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린장비쇼] 소니 카메라가 거대해지길 바라는 나

소니 카메라마저 거대해지길 바라는 나

레오포토 SF-01을 아십니까? SONY Foot? ...이거야.

소니 70200GM, 70200GM2, 100400GM 렌즈풋 대용품이지. 레오포토답게 만듦새가 괜찮고, QD 슬롯이 뚫려있고, 아카스위스 도브테일을 갖추었으며, 가로 11cm로 제법 길기 때문에 플레이트를 파지하기 편하고, 여러모로 시중에 나와 있는 렌즈풋 제품 중에 가장 완성도가 높은 것 같아. 다만 비싸. 너무 비싸. 무슨 알루미늄 덩어리가 10만원 가까이 해.

그러나 이 비싼 걸 지르는 흑우가 있지. 바로 여러분과 나! 이 시대의 진정한 장비가들! (...) 70200 렌즈를 장만하고 나서 얼마나 기분이 좋았게요. 렌즈풋마저 최고의 제품을 달아주고 싶었어. 그래서 레오포토 SF-01을 눈 딱 감고 질렀던 거야.

그러나 그제 SF-01을 중고로 팔았다! 불편한 순정 소니 렌즈풋으로 복귀했다! ...난 왜 SF-01을 처분했느냐? 바로 소니 카메라의 고질적 단점 때문이야. 렌즈마운트와 그립 간의 간격이 너무 좁은 나머지, 렌즈풋을 그립 방향으로 돌리면 손가락이 들어갈 자리가 없어.

백말이 불여일견. 사진으로 사태를 파악해 봅시다.

보다시피 레오포토 SF-01을 카메라 그립부 방향으로 위치시키면, 카메라 그립을 잡을 수가 없어. 손가락이 안 들어가니까. 불행 중 다행으로 SF-01이 카메라 그립부에 닿지는 않아.

반면 소니 순정 렌즈풋.

불편하나마 손가락이 간신히 들어가긴 해. 정말 간신히. 후아.

그렇다면 난 왜 굳이 렌즈풋을 카메라 그립 방향에 놓으려고 하는 걸까? ..바로 레오포토 MPG-1 모노포드 헤드를 원활히 쓰기 위해서야. 이렇게 생긴 녀석이지.

사실 레오포토 MPG-1은 카피품에 가까워. 원조는 윔벌리 MH-100.

MPG-01이나 MH-100이나, 사용법은 똑같아.

괜찮지? 스콧 키, 스티브 패리 등의 작가님이 강추하는 제품이야. 물론 그 분들은 윔벌리 MH-100을 사용하시지만.

아무리 MPG-01을 사용한다 한들, 렌즈풋을 카메라 왼쪽에 위치시키면 되지 않느냐? 나도 원래 MPG-01을 카메라 왼쪽에 두고 사용했어. 그런데 2023 지스타 때 MPG-01과 플래시를 동시에 써 봤거든?

모노포드와 MPG-1을 카메라 왼쪽에 두고 세로촬영을 하려면 카메라 핫슈 단자 장비가 가려. 플래시, 몇몇 기다란 샷건 마이크, 혹은 오스모 포켓3 같은 보조 카메라를 쓸 수 없겠더라고. 난 플래시와 모노포드를 동시에 쓰고 싶은데 말야. 그러니 어떡해. 억지로라도 모노포드를 카메라 오른편에 둘 수밖에. 이 모습처럼!

스티브 패리 작가는 모노포드를 카메라 오른쪽에 위치시킨 상태를 선호한대. 왼손으로 렌즈를 편하게 조작할 수 있으니까. 만약 모노포드와 모노헤드가 카메라 왼쪽에 위치한다면, 왼손으로 렌즈를 즉각적으로 조작할 수 없지. 모노헤드가 왼손의 움직임을 방해하니까.

여하튼 MPG-1 모노포드 헤드 때문에 렌즈풋마저 순정으로 복귀할 수밖에 없는 처지를 장황하게 설명했어. ...아참, MPG-1이나 MH-100을 굳이 살 필요는 없다? 볼헤드로 대신할 수 있어.

모텐 힐머 작가입니다. ...물론 전용 모노짐벌헤드에 비해 볼헤드는 안정성이 떨어지고 거추장스럽기는 하지만, 아무렴 어때. 볼헤드만한 만능 헤드가 어디 있다고. ...다만 모텐 힐머 작가가 추천하길, 볼헤드 지름이 큼직해야 무거운 렌즈를 달더라도 안정적이래. 당연한가?

또 다른 팁을 드리자면, 소니 70200GM2 렌즈 기준, 세로그립을 달면 무게 균형을 잡을 수 없어. 카메라 부위가 묵직해지다보니, 아무리 중점을 렌즈 앞단으로 당겨도 균형이 안 맞더라고. 정 균형을 맞추려면 렌즈 쪽에 무게추를 달아야 하겠더라고. ..,세로그립을 달지 않은 상태에서는 무게 균형을 잡을 수 있어.

혹시 짐벌헤드 무게 균형에 생소하신 분들을 위해 잠깐 설명하자면,

짐벌헤드 무게 균형을 이루는 순간, 무거운 카메라와 렌즈가 어디서든 멈춰. (...?) 그러니까, 나사를 조이지 않아도 그냥 멈춘다고. 기울인 상태에서도 그대로 멈춰라. 조임쇠를 조아서 카메라가 가만히 있는게 아니라고. 중력장의 절묘한 균형 덕에 무중력의 영역으로 떠 있는 거라고. (...)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이해해 주십시오.

뭔 얘기하다 모노짐벌헤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지. 이게 아닌데... 아! 그래서 내가 여러분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핵심은! ...소니여! 제발 렌즈 마운트와 그립부 간 간격을 늘려 달라! 니콘, 캐논, 후지는 널찍널찍한데! 소형화도 적당히 하세요! (...)

캐논 R3와 비교하면 소니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좁아. 이래서야 겨울철 장갑을 끼고 카메라를 편안하게 잡을 수 있길 하나, 렌즈풋에 걸핏하면 손가락이 걸리고, 너무한 거 아니니?

그나마 곧 나올 a9m3부터는 렌즈 마운트와 그립부간 간격이 기존보다 넓어졌더군.

한 7mm 늘었나? 난 여전히 만족 못 하겠어. 적어도 1cm는 확장해 줬어야지!

너무 내 취향대로만 말한 거니? ...하긴, 내가 잘못했지. 크고 굵고 묵직한 카메라를 동경한다는 녀석이, 하필 작고 귀여운 소니를 쓸게 뭐람. ...변명하자면, 나도 최근에야 깨달은 거야. 렌즈 마운트와 그립과의 간격까지 따지는 인간이 누가 있을까! ...는, 소니 프로 작가님들은 아셨어야죠! 이렇게 간격이 좁아서야 소니 못 써먹겠다 토로 하셨어야죠! 이따위로 만들면 캐논 니콘 후지로 넘어가겠다 협박하셨어야죠! (짝!)

워워. 펀쿨섹... 모든 소니 카메라가 커져야 한다는 건 절대 아냐. 작고 가벼운 것이야말로 소니의 정체성이니까. 그러나 소니 카메라 중 몇몇은, 가령 a1이나 a7r5처럼 사진에 진심인 기종들은 크기가 더 커져야 하지 않을까? ...엄, 아닌가. 헷갈리네.

물론 나의 투정과 고민은 ‘돈’으로 단번에 해결할 수 있어. ..한 손에는 경박단소 소니를! 다른 한 손에는 진중태산 니콘을! ...흑흑, 선생님. 니콘 Z9을 사고 싶어요. Z9에 니꼬르 Z 400mm F2.8 TC VR S 대포렌즈를 장착하고 싶어요. ..는, 어림없는 소리! 망상에서 깨어나세요, 용자여! (...)

이상. 렌즈풋 이야기 꺼냈다가 소니 유저로서 신세한탄까지 털어놓았습니다. 끼요옷!

SF-01 - Leofoto
The Ultimate Monopod Head? Wimberley Monogimbal Head Review - YouTube (Steve Perry)
Monopod for Wildlife with 3 Side Mount Gimbals (youtube.com) (Scott Keys)

HOW TO TURN YOUR BALL HEAD INTO A GIMBAL | tips for wildlife photography [photo friday] - YouTube (Morten Hilmer)
ILCE-9M3가지 사양 | 카메라 | Sony Korea

[하늘의 인]

저는 삼각대는

https://prod.danawa.com/info/?pcode=7018342&keyword=vh-10&cate=12237569#bookmark_product_information

이 모델 쓰고 있는데다가 삼각대나 모노포드 쓸 상황인데 플래시까지 써야하는 상황까지는 안와서 렌즈풋을 그립방향으로 돌릴 일이 없어서 몰랐는데, 이런 문제가 있었군요...제꺼는 '모텔 힐머' 작가님꺼 마냥 모가지를 비틀어버리면 해결 될 문제긴 한데, 그게 안되면 진짜 고민 될만하네요/

[풍신의길]

시루이에서 신기한 헤드를 내놓았군요! 좌우 90도로 꺾이는 헤드라니요! ...는 2019년에 나온 제품이군요!
저도 이번 지스타에서, 모노포드와 플래시를 동시에 사용해 보면서 문제를 알아차렸습니다! 물론 플래시와 모노포드를 동시에 사용할 일은 앞으로 거의 없을테지만, 괜히 안 되는 기능이 생기니까 마음이 찝찝하더라구요. 결국 모노포드를 카메라 오른편에 놔야 하는데요, 이러니 이제는 소니 카메라 그립부와 마운팅부 좁은 간격이 속 터지네요!