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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어른이의 첫 이용원2022.06.24 AM 01:02
어른이의 첫 이용원<-meta />
드디어 맘속에 그렸던 계획을 실천했다! (?) 이발소! 아니, 부드럽게 이용원! 이용원에서 머리카락 잘랐다제! (...) 괜찮지? 흡사 미생 임시완 처럼 보이지? (짝!) ..헛소리 당장 취소하겠습니다. 주제를 망각했습니다. (...)
아무튼. 왜 갑자기 이용원이냐? 일단, 단골로 가던 미장원이 가격을 올렸어. 7천원에서 1만원으로! 아주머니, 이로써 우리의 인연은 끝입니다! 어떻게 3천원이나 올릴 수 있습니까! (...) 또 다른 이유, 옛것을 그리는 마음 때문이다. 고즈넉한 이발소에서 사각사각!
사실, 동네 근처에 이발소가 있을지나 걱정이었어. 마치 멸종위기종을 찾아나서는 기분이었다. 근데 주변을 자세히 살피니 은근 이발소가 꽤 남았더라고. 우리 동네에만 8군데가 넘는 거 있지. 그렇게 집에서 가까운 곳부터 차례대로 방문했어. 내가 원하는 분위기, 그리고 커트 비용 8천원 넘지 않는 곳을 발굴하기 위해! (...)
4번의 시도 끝에 만족할만한 업소를 찾았다. 부산 영주동 ** 이용원! 할아버지는 흰색 가운에 검은 뿔테 안경을 쓰셨고, 옆에 농후한 아주머니가 날 반갑게 맞이해 주셨어. (...) 안타깝게도 에어컨은 없었지만 말야. 대신 70년대 선풍기가 기분 좋은 소음을 내며 돌아갔으니 된 건가.
이발사님이 내 머리를 보고 평하신 첫 마디가 뭐였게? (...) ..진짜 숱 많네에~ 복 받았다~ (...) 캬하, 역시 전문가시다. 이 몸의 잠재력을 알아보시잖아. (짝!) ..나, 1년 만에 받은 칭찬이라고.. 이런 거라도 자랑해야 자존감이 올라가지 않겠니.. 흑흑.. (...)
여하튼! 이발은 오직 가위로만 시행됐어. 그래, 이게 근본이지! 바리깡과는 차원이 다른 정성, 손길! (..,) 그런데 말입니다.. 사실 기대보다는 좀 그랬다.. (왜?) 중간 중간 가위에 머리카락이 씹히는 경우가 속출했거든. 따닥 따닥 모근이 뽑히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깜짝깜짝 놀랬다야. 더구나, 이발 시간이 너무 짧았어! 난 기본 30분 이상을 바랐단 말야. 근데 현실은 15분은 넘겼을까? 끄응.. 이발사님! (..)
그건 그렇고, 면도! 받을지 말지 정말 고민했다. 면도야말로 이발소의 꽃 아니겠니? 미장원과 가장 차이나는 부분, 앙? 이용사 자격증을 딴 자만이 면도칼을 손에 들 수 있다, 이 말이야! . (...) 반드시 받아 마땅할 코스건만, 차마 내 얇은 지갑사정이 윤허하지 않더라. 면도 받는데 4천원! 포기!
헌데, 곧 후회했다.. 나 옆에 온 손님이 면도를 받는데, 세상에, 면도는 아주머니가 해주는 거야! 이럼 저도 당연히 면도 받았죠! 낯선 여자의 손길을 느끼고 싶습니다! (짝!) ..뭐, 괜찮아. 나도 잠깐이나마 아주머니의 보살핌을 느꼈으니까! 내 머리를 손수 감겨주셨걸랑. 아아~ 두피를 감싸는 손마디! 옆구리로 넘어오는 허벅지 감촉! (짝!) 워워. 오해는 마십시오. 이발사님이 한 공간에 계신데, 아주머니의 남편분일지도 모르는데, 내가 감히 무슨 괴랄한 상상을 펼치겠어. (...) ..아니다. NTR (짝!) ..죄송합니다. (...)
아무튼. 내 다음 목표는 이발소 면도야. 날붙이가 피부를 타고 들어오는 전율을 꼭 경험하고 싶어. (...) 그, 난 여태 남이 해준 면도를 받아 본 적이 없거든.. 해봤자 ASMR 영상으로 상상면도 받아 본 게 전부야.. 여기서 촌놈인 거 다 들어났네.. (...) ..참, 실제 이용원 면도는 어떤 기분일까? 5중날이 아닌 찐 면도기의 느낌은! 대단하겠지? 그치? (그야 기.) 응, 스포 금지요! (미친놈)
히히! 내 면상 솜털 밀어주실 “여성” 이발사님을 만날 때까지, 이용원! 영원하라!
- Taless
- 2022/06/24 AM 01:16
그리고 면도 저도 받아보고픈데 수염 나는 부분이 워낙 적어서 면도 받으러 가기가 점 민망하네요
- 풍신의길
- 2022/06/24 AM 07:36
앗! 저도 수염이 별로 나지 않는데 면도를 염두해뒀군요. 만약 받으러 간다면 몇달 기른후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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