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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노예 16년2020.08.25 PM 10:54
노예 16년
내일부터 2차 의사총파업이 있다는데, 이거 걱정이야. 코로나, 중증환자들은 어떻게 하라고. 끄응. 아잇! 의사 다 구속시켜! (찰싹!) ..나만 이런 발칙한 상상 한건 아니잖아? 일례로 어제 청와대 청원에 글이 하나 올라왔어. ..의료면허시험 접수 취소한 의대생들 구제에 반대합니다! 하루 만에 참여자 25만 돌파했지. 켈켈켈. 봤느냐! 이것이 국민적 대세다! 애송이 의대생들아!
하긴, 이 시국에 어그로를 끌어도 너무 끌었어. 전공의 선배님들이 의사면허증 갈기갈기 찢는 퍼포먼스 보여주니, 어떻게 후배님들이 가만있을 수 있겠어. 면허증 없는 우리는 손으로라도 저항하자! 덕분에! 챌린지를 거꾸로 뒤집어서, 이렇게, 덕분이라며! 죽음의 아래 엄지 쇼 하자! 그래서 결과는요! ..너희들 인성에 문제 있어? 앙!
두 가지 커다란 태클 맞고 바사삭 됐지. 하나는 수화를 더럽힌 죄! 저주하겠다, 손동작 창조하고 있으니 청각장애인 여러분이 보기에 얼마나 빡치시겠어. ..다른 하나는, 애들아, 아직 의사 아닌 의대생들아, 너흰 코로나 방역에 실전투입도 안 됐는데 무슨 자격으로 덕분에 캠페인을 홀라당 뒤집냐? 이런 비판! ..호오, 갓리적으로 반박할 수가 없다.
그렇게 의대생들이 저항하지만, 인턴, 레지, 전문의 모두가 반대하지만, 인기 가득 의사 유튜버들도 구구절절 영상을 올리지만! 흐음. 글쎄. 의느님들 주장에 동의하기 어려워. 일단 심리적 요인은 말할 것도 없지. 그 잘 나간다는 의사들이 파업을 해? 열 받네?
논리적 타당성마저 하나둘씩 무너지고 있어. OECD 대비 의사수 적은 건 빼도 박도 못할 팩트! 평소 의사취급 안 해주던 한의사까지 동원할 만큼 뻥튀기해도 부족해. 이럼, 대한민국은 애를 안 낳기 때문에 곧 충분해 질 거다!, 하는데, 워워, 애는 줄지만 노인은 늘어난단다! 의사 손길 가장 필요로 한 어르신들은 역피라미드 종을 울리며 정원 부족을 외치실 거야. ..의료접근성? 환자 한명 한명 진득하게 진료 해주고 그런 말 하든가!
이런 와 중에 정치적 프레임마저 씌어버렸어. 의사협회 대빵 면모를 보니 라이트를 꿰뚫고, 초극우를 넘어, 전설의 시뻘갱이 타이틀 다신 분이야. 바로 누구? 최대집! 난데없이 근혜누님을 빨지 않나, 민족의 아픔 서북청년단을 계승한다 하지 않나, 환장할 노릇이야. ..그러게 진작 바꿔야 한다고 했잖아요! 자기 대표 이상한 사람 뽑아놔 놓고, 나 바쁘요, 나 관심없소, 그렇게 아몰랑 하고 말았단 말입니까? 부,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아무튼. 연간 400명 더 뽑으면 죽을 지경인 걸까? 천하의 의사 시장이 그 정도 밖에 안 돼? 그래서 찾아봤지. 의사쌤들 평균 월급! 19년도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세전 1342만원! 헤에? 연봉이? 당연 아니지! 월 1342만원! 연 1억 6천! 홀리 마더 파더! 이렇게 벌면서 뭐? 파업을 해? 이것들을 진짜! (찰싹!) 액수에 놀라 나도 몰래 찐따 본능 나왔어. 미안. 크흠.
소위 잘 나간다는 도시 큰 병원 의사들만 이렇게 버는 것일 수도 있잖아? 평균의 함정. 근데 어라? 대도시보다 시골 병원 쌤들이 더 많이 버네? 월 100만 원 정도. 호오. 이건 뭐지? 지방에 그렇게 가기 싫은 이유가 돈 때문이 아니었어? 흠. 인터넷 뇌피셜 떠도는 얘기론, 지방 병원 연봉이 3억이 넘는대. 그래도 안 가. 시골 보건소? 월 700 준다는 소문이야. 우리 같으면 아싸구나 목을 매겠지만, 사람이 없어. 연 3억도 거절하는 판에 월 700으로 그 분들 만족시킬 수 있지. 그럼. 어디 슬기로운 서울 의사에게 소똥냄새를 들이미는가!
..후우. 쌤들 이해해 보려 했어. 정말로. ..눈물겹게 공부해서, 생명 살려보겠다고 의대에 지원한 사람들이 왜 이렇게 됐는지.. ..뭐? 그냥 이과 탑이면 의대 가는 거라고? 돈 잘 버니까? ..아니! 아닌 분들도 분명 있을 거야! 사랑으로! 환자를 위하여!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정신으로 무장하고 들어간들 버틸 수가 없어. 의대 들어가자마자 학비가 허벌나게 쏟아져. 전국 의대 연간 평균 등록금 963만원! 이걸 무려 4년이 아닌 6년간 바쳐야 돼. 학비만 6천! 여기에 복작복작 캠퍼스 라이프 즐기려면 1억은 순삭이지. 이렇게 시간과 돈 갈아 넣은 끝에 의사자격증 따면 뭐해. 고작 일반의!
전문의 따려면 다시 고난의 행군 시작이야. 무료봉사 인턴 1년, 불가촉인간 레지던트 4년, 총 5년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전문의 시험에 합격 했어! 이제 닥터라 불릴 수 있는가! 는 아니지. 요새 누가 여기서 만족하나. 또 다시 특정과 펠로우 불평등조약 2년 치룬 그제야 진정한 의사쌤! 아차, 남자는 여기에 군대 3년 추가요. 낄낄낄.
정말 웃음 밖에 안 나와. 왜 이런 역겨운 길을 가는 거예요? 누가 협박했어요? 예? 가장 똑똑하다는 분들이! 생각이 없나! 어! (찰싹!) ..무려 13년, 남자는 16년! 노예 12년을 한참 뛰어 넘었어! 이런 생활 거치면 대천사도 타락할 거야. ..내가 받은 고통이 얼만데! 대출이 얼만데! 시간이 얼만데! 노오력! 노오력~이 얼만데! 어디 감히 일반 서민 따위가 만족할 월급, 지방생활을 들이밀고 있어, 이거!
..좀 짠하다 야.. 돈 많이 버는 주제에 배가 불러 터졌다 생각했는데, 끄응. 이런 환경이면 누구라도 미치지! ..의사 많이 뽑으려면, 지방 의료인 늘리려면, 돈 보다 생명을 소중히 하려면, 보상심리 응어리에 특별대접 원하는 의사 더 이상 배출하지 않으려면! ..우리 모두가 도와줘야 하지 않을까? 인정? ...인정!
인간적으로 학비 좀 깎아주자. 인턴, 레지던트, 펠로우도 싸게 해 주자! 사람 대우 해주고! 주 52시간 한다면서 왜 이 분들은 제외시키는데! 정당한 월급 지급하고! ...응? 비, 비용? 그건... 나라님이 대주겠지! 이런 일에 세금 쓴다고 아무도 태클 안 걸어! 국민 건강과 노후를 위해 쓰겠다는데! ..아차, 국가 미래 하염없이 걱정하시는 분들은 반대할 수 있겠다. 국가재정은 목숨같이 생각하시면서 정작 세금 내기는 결단코 반대하시는 분들...아니 그렇다고. 크흠.
여하튼. 쌤들요! 사람부터 살립시다! 그렇지 않으면...살아있는 공권력을 맛보게 될 것이야! 철퇴! (찰싹!)
26일 의사총파업, 온라인으로 진행 : https://view.asiae.co.kr/article/2020082516110938254
의사들 집단휴진에 중증 환자들, 우리에겐 죽고 사는 일 :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58959.html
의대협, 덕분이라며 챌린지 손모양 사용 중지 : https://www.yna.co.kr/view/AKR20200822046900017?-nput=1195m
국시 접수 취소한 의대생 구제 반대합니다 청원 :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91956
의사 월급 세전 1342만원 : http://health.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18/2019121802058.html
의과대학 절반 등록금 1000만원 : http://www.dailymedi.com/detail.php?number=842595
전문의까지 최소 11년 : https://mk.co.kr/news/it/view/2017/10/715308/
의사 환자 만족하는 지역 공공병원 확충이 먼저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8240600005&code=940601&nv=stand&utm_source=naver&utm_medium=newsstand&utm_campaign=row2_thumb&C
- 고로파덕
- 2020/08/26 AM 12:33
- 풍신의길
- 2020/08/26 AM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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