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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우울은 통장잔고 순2021.10.19 PM 11:56
우울은 통장잔고 순
후우. 미안하지만 오늘도 하소연이다! 내일부턴 정신 차릴 테니까, 오케이! (그건 니 사정!) ..그래, 내 사정이다! 하지만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왜! 명색이 스탠딩 개그맨이 절망에 해벌레 다크 포스 품어서야 쓰나! 안 그래도 조커 연상돼요, 비판받는데! ...후, 인생 여러 파고 중에 이번만큼 딥한 우울증이 없어. 방향을 잃어버렸다고나 할까. 왜 사나 싶다. 이게 소위 말하는 코로나 블루인가! (..)
아침 눈 뜨자마자 성찰의 시간 가졌어. 난 왜 가슴이 아린가? 왜 의욕이 없는가? 왜 야동이나 협곡마저 그저 그런가? ..대답은, 무한도전 증후군! (..?) 여러분은 무한도전 보며 외롭고, 슬프고, 세상 하직하고 싶은 적 없었어? (무도를 보고 슬프긴 왜 슬퍼) 그래, 웃기려는 프로에 눈물을 보이다니 안 될 말이지.
허나 보는 사람 상황이 시궁창이라면? 오히려 더 슬프다니까. 저들은 웃음 짓고, 끈끈한 정으로 뭉쳤는데, 난? 면접은 또 떨어져, 여사친은 떠나가, 방구석에 홀로 침식해, 결국 심장이 아플 만큼 극심한 걱정이 온 몸을 잡아먹어. (...) 이런 경험, 너님들은 부디 겪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압둘라 알라하라이 쿰! (...)
무도를 보며 느꼈던 고독을, 최근 웹툰 작가들 채널을 보며 다시 맛 봤어. 하! ..다들 너무 보기 좋아. 침펄! 그들은 지옥에까지 같이 갈 우정이지. ..레바와 아이들은 어떻고. 서로 형 동생 끌어주는 모습이 얼마나 요염하게요. (...) ..너무 부럽더라.. 공허가 올 정도로 샘나더라.. ..그럼 그들을 안 보면 내 우울증이 치료되나? 떼로 나오는 모든 유튜브 감상 중단, 앙? (..) 흐음, 글쎄... 이건 아닌데! 근원은 분명 다른 곳에 있다!
찬찬히 과거를 돌이켰어. 내 기분이 하락장세 그리기 시작한 때가 지금으로부터 일주일 전, 백신 2차 맞고 나서부터였거든. ..백신 부작용? ..에이, 설마.. 다른 일은 또 뭐 있었을까? 기억의 실타래를 풀어가는 찰나, 갓챠! (..?) 지스타 2021! (갑자기 지스타가 왜 나와!) 놀랍게도, 이 모든 사태가 지스타 때문이었다! (미친놈)
워워. 사람 얘기 끝까지 들어 봐. ..내가 카메라 장비병 환자란 건 다들 아실거야. 길쭉하고 두툼한 렌즈포를 보고 있노라면 없던 자존감이 샘솟걸랑. (..) 이왕 사진기 생긴 거 뭐라도 찍어야 하지 않겠어? 고양이, 집, 풍경, 똥파리, 똥꼬 접사 (짝!) ..그러나 가장 찍고 싶은 “사람”은 못 찍는단 말이지. 난 대인기피증 히키코모리니까! 초상권은 중대 사항이니까!
헌데 1년에 딱 한번, 사람을, 그것도 여자사람을 대놓고 찍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니! (지스타?) 그래, 지스타! 이때만큼은 쉽덕 감성 뿜어내며 셔터를 누를 용기가 생기거든! 그러니 내가 얼마나 가슴이 쿵쾅대겠어. 더구나 코로나로 2년간 현장 개최 없었던 지스타가 올해 드디어! 북작북작 사람이 모인대! 하악하악, 코스프레! 누나 나 죽어! (짝!)
(그래서 지스타랑 너 우울증이랑 무슨 관계냐고) 여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된다. 부족한 실력을 커버하려면 장비라도 좋아야지? (..?) 무대 위 코스어를 가장 예쁘게 잡을 수 있는 렌즈화각은 대략 200미리 준대포. 소니 70200 GM “2” 렌즈가 제격이야. 근데 이 렌즈 가격이 얼마? 최소 340만원 예상! 에라이! 못 사! ..다른 방법으로 줌이 부족하나마 135미리 렌즈를 사용하는 건데, 그래봤자 중고가 150에서 왔다 갔다야..
이거였어. 내 우울증의 근원! 사고 싶은데, 살짝 필요하기도 한데, 주머니 사정은 그럴 수가 없는 처지. 여기서 오는 자괴감이 이루 헤아릴 수가 없었던 거지!(어휴, 결국 장비 지름 때문에!) 워워! 대게 지름은 참는 자가 웃는다지만, 아니! 목적에 필요한 수단마저 못 사는 경우는 감상이 달라.. 이건 마치, 한 평생 전세살이 끝에도 자가 마련하지 못한 부모님 심정이랄까. 뭔 말인지 알지? (뭔 소리야!)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실제론 엄청 드시고 싶었지만. 이 심정이다. (...)
자, 우울의 원인을 파악했으니, 이제 처방을 내리자. ..135GM, 질러야 하나? 질러야 한다! (어휴!) 닥쳐! 우울증에 항복할 바에, 병원비 내는 샘 치고 150 쓰지 뭐! 70200, 340만 원짜리보다야 합리적이잖아? (짝!) ...그런데 말입니다.. 어제 맥북 프로가 발표됐네? 내 6년 된 데스크톱 대체하기 충분하네? 사진 영상 편집하기 M1 MAX면 앞으로 10년은 거뜬하네! 14인치 32GB 모델이 444만원! 캬하! 444! 이것도 사야겠네! (미친놈아!) 인생 뭐 있냐! 다 지르자! 히히히! 흑흑... 미쳐가고 있어! (짝!)
..그렇군. 우울하다고요? 그럼 통장잔고가 부족한 건 아닌지 확인해 봅시다. 우울한 친구에겐 돈의 세례를 부어라! 끼요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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