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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장비쇼] 보름달만한 미니 소프트박스를 찾아서2023.12.11 PM 11:29
보름달만한 미니 소프트박스를 찾아서
오늘의 주제, 사람 많은 행사장에서, 플래시를 카메라에 직결한 상태에서, 천장 반사조차 쓸 수 없는 상황에서, 최대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그러면서도 최대한 넓은 광면적을 확보할 수 있는 디퓨저 찾기! (...)
유튜브를 뒤지고, 여러 사용기를 살펴봤지만, 막상 언급했던 조건을 모두 갖춘 제품을 찾기 어려웠어. 그러니 여러분이 도와주셔야 합니다. 꿀템 혼자 쓰지 마시고, 공유 해 주십시오! 공유 해 줘! (...) 그 전에 내 나름대로 조사한 자료를 여러분에게 털어놓을게.
1번 후보. 로그 플래시 밴더 및 오로라 스피드 바운스.
플래시 밴더 라지 사이즈가 25cm x 29cm로 광면적 725를 확보할 수 있고, 지름 40cm 스피드 바운스는 광면적이 1256이야. 휴대용 디퓨저 치고 넓은 광면적을 확보할 수 있는 동시에, 플래시를 카메라 위로 올려 쓰는 터라 화각을 방해하지도 않아.
그러나 누누이 언급했다시피 디퓨저가 하늘로 치솟는 형태의 제품들은 후보군에서 제외해야 할 것 같아. 저 우뚝한 크기 때문에 뒷사람 촬영을 극도로 방해할 테니까. 세로로 사진을 찍는다 치면 옆 사람 촬영을 방해하니까. ...그럼에도 기능만 따지면 난 스피드 바운스를 써 보고 싶어. 그냥 눈 딱 감고 써 볼까? (...) ...는 농담! 사진보다 사람이 먼저다! 끄응...
2번 후보. 매그스피어, 매그바운스.
B&H 플래시 디퓨저 부분 판매 1위가 매그스피어더군. 100달러에 가까운 비싼 제품임에도 이렇게나 사랑을 받다니, 분명 이유가 있겠지? 자석식으로 간편하게 디퓨저를 탈착할 수 있어서 그런 걸까?
그러나 난 매그모드 제품을 역시나 후보군에서 제외시켰어. Omar씨 리뷰를 보고 나서 말야.
광면적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매그스피어 조박만한 광면적으로는 부들한 빛을 만들 수 없네. 물론 실내 천장이나 벽 반사를 활용할 수 있는 경우라면 매그스피어가 빛을 발휘하겠지만, 내가 플래시를 사용할 곳이 어디다? 지스타 한가운데 부스다. 천장이고 벽이고 빛을 반사시킬 수 있는 물체가 하나도 없어. 오롯이 디퓨저 본연의 면적빨로 밀어 붙여야 해.
그 밖에 오마르 씨는 매그모드에 대해 다음을 지적했어. 첫째, 자석식 실리콘 어댑터가 무겁다. 플래시 머리가 저절로 꺾일 정도다. 둘째, 매그모드 시스템을 갖추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 셋째, 매그모드 이외의 시스템에서 플래시를 사용하려면 도리어 호환이 안 된다.
결국 돌고 돌아 그 제품들을 알아보기 시작했어. 후보3 미니 소프트박스!
JJC RSB니, 맨프로토 이지박스니, 알리발 노브랜드 저렴이니, 여러 미니 소프트박스가 있더군. 문제는 소프트박스의 크기. 대체 얼마나 큰 소프트박스를 질러야 잘 샀다고 소문이 날까! 휴대성과 촬영편의성을 생각하면 작을수록 좋고, 결과물과 광면적을 따지자면 클수록 좋고, 죽음의 이지선다에 빠졌어.
그 전에 왜 하필 JJC와 맨프로토 제품을 콕 집었냐? 그게, 일단 이들 브랜드는 기본치를 지키니까. 제품을 받자마자 쓰레기통에 버릴 만큼 형편없는 경우가 드무니까. ..그리고 소니 HVL-F60RM2 플래시와의 호환성 때문이야. 소니 F60RM2는 머리가 유독 크걸랑? 플래시 머리가 소프트박스 구멍에 들어가질 않는 경우가 많아.
다행히 JJC와 맨프로토 이지박스 제품들은 F60RM2에 장착할 수 있대.
안 그래도 F60RM2와의 호환성을 묻는 질문이나 후기가 많더라고. F60RM2가 들어갈 정도면 여타 다른 플래시는 호환에 문제가 없을 거야. TT350이나 F28RM처럼 머리가 오히려 너무 작은 플래시를 제외하곤 말이지. 참고로 JJC 소프트박스는 고독스 TT350에 달 수 있어. 좀 너덜너덜 거리지만. 내가 해 봤어. 믿어주세요.
아무튼 그래서 미니 소프트박스, 어떤 크기를 택할 것이냐! ...그 전에 각 제품 광면적을 계산해 봤거든? F60RM2 쌩플래시가 7*4=28. JJC 스몰이 16*13=202. JJC 미디엄이 23*18=414. JJC 라지가 33*21=677. 맨프로토 이지박스 마이크로가 20*14=280. 이지박스 스피드라이트2가 23*23=529.
50mm 렌즈로 인물 전신을 찍는다 쳐. 대체 얼마나 큰 광면적을 지녀야 부들부들한 빛이 나오는지 아시는 분? 부들부들한 것 까지도 바라지 않아. 직광 특유의 강함만이라도 누그뜨릴 수 있으면 좋겠어. ..구글과 유튜브를 사정없이 뒤져봤지만, 이에 대한 대답은 찾을 수 없었어. 물론 사람마다 느끼는 빛의 부드러움은 다르겠다만, 명확한 기준을 정하기 어렵다만, 그래도 대강의 기준이나마 어디 없을까?
그나마 권학봉 님이 소프트박스 크기에 대해서 의견을 내놓으신 영상이 존재해.
권학봉 님 왈, 플래시에 찍찍이로 붙이는 소프트박스, 작은 소프트박스, 인물 촬영에는 소용없다! 광자 단위로 분석하지 않는 이상 차이를 느끼지 못 한다. 사면 짐만 된다! ..인물 촬영을 할 때 부드러운 빛을 원한다면 최소 지름 1미터 이상 조명우산, 혹은 한 변의 길이가 1미터 이상인 소프트박스를 권한다!
너무 가혹하십니다, 센세! 저도 지름 1미터짜리 우산을 디퓨저로 쓰고 싶습니다! 그러나 상황이 그렇지 못 합니다! ...그리고, 아무리 작은 소프트박스라 할지라도 조금이나마 더 좋은 결과물을 얻는데 도움을 주지 않을까요? 광면적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JJC 스몰 소프트박스조차 쌩플래시에 비해서는 7배 더 넓은 광면적을 보장하니까요! ..잠깐 투정 부렸고요.
그럼 광면적에 기초삼아, 미니 소프트박스 중에서도 그나마 큰 제품을 쓰는 게 좋지 않으냐? 헌데 20cm가 넘어가는 소프트박스만 하더라도 애로사항이 꽃피기 시작하니까. 소프트박스가 렌즈 앞을 침범하는 경우가 생기니까.
맨프로토 이지박스 스피드라이트2 두께가 22cm. JJC 라지 두께가 19cm. 제법 두꺼워. 웬만한 렌즈보다 더 튀어 나오지. 예시로 소니 24mm GM 렌즈 길이가 12cm 정도 되거든? 어휴, 소프트박스 아래에 깔려버릴 거야.
그래도 맨프로토 이지박스 스피드라이트2는 뼈대가 튼튼한 축에 속하는 소프트박스라서 밑으로 덜 처지는데, JJC나 여타 다른 물컹한 소프트박스는 형태를 잡기 어려워 보여.
해당 리뷰는 고독스 SB2030 소프트박스 평이야. 아래로 기울어지는 경향이 있다. 크흠... 난 디퓨저마저 딱딱하고 튼실하길 바라건만, 그러려면 비교적 두께가 짧은 제품을 골라야 하고, 그럼 크기가 작아야 하고, 어렵네... 참고로 JJC 스몰은 두께가 12cm, 이지박스 마이크로는 11cm야. 상대적으로 쳐짐이 덜 하겠지. 24mm 렌즈를 사용하는 상황에서도 렌즈 앞을 가로막지 않겠지.
여하튼. 촬영편의성과 광면적 사이에서 난 끝내 결단을 내리지 못 했어. 여러분은 어떤 크기가 가장 적합할 것 같아? 혹은 미니 소프트박스 외에 다른 대안이 있다면 가르쳐 주세요! 제발! 센세! (...)
내가 디퓨저 크기 때문에 뭐까지 살펴봤냐면, ‘시직경’이라는 낱말까지 찾아봤어. 지구의 관측자가 본 천체의 겉보기 지름! 공식은 이렇답니다. 난 이해를 못 하겠어. 나 문과야!
엄... 요즘 애들은 이런 거까지 고등학교에서 배우니? 크흠... 내가 왜 시직경까지 알아봤냐면, 난 태양과 보름달 광면적 이상의 소프트박스를 원하거든. 50mm로 인물 전신, 아니, 양보해서 상반신을 찍는 거리 기준, 태양보다 더 큰 광면적! 태양의 시직경을 알고, 50mm 렌즈 기준 플래시와 인물 상반신간의 거리를 계산하면, 내가 원하는 소프트박스 크기를 알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안 되더라. 식 자체를 이해 못 하겠어. 따흑.
대신 내 경험과 감각을 동원했지. 내가 바라본 태양은 얼마나 컸지? 보름달은? 막상 태양의 관측 지름을 풀어놓으려니 말문이 막히더라. 두루마리 휴지 정도 했나? (...) ..그까짓 대충 50mm 기준, 지름 30cm는 넘어야 태양만한 광면적이라 치자고! 그럼 제일 덩치가 큰 미니 소프트박스를 써야 하는데... JJC 라지, 이지박스 스피드라이트2. 이게 맞나? 북적한 행사장에서 이 큰 녀석들을 내가 통제할 수 있을까? ...끄아악! 대뇌과부하! 모르겠어!
글쎄다. 지금 나보고 딱 하나를 고르라면, 맨프로토 이지박스 마이크로가 가장 끌려. 촬영편의성 좋겠다, 광면적 20*14=280으로 F60RM2 기본 광면적에 비해 딱 10배 크기를 확보하겠다, 괜찮지? 아닌가? 광면적이 딸리나... (...) 맘 같아선 이지박스 마이크로, 이지박스 스피드라이트2 2개를 다 사고 싶지만, 그랬다간 통장 거덜 나죠! 꼴에 맨프로토라고 억수로 비싸! 무슨 미니 소프트박스가 10만원, 6만원, 이러니? 요즘 맨프로토도 품질이 간당간당 하더만! 이게 나라냐! 에라이! (...) ...합리적인 JJC. JJC 스몰, 라지, 2개로 구성해 볼까? ...근데 JJC마저 내겐 비싸. 2개 사기엔 벅차. 흑흑..
이상입니다. 뭐, 플래시 소형 디퓨저야 천천히 고민할 겨를이 넘쳐. 내년 지스타까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면 되거든. 내가 평소에 플래시 디퓨저를 쓸 일이 뭐 있다고. 플래시를 쓰더라도 넓은 공간에서, 한적한 장소에서, 맘 놓고 커다란 조명우산을 펼칠 테니까. ...그러나 문제는 빨리 해결할수록 기분 좋죠. 여러분의 조언 고대합니다. 에헴. (...)
...그냥 아싸리 지속광을 질러버릴까 흔들리기도 했어. 지속광에 거대한 소프트박스! 마치 행사 주최 측에서 설치한 것 마냥 부스 한편에 세워두는 거지. 그럼 다들 좋아라 하지 않을까? 남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으면서, 오히려 효용을 나누면서, 거대한 광원을 확보하는 방법! ...응, 꿈같은 이야기고요. 내겐 빵빵한 지속광 지를 돈이 없어! 설사 내가 지속광을 지른다 한들 들고 다니질 못 해! 그 거대한 조명장비를 단단히 지탱하려면 묵직한 C스탠드에 모래주머니 3개는 얹어야 할 거다! 스탠드만 20KG! 내가 그걸 짊어지라고? 차도 없는 내가? 안 될 소리지. ...그러나 당신은 할 수 있습니다. 짊어지고 오십시오. 그대여! 할 수 있다! (짝!)
에휴, 이게 다 행사 주최 측의 준비부실 때문에 발생한 문제 아니겠습니까! 부스 설계 및 행사 주관사는 들으시오. 조명에 신경 써 달라! 벡스코 천장에 보름달 지름 5배 크기의 광원을 설치 해 달라! 조명에 돈을 쏟아 부으라고! 왜 사진사가 이 문제를 고민해야 하냐고! 하루 1만 5천원이나 내고 지스타에 입장한 내가! 왜!
바뀌지 않는 현실을 탓하면서,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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