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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발더의 문짝2023.08.21 PM 10:53
발더의 문짝
발더스 게이트! 최신작 3편이 호평 속에 대성공을 거두었더군.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 팬으로서 내심 뿌듯해. 이래봬도 내가 발더스 게이트 류 게임을 속속들이 해봤지 않았겠니. 발더스게이트, 아이스 윈드 데일,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 네버 윈터 나이츠. 그 광대한 세계관, 매력적인 캐릭터, 짜임새 높은 스토리, 전투와 모험, 그리고 보물!
사실 내가 발더스 게이트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썩 일반적이지 않아. 말 못할 사정이 있어. (...) 그게, 내가 워낙 낯을 가리잖아. 어렸을 때부터 은둔형 늑대였다고. 이런 나를 조금이나마 갱생시키고자, 무려 선생님과 엄마가 나서서 내게 TRPG를 추천하셨어. 테이블 토크 롤플레잉 게임! 사람과 사람이 모여서 대화와 소통을 통해 진행하는 게임!
그 중 대표작이 “던젼 앤 드래곤”이었지. 자신의 캐릭터를 정하고, 능력치를 굴리고, 적들과 싸우고, 때로는 주최자 “던젼 마스터”를 골탕 먹이고, 정말 재밌었어. 그때 같이 게임을 즐겼던 친구들, 지금 어디로 갔을까? 잘 살고 있겠지? ...안타깝게도 여성은 없었어. 하물며 여성 캐릭터를 맡은 “네카마”조차 없었어. 그저 어리숙한 남정네 대여섯이 모험을 떠났으니, 갑자기 슬프다야...
아무튼! TRPG 던젼 앤 드래곤의 세계관과 시스템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게임이 바로 발더스 게이트! 이러니 내가 발더스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나. 이번 3편도 당장 구매하고 싶은데, 아뿔싸, 마침 통장에 돈이 없네? (...) 워워, 원래 발더스 게이트는 지긋이 관망한 다음에 즐기는 거야. 능력자 분들이 한글패치 완벽히 만들어주신 후에 슬며시, 앙!
그나저나 3편은 전투가 “턴 제” 더라고. 허허, 여태 발더스 시리즈는 쭉 실시간이었건만, 이렇게 전통을 깨버려도 괜찮나? ...스토리 중심에 “마인드 플레어”가 등장한 부분도 아쉬워. 문어 머리, 우주괴물, 딱 크툴로 신화에 나오는 녀석 말야. 자고로 던젼 앤 드래곤에는 “용”이 휘몰아쳐야 하지 않겠습니까? 흐물흐물 문어 대가리보다 거대한 레드 드래곤이 로망 아니겠습니까! 반박 시, 브레스!
한편, 게임 트레일러 가운데 반가운 모습이 보였어. 바로 우주 햄스터 “부”!
발더스게이트 1편, 2편, 전부 출연한 녀석이야. 정의의 용사 “민스크”와 함께 하고 있지. ...내가 남정네 캐릭터는 잘 기억하지 않거든? 심지어 민스크처럼 우락부락한 사내를 내가 뭐 하러 기억해? ...근데, 기억해. 그만큼 민스크는 매력적이야! 어리숙하지만 순수하고, 일어설 때는 용감하게 나아가지. 마치 스폰지밥의 뚱이 랄까!
고 포 디 아이즈, 부! 눈을 공격해, 부! ...이 우렁찬 대사와 함께 전투가 펼쳐지는데, 음악마저 아드레날린을 솟구치게 해.
발더스게이트 1 전투음악, Attacked by Assassins였습니다. ...내가 발더스 시리즈 중 가장 좋아하는 음악이야. 헌데 이 노래, 표절이더군... 원곡은 영화 LIFEFORCE의 오프닝 곡이었어.
음악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발더스 게이트 3의 음악, 크흠... 전곡을 들어봤다만, 내 귀를 확 사로잡는 멜로디가 없었어... 아잇, 내 취향이 너무 고리타분한가? 옛것에 머물기만 하는가? 그렇기엔 예전 노래가 엄청 좋은 걸. 이를테면, 아이스 윈드 데일 수록곡, Easthaven in Peace.
눈부신 설원이 새록새록 떠올라. 캬하!
이상, 발더스 게이트 3 덕분에 추억을 소환했구나... 발더의 문짝! 츄라이 츄라이!
Steam의 Baldur's Gate 3 (steampowere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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