3년 내로 근심, 걱정, 고민, 그리고 사생활침해 없는 방법이 나오길 바래. CCTV처럼 죄책감 드는 방법 말고. CCTV야 중국 시진핑핑이만 보라지. ...흐음. 뭐가 좋을까? 일단 난 걱정 없어. 그 나이 돼도 최소 게임 2개는 돌리고 있을 거거든! 딸은 내 로그인 기록만 보면 된다고. 하루라도 로그인 보너스 빼먹으면 문제 생긴 거야. ...아빠,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 어디 아파? 아빠!...
승급전 중이니 전화 걸지 마!
친정집에 설치한 CCTV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556310&CMPT_CD=P0010&utm_source=naver&utm_medium=newsearch&utm_campaign=naver_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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