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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한글날이 10월 9일인 이유2021.10.09 PM 11:21
한글날이 10월 9일인 이유
요오, 오늘은 575돌 한글날! 세종대왕님, 한글 고맙습니다! 대체휴일 고맙습니다! (...) ..끄응, 사실 매년 맞는 한글날이지만 여태껏 그 의미를 전혀 헤아리지 않았어. 그저 나라에서 대충 집어 준 빨간 날로만 알았지.. 반성합니다.
회개의 의미로 각 잡고 한글날에 대해 공부해왔다! 우선 한글날은 왜 하필 10월 9일일까? (훈민정음이 그 날 반포됐잖아) 호오! 정답! 대체 어디서 배운 거야? (상식이다) ..하! 너님의 상식을 난 오늘에서야 깨우쳤고요.. 이래봬도 한능검 1급 소지자건만, 끄응. (...)
그래, 오늘 훈민정음이 반포됐기 때문에 한글날! ..그런데 말입니다. 어째 공인 지정일이 이리저리 참 많이도 왔다 갔다 했더라? (..?) 그럴 수밖에 없었어. 정확히 몇 월 며칠 훈민정음이 반포됐는지 아무도 모르니까!
조선왕조실록에 한글 창제 기록은 2개가 있대. 하나가, 1443년 음력 12월 어느 날, 왕께서 28자를 만들었다.. 그리고 다른 하나가, 1446년 9월 끝 무렵 어느 날, 훈민정음이 완성되었다.. 자, 여러분은 이 두 개의 단서 중 어느 쪽이 더 기념할 만한 날이라고 생각해? (...) 뭐, 사람마다 다를 거야. 일단 학자님들은 후자를 택했어. 1446년 9월, 며칠인지는 모르지만!
모를 땐 뭐다? 까짓것 대충 때려 넣으면 된다! (그걸 말이라고!) 허! 진짜야! 9월의 마지막 날로 칩시다, 그냥 가정했다니까!. 그렇게 9월 그믐을 다시 양력으로 변환한 11월 4일이 제1회 “가갸날”! ..여기서 퀴즈. 가갸날, 그러니까 한글날 시초가 된 기념식은 언제 처음 열렸을까요? (...) 정답은 1926년! 한창 일제 눈깔이 시퍼렇게 돌아다닐 때에 시작했어! 크흑, 주시경 선생님을 비롯, 이 땅에 혼을 지키신 모든 분께 큰 절 올립니다.
그러다 1931년부터는 10월 29일로 바뀌었다? (..?) ..그게, 크흠.. 양력 변환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나 봐. 율리우스력이니, 1582년 이전의 윤일이 어쩌니 뭐니, 자세한 건 구글님께 물어보시라. (...) ..그러다 또! 1934년부터는 10월 28일이 됐어. (뭐야?) 역시나 양력 치환 문제! 역산 그레고리력을 쓰면 28일이 된대. (..) 더 이상 묻지 마. 나도 몰라, 에헴. (...)
그럼 언제 오늘날 10월 9일은 정착하는가! 바로 1945년 광복 후! ..이번에도 음력 양력 혼동에서 바꾼 거냐? 그건 아니고, 1940년에 훈민정음 해례본 원본이 발견됐걸랑. 정인지 선생이 쓰신 서문에, 세종 28년 9월 “상순”에 이 책을 펴낸다. 끼요옷! (...) 여태껏 9월 하순이라 여겼던 사료가 산산이 깨져버렸어.
헌데 상순도 여러 날이잖아? 1일부터 10일까지, 앙? ..애매할 땐 뭐다? 선례를 답습하면 된다! 9월 하순을 9월의 마지막 날로 잡은 것처럼, 9월 상순은 상순의 끝 10일, 9월 10일로 정했단 말씀! 어후, 말하는 내가 다 헷갈리네! (...) 그렇게 1446년 음력 9월 10일을 양력으로 짜잔하면 10월 9일! 드디어!
뭔가 찝찝하지만, 그래도 역사적 사실을 파헤치고 궁리하는 끝에 지정된 한글날이었어. ..웃긴 건 뭔지 알아? 이렇게 고생해서 도출한 10월 9일조차 훈민정음 반포일이라 생각할 수 없다! 단지 해래본이 완성된 날일 뿐! ..그래서일까, 북한은 거기 나름대로 의미와 계산을 거쳐 1월 15일을 조선글날로 기념한대.
아무튼. 후우.. 아잇! 무슨 날짜 변천사 푸느라 정력 다 쏟았네! 숫자가 뭣이 중한데! ...세종대왕님 애민사상! 한글의 과학성! 일제강점기 조선어학회의 저항! 세계 속의 한글! 민중의 글! 온 누리에 소통하라! 한글 정신! 이게 진짜배기 아니겠습니까!
못 다한 얘기는 내년 10월 9일 계속합시다. 그때까지 한글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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