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린장비쇼] 행사장에서 플래시 써 본 후기

행사장에서 플래시를 써 본 후기

토요일은 카메라 장비 썰! 오늘은 ‘그것’에 대해 확실히 풀고 가자. (...?) 바로 플래시! 행사장에서 플래시, 쓸 것인가 말 것인가!

2023 지스타에서 내 생애 최초로 행사장에서 플래시를 써 봤어. 직광으로 말이지. 걱정 반 기대 반이었다? 필 플래시로나마 더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번들번들 동굴동굴 직광 특유의 어색한 사진만 건질 것인가. 결과는요!

둘 다였어. 몇몇 사진은 플래시 덕에 조금이나마 좋은 사진을 건졌고, 몇몇 사진은 플래시 때문에 사진을 망쳤고, 반반이더라고. 일장일단의 상황에서 난 그래도 앞으로 행사장에서 플래시를 사용하기로 마음먹었어. 왜냐!

벡스코 실내 어두컴컴한 곳에서 찍은 사진은 피부톤이 뭉개짐과 동시에 눈동자의 선명함마저 박살났어. 마치 초점이 나간 사진처럼 나와. 하아... 그나마 플래시 빛이 들어가면 결과물이 달라졌어. TTL –3 최저광량이건만, 눈동자에 생기가 돌아와. 거참.

이유가 뭘까? 내가 카메라 설정을 잘못 만져서 그런 걸까? 왜 어두운 곳에서 찍은 사진은 희끄무레하게 나올까? ...노이즈 문제가 아냐. 노이즈야 AI 후보정으로 줄일 수 있기라도 하지, 아예 눈동자 형체가 뭉개져 버리니까. 혹시 아시는 분? (...)

이번 지스타 ‘테르비스’ 부스가 어둑한 편이었어. 집에서 찍어 온 사진을 살피는데 절망이 몰려오더군. 나 여기서만 8천장 넘게 찍었어. 그런데 그 중에 건진 사진이 5장이 안 돼. 이게 무슨 허공에 셔터질하는 꼴이니. ...워워, 개인 하소연은 그만. 주제로 돌아와서.

테르비스, 세실리아를 코스프레 하신 ‘아자’ 님입니다. 박수!

이 사진은 빛이 부족해서 형체가 무너졌어. 그러나 이 구도와 포즈를 포기할 수가 없어서, 끝내 억지로 A컷으로 잡긴 했다만, 속이 타. 너무 아쉬워... 물론 폰으로 보면 그렇게 티가 나지 않는데, 원본을 확대해서 보면, 눈망울 형태가 무너진 걸 확인할 수 있을 거야.

반면 다음 사진은 플래시 빛이 들어갔어.

플래시 직광 특유의 분위기, 뭔가 과한 느낌이 나지만, 적어도 눈동자는 또렷하잖아. ...내 비록 플래시 직광 사진이 맘에 들지 않다만, 그래도 눈동자가 살아있는 편을 고르겠어. ...그래서 앞으로 행사장에서 플래시를 터드리겠다는 거야.

다만, 그럼에도, 눈동자를 살리기 위한 고육지책이라 할지라도, 그래도 직광은 너무하네! 직광으로는 내가 원하는 사진을 찍기 버거워. 뭔가 방법이 없을까? (...) 뭐, 맘 같아서는 지름 1미터짜리 조명 우산을 세운 다음 플래시를 터뜨리고 싶어. ...응, 복작한 행사장에서 어림없는 소리고요. 인간성을 져버리는 행위고요. 민폐 덩어리로 등극하고요!

...마침 조명의 대가 ‘포토 파블로’님이 유튜브 생방송을 하시기에, 직접 질문을 드릴 수 있었어. ..행사장에서 플래시를 직광으로 사용해야 할 경우, 어떻게 써야 좋을까요?.. 파블로님이 답변해 주시길, 직광은 피해라. 정 플래시를 직광으로 써야 할 경우에는 캐치아이 반사판을 꺼내고, 플래시를 45도 각도로 들어 올려서 찍어라. 최대한 플래시의 영향권을 줄여라. ..고맙습니다. 선생님.

결국 파블로님 요지는, 직광 쓰지 마라는 뜻이겠지? 후우... 그래, 직광은 아냐. 앞에 뭐라도 하나 디퓨저를 달아서 써야겠어. ...사실 난 오로라에서 나온 ‘멀티 리플렉터’라는 디퓨저를 갖고 있거든? 요렇게 쓰는 거야.

플래시 내장 바운스 시트에 비해 광면적이 20배 이상 더 클 텐데, 분명 더 부드러운 빛을 발산할 수 있을 텐데, 문제는 뭐다? 지스타 북적한 곳에서 머리통보다 더 큰 저 흰 장막을 펼쳤다간 뒤에서 욕바가지가 날아올 거다! 끄응... 멀티 리플렉터와 유사한 디퓨저들, 이를테면 오로라 스피드바운스, 로그 플래시밴더는 행사장에서 못 쓸 것 같아.

그렇다면 링 플래시 디퓨저는 어떨까?

높이가 낮기 때문에 비교적 뒷사람에게 민폐를 덜 끼치면서도, 제법 광활한 광면적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근데 링 디퓨저는 내가 문제네. 저 원통을 카메라 앞에 꼽아두고 촬영에 임한다고? 내가? 내가 촬영에 집중할 수 있을까? 사람 많은 곳에서 저 거대한 녀석을 통제할 수 있을까? 내가? 자신 없는데!

결국 돌고 돌아 미니 소프트박스를 찾아봤어. 비싼 매그모드부터 시작해서 저렴이 알리발 묻지마 브랜드까지 사정없이 뒤졌지만, 딱히 맘에 드는 제품이 보이지 않더라고.

일단 ‘미니’ 소프트박스라지만, 사람 욕심이 결코 미니에 만족을 못 하니까. 이왕이면 조금이라도 더 넓은 광면적을 확보하고 싶으니까. 제일 큰 녀석들부터 살펴보기 시작했어.

맨프로토 이지박스 스피드라이트2 플러스. 가로 23cm, 세로 23cm, 미니 소프트박스치고 제법 덩치가 나가. 맘에 들어. 근데 카메라 위에 올려놓고 쓰기에는 너무 크네. 파블로님이 올려놓으신 거 봐. 이거는 무선동조 할 때나 쓸 소프트박스지, 카메라 직결 플래시에는 중과부적이야. 렌즈 화각부터 가리겠다야. 파블로님 역시 이 제품을 무선동조로 쓰길 권하셨어.

그렇다면 더 작은 제품, 가로 20cm, 세로 15cm 정도의 소프트박스를 알아봤는데, 여기서도 애로사항이 꽃피었어. 하필 난 소니 F60RM2 플래시를 쓰고 있거든? F60RM2 머리가 너무 커. 웬만한 미니 소프트박스에 들어가질 않아.

예를 들어 SMDV 미니 소프트박스. 소니 F60RM2에 장착할 수 없어. 참...

비슷한 예로 JJC RSB 미니 소프트박스 시리즈. S, M, L 중에 특히 미디엄 M!

중막천도 있고, 상하좌우로 덮개가 열리고, JJC면 품질도 괜찮고, 예전에 내가 직접 사용했기도 했고, 다 좋은데, 이 제품이 F60RM2에 장착할 수 있는지 확인할 길이 없어. 아오... 참고로 국내에는 RSB-L만 재고가 남았더라고. RSB-L은 이지박스 스피드라이트2보다 더 커. 30cm X 23cm. 라지는 너무 크다야.

이렇게 갈팡질팡 머리 흔들고 있을 무렵, F60RM2에 확실히 꼽을 수 있는 미니 소프트박스를 발견했어. 맨프로토 이지박스 마이크로!

한 분이 후기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셨어. F60RM2에 장착 할 수 있다! 그럼 이지박스 마이크로 사면 되겠네! ...는, 배알이 꼬여서 이 제품을 못 사겠어. 고무줄 천 조각 덩어리가 5만원이 넘어! 이게 말이 되니? 아무리 맨프로토 브랜드라 해도 그렇지, 아무리 마데인 영국이라도 해도 그렇지, 영국산이 뭐라고! 지들이 뭐라고! 원가 5천원이라 해도 충분할 것을! 대영제국은 개뿔! 지금 나라 망하기 직전이더만! (짝!)

이런 고로 난 끝내 행사장에서 쓰기 적합한 플래시 디퓨저를 아직 찾지 못 했어. ..,저렴하고, 휴대가 간편하고, 부착이 편하고, 튼튼하고, 주변에 민폐를 끼치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넓은 광면적을 확보할 수 있는 디퓨저, 어디 없을까? 여러분의 추천 기다립니다.

아무튼. 행사장에서 플래시, 빛! 어려운 요소구나. ...잠깐만, 생각해 보니 내가 왜 부스 조명 상태에 대해 이렇게나 고민하고 있지? 부스 조명은 행사 주최 측에서 신경 써야 하지 않나? 어! 행사팀이든, 코스팀이든 빵빵한 조명 설치해 달라!

일례로 이번 지스타 엑스아스트리스 부스, 고독스와 협업하여 300W급 지속광 조명을 2개나 설치해 두었어. 루아 님, 슈마 님 입니다! 박수!

얼마나 좋게요. 다른 부스 진행팀들, 코스팀들, 엑스아스트리스 부스를 교훈 삼아야 합니다! 보여주기 위한 직업군에서 조명을 신경 써 줘야죠! 인정? (...) 다만 엑스아스트리스 부스에도 조금 아쉬웠던 게, 촬영장소 앞에 거대한 지속광 조명이 2개 들어서다 보니 정작 사진 찍기가 거시기 했어. 화각에 조명스탠드가 떡하니 들어오니까. ...그러니 건의합니다. 앞으로는 천장에 조명을 달아주십시오. 이처럼!

천하의 고독스, 가우포토가 이 정도 장비는 설치해 줘야지. 크레인을 동원하든, 철봉을 깔든, 공중에 지름 1.5미터 잼볼을 달아줬으면 해. 1개가 부족하다면 2개, 3개! 빛으로 채워버려라! (...) 이 정도는 해야 고독스 호감도가 올라가지. ...그래서 고독스 쓸 거냐고? 엄, 아니. 난 SMDV 쓸 거야. 소니 플래시 쓸 거야. (짝!) ...SMDV 관계자 여러분, 지스타에 조명 지원 해 줍시다! 같은 부산 아닙니까. 부산 갈매기~ (...) ...죄송합니다. 부산 기업 SMDV 파이팅.

이상. 행사장에서 플래시를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을 여러분에게 털어놨어. 글쎄다. 난 어쩌면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을 고민하고 있는 걸까? 사람 많은 행사장에서 거대한 광면적을 갖춘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잖아? 에휴... 어쨌든, 그렇습니다. 궁리는 해 봐야죠!

ISO에 따른 이미지변화, 노이즈 문제와 M,Av 모드에서 촬영노출(밝기) 조절 하기. (youtube.com)
Outdoor Portraits Essentials: Natural Light Photography, Fill Flash & Diffusers (youtube.com)
맨프로토 소프트박스 이지박스/Joe McNally Ezybox Speed-Lite 2 Plus/ - YouTube (포토 파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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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p using light stands || It's Rigged ep.2 - YouTube (Fellow Filmma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